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미 바이 팸퍼스(Lumi by Pampers)라는 이름으로 출시될 이 기저귀에는 기저귀 앞면에 부착할 수 있는 기능 센서가 들어있다. 이 센서는 아기의 오줌 주기를 기록하고 패턴을 식별하는 앱을 통해 작동한다.    출처= P&G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세계 1위 기저귀 브랜드 팸퍼스(Pampers)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아기의 수면 상태와 더불어 소변도 추적할 수 있는 기저귀를 올 가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팹퍼스의 최대 경쟁자인 허기스 (Huggies)는 지난해 한국에서 아기가 대변을 보면 부모의 전화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개념의 상품을 선보인 바 있다.

루미 바이 팸퍼스(Lumi by Pampers)라는 이름으로 출시될 이 기저귀에는 기저귀 앞면에 부착할 수 있는 기능 센서가 들어있다. 이 센서는 아기의 오줌 주기를 기록하고 패턴을 식별하는 앱을 통해 작동한다. 루미 바이 팸퍼스 추가 팩은 별도로 판매되며 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 개념은, 소비자들이 현관에서 초인종을 누르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에서부터 냉장고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이를 얼마나 잘 닦는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추적할 수 있게 해주는 이른바 사물인터넷의 일종이다. 최근 유아제품 업계에는 수면 추적기 역할을 하는 동시에 아이가 잠들도록 부드럽게 흔들어주는 로봇 아기 침대 같은 커넥티드 제품들이 넘쳐나고 있다.

소아과 의사들은 부모들에게 아기 출생 후 처음 몇 달 동안은 아기가 얼마나 자주 소변을 보는지 추적하라고 말한다.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부모들은 수시로 아기의 기저귀를 확인하기도 하고 울음소리를 들으면 직감적으로 아기가 오줌을 싼 것을 알기 때문에 그들에게 그것을 말해 줄 앱이 필요하지 않다. 또 어떤 기저귀들은 보다 기초 수준의 기술 솔루션을 이미 선보였다. 예를 들어, 팸퍼스의 기존 스웨들러(Swaddler) 라인의 기저귀는 기저귀가 아기 소변으로 축축해지면 파란 선이 나타난다.

루미 기저귀를 사용하는 부모들은 기저귀의 상태에 관해 스마트폰으로 경보를 받는다. 이 앱은 기저귀의 상태를 바삭바삭함(dry), 젖었음(wet), 매우 젖었음(very wet) 등 세 가지로 표시한다.

팸퍼스 대변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부모들은 대변이나 소변을 알려주는 알람을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들은 일종의 스마트 시계 같은 기능을 원했습니다. 기능 센서의 본래기능은 아기의 수면 상태(건강)을 추적하는 것이지만, 그것이 기저귀 위에 붙어 있다 보니 기저귀가 젖어 있는지도 추적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다른 커넥티드 제품들처럼, 스마트 기저귀도 보안과 사생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베이비 모니터는 해커에 취약할 수 있으며, 개인 정보를 저장하는 모든 앱은 해커나 앱의 제조사 또는 그 파트너에게 정보를 노출시킬 가능성이 언제나 존재한다.

팸퍼스 대변인은 이 계정의 정보에는 아기의 이름, 성별, 생년월일, 24시간 동안 모니터에서 촬영한 비디오 기록과 부모가 이 비디오를 사용하기로 선택할 경우 아기 사진까지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동 정신 연구소(Child Mind Institute)의 데이비드 앤더슨 소장 같은 전문가들은 이 개념이 일부 부모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모든 편리함에는 대가가 있다고 말한다.

"이 기술은 분명히 신생아의 소변 기능에 대해 걱정하는 부모들에게 짧은 기간 동안 매우 유용할 수 있습니다. 변비 같은 것을 알려주고 아이가 아플 때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게 해 줄 수 있으니까요. 더욱이 아기에게 (기저귀를 떼는) 배변 훈련을 시키려는 부모들에게는 매우 유용할 것입니다.”

그는 "그러나 정보 유출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충분히 조심은 하겠지만, 그에 대해 불안해하는 부모들은 규범들이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할 수 있지요. 그리고 이 앱이 제공해주는 데이터가 조금이라도 이상을 보이면 소아과 의사들을 보다 자주 찾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국제 유아학 협회의 케시 허쉬 페이섹 회장은 부모들이 기술의 도움 없이 자신의 아기를 이해하는 방법을 숙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출처= KathyHirshPasek.com

국제 유아학 협회(International Society for Infant Studies)의 케시 허쉬 페이섹 회장도 이에 동의했다.

"아기에 대한 분석 정보가 많아질수록 걱정도 많아지기 마련이지요. 부모들을 지나치게 예민하게 생각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허쉬 페이섹 회장은, 예를 들어 더운 날에 아기가 물을 많이 섭취하면 오줌을 더 많이 누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앱은 패턴의 비정상적인 변화만 보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에게 이상이 있다고만 생각하고 소변량이 많은 것이 해롭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허쉬 페이섹 회장은 또 스마트 기저귀가 아기들의 자립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예를 들어 아기들은 기저귀를 잡아당기기도 하는데, 이것은 아기가 변화를 원하고 있다는 초기 형태의 의사 표시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는 방법을 모르고 자라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아기들은 울 권리가 있고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떻게해서든 우리에게 알려주지요."

허쉬 페이섹 회장은 부모들이 기술의 도움 없이 자신의 아기를 이해하는 방법을 숙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아기들을 분석할 수 있는 디지털 제품들이 훨씬 더 많이 나오겠지만, 부모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껴안고, 관계를 형성하고, 그들의 눈을 들여다보고, 그들이 우리에게 말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보는 것입니다. 아직은 우리가 그들에게 무엇을 말하려고 할 때는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