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존이 리얼로지와 제휴해 자사 사이트에 선보인 중개 포털 '턴키(Turnkey)' 출처= 아마존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아마존 공포증(Phobia)가 미국 부동산 시장에도 번지고 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이번에는 부동산 거래와 관련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임에 따라 미국의 부동산 중개업계는 긴장상태에 들어갔다.

미국의 경제 전문 미디어 CNBC는 23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아마존이 미국 최대규모의 부동산 중계업체 리얼로지(Realogy)와 제휴하고 리얼로지의 부동산 중개인과 수요자를 연결하는 포털 ‘턴키(Turnkey)’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본 서비스의 시작으로 이제 아마존의 회원들 혹은 아마존 검색을 통해 상품을 구매하려는 일반 구매자들은 아마존 사이트에서 부동산 정보와 상품을 검색하고, 리얼로지를 통한 부동산 거래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아마존은 서비스의 활용 확대를 위해 턴키를 통해서 리얼로지의 부동산을 구매한 이들에게 무료로 아마존 홈 서비스와 5000달러 상당의 제품을 무료로 증정하는 혜택을 제공한다.

우선, 턴키는 미국의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애틀랜타, 달라스, 시카고, 워싱턴 등 15개 대도시의 주택 시장을 서비스 범주에 포함한다.

아마존과의 제휴에 대해 리얼로지의 CEO 라이언 슈나이더(Ryan Schneider)는 “우리는 미국 부동산 업계를 이끄는 리더의 위치에 있지만 여기에서 안주하지 않고 혁신을 통한 성장을 하기를 원했다”면서 “온라인 웹사이트에 돌아다니는 수없이 많은 부정확한 부동산 정보가 아닌 아마존과 리얼로지의 이름을 건 믿을 수 있는 정보 제공과 간편한 구매는 경쟁 업체들과는 차별화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 홈서비스의 책임자인 팻 비거텔(Pat Bigatel)은 “우리는 리얼로지와 협력해 주택 수요자에게 새로운 주택을 마련 할 수 있는 간편한 방법을 제공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라면서 “아마존은 턴키를 통해 리얼로지에서 주택을 구매한 이들에게 필요한 여러 가지 홈 서비스들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의 전자상거래 영향력을 자사의 서비스와 연결하고자 하는 부동산·건설 업체는 리얼로지가 처음은 아니다. 미국 최대 주택 건설업체인 레나(Lennar)는 지난 2018년에 아마존과 제휴해 아마존의 스마트 홈 서비스가 적용된 모델하우스 상품을 전시하고 실제 주택을 판매하기도 했다.

이번 제휴 소식은 아마존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실제로 화요일(23일) 아마존의 주가는 전일 대비 0.5% 올랐다.

그러나 아마존의 다른 사업이 그랬던 것처럼, 아마존의 사업 영역 확장 가능성은 미국 부동산 업계에서 부정적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물론 이번 제휴가 아마존이 직접 부동산 상품 거래 시장에 뛰어든 것은 아니지만 아마존의 영향력을 고려 할 때 직접 거래도 충분히 가능 할 것이며 이로 인해 미국의 부동산 업계가 초토화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점이다. 미국의 부동산 중계업체 리얼 트렌드(REAL Trends)의 스티브 머레이(Steve Murray)는 “미국 부동산 업계는 ‘하늘이 무너지고 있는 것(The sky is falling in)’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처럼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논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마존은 공식 입장에서 “턴키의 운영은 단순 제휴일 뿐, 아마존은 직접 부동산 거래로 시장에 뛰어들 계획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번 제휴는 아마존이 지난 2017년 신선식품 오프라인 판매 체인 홀푸즈를 인수할 때나 의약품 유통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을 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관련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현재 아마존은 직접 부동산 거래 시장에 참여할 계획은 없다고는 하지만, 미국의 전문가들은 “그간 아마존이 보여준 영역 확장의 궤적이나 전자상거래 시장에서의 입지를 고려할 때 지금은 아니어도 수년 내에 부동산 거래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라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