▲ 강남 미타타워(위워크 선릉3호점). 출처=네이버지도 캡쳐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올 상반기 대형오피스빌딩 위주로 투자가 활발했다면 하반기에는 중소형 빌딩 투자가 활황세를 보일 전망이다.

24일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이하 쿠시먼)는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에 위치한 공유오피스 저스트코(Just Co)에서 ‘상반기 부동산시장 랩업(wrap-up)과 하반기 시장 전망’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서 쿠시먼은 올 상반기 오피스빌딩 거래규모는 약 5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5조6000억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최근 5년간 상반기 기준 오피스 빌딩 거래규모는 ▲2015년 1조7000억원 ▲2016년 1조7000억원 ▲2017년 3조3000억원 ▲2018년 5조6000억원 ▲2019년 5조9000억원 등으로 지난해부터 활황세가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 연도별 상반기 오피스빌딩 거래 규모. 출처=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진원창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리서치팀장은 “지난해 시장에 나온 대형 오피스빌딩 매물들이 대부분 클로징되며 활발한 거래시장을 주도했다”라면서 “풍부한 시장의 유동성이 바탕이 되며 기념비적인 매물들이 거래가 됐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서울시 중구 스테이트타워 남산은 3.3㎡당 2912만원에 거래가 되며 5886억원에 인수가 완료됐다. 이는 CBD(중심오피스권역)내에서 평당 최고가로 지난해 거래된 더케이트윈타워(3.3㎡당 281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스테이트타워 남산은 중동계 국부펀드가 투자하고 CBRE글로벌인베스터자산운용이 지난 2015년 매입한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이다. 이 빌딩은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와 JLL이 공동으로 매각 주관사를 맡았으며 미래에셋자산이 올 1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지난 4월 딜 클로징(매매완료)이 됐다. 이외에 서울스퀘어는 단일빌딩 거래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인 988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진 팀장은 “서울 오피스 가격이 높아지다보니 오피스 가격에 따른 매각차익을 확보하기 위해 지금을 매각적기로 보고 매물이 쏟아졌다”라면서 “YBD(여의도권역)의 경우 오래된 빌딩이 많아서 용적률 기준이 지금과 다르기 때문에 증축을 하거나 멸실 후 다시 지을 경우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어 밸류애드 측면으로 매수자들이 접근한 부분도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대형오피스빌딩의 거래가 줄어드는 반면 중소형 빌딩 매입매각이 활발히 진행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진 팀장은 “프라임 오피스가 현재 많이 소진이 되면서 하반기 매물 나올 것이 많이 보이고 있지는 않다”라면서 “오피스 투자 시장에서도 투자 트렌드가 거래권역이 넓어지고 빌딩 크기가 작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GBD(강남권역)를 중심으로 중소형 빌딩 매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1분기 GBD에서 거래된 중소형 빌딩 거래건수는 100억원 대 빌딩이 9건, 2분기에 19건이 매매 됐다. GBD에는 프라임 오피스 빌딩 매물이 드문 반면 중소형 오피스 물량이 많고 공유오피스를 중심으로 공실률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투자자들의 알짜자산으로 거듭나고 있는 상황이다.

진 팀장은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수익이 나는 중소형 자산으로도 시각을 넓히고 있다”라면서 “가장 대표적으로 공유오피스인 위워크가 전체를 임차하고 있는 강남 중소형 빌딩들은 연면적이 약 2만㎡에 불과한 빌딩들이지만 성공적으로 매각이 됐다”고 설명했다.

위워크는 PCA생명타워 14개층을 임차하며 공실을 대폭 줄였다. 이 빌딩 연면적은 1만9611㎡로 3.3㎡당 2520만원에 거래가 됐다. 선릉 위워크타워(옛 미타타워) 역시 지난해 12월 위워크가 입점했다. 이 건물 역시 연면적은 1만5048㎡로 중소형 빌딩 구모이지만 지난 6월 신한리츠운용이 1200억원, 3.3㎡당 2630만원에 매입했다. 위워크 선릉3호점인 세한889타워(연면적 2만3195㎡)는 현재 매각 진행중으로 업계에서는 평당금액이 앞서 거래된 빌딩보다 높게 책정될 것이란 시각이다. 중소형 빌딩이지만 CBD나 YBD에 위치한 프라임 오피스 빌딩의 평당가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데다 일부는 이보다 더 높은 수준에 거래가 됐다. 

또 다른 공유오피스 업체인 패스트파이브는 국내 자산운용사들과 전용 펀드를 설립해 GBD내 중소형 오피스를 대상으로 빌딩 매입에 나선다. 패스트파이브는 이지스자산운용과 마스터투자운용 두 곳과 패스트파이브 전용펀드 설립 MOU를 맺고 에쿼티(지분)투자자로 참여한다.

박지웅 패스트파이브 공동대표는 “이 펀드를 통해 공간과 토지를 임대 및 소유하고 소유한 공간을 패스트파이브가 전체 임대해 제공하는 것이 골자”라면서 “자산운용사와 협업을 통해 자산운용사는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패스트파이브는 자산 매각 시 발생하는 자본 이득을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투자 대상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GBD를 중심으로 중소형빌딩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최용준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이사는 “최근 강남권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구조의 투자가 각광을 받고 있다”라면서 “중소형빌딩을 거래하면서 해당 빌딩의 임차인들을 명도하고 근생시설부터 오피스공간을 공유오피스가 다 쓰는 걸로 협의하되 일반적인 센터형태로 운영하고 대신 공유오피스가 에쿼티 투자자로 참여해 수익률을 확정 받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진 팀장 역시 “이런 중소형 빌딩 투자는 위워크와 같이 안정적인 임차수익을 내줄 수 있는 임차사들이 있는 경우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