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직방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역세권이란 지하철을 중심으로 500m 반경 내외의 지역으로 도보로 5~10분 안팎인 지역을 뜻한다. 부동산 가격을 결정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하는 역세권은 집을 선택할 때 주요 고려요소가 되며 집값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이 같은 선호는 밀레니얼 세대에서 조금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직방 관계자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집은 사는(buy)것이 아니라 사는(live)것”이라면서 “당장 1~2년 후 생활의 기반이 어떻게 달라질지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미래 가치보다는 지금 누릴 수 있는 가치와 매력이 명확한 주거지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밀레니얼 세대는 대중교통 접근성이 얼마나 좋은지, 직장과 얼마나 가까이에 있는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시설이 근처에 있는지를 따지며 돈을 더 지불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역세권 입지 차이에 따라 월세가구의 임대료는 얼마나 차이가 날까.

24일 직방이 올해 4월 1일부터 5월 10일까지 한달여간 직방 앱 매물을 조회한 결과 지하철 5분 거리의 원룸·투룸·쓰리룸은 지하철 15분 거리에 위치한 곳보다 최대 35%까지 임대료가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역을 기준으로 지하철역 5분 거리에 위치한 원룸은 평균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86만원인 반면 15분 거리에 위치한 원룸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9만원으로 19%가 저렴했다. 월세의 가격 편차는 방이 많아질수록 확대됐다. 투룸은 역세권 5분거리 임대료가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166만원으로 집계됐지만 15분거리에 있는 매물은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115만원으로 무려 29%의 임대료가 차이가 났다. 쓰리룸 매물은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269만원, 전세가 5억5824억원으로 집계가 된 반면 15분 거리에 위치한 매물은 전세가격 3억6544만원으로 월세가 환산시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173만원으로 역에 가까울수록 35% 가량 임대료가 비싸졌다.

강남역은 원,투,쓰리룸 등 매물이 가장 많은 역세권 지역으로 전체 서울권 역사 중 매물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두 번째로 많은 매물이 분포하고 있는 신림역 역시 지하철역에서 멀어질 때 임대료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원룸은 오히려 임대료가 상승했다.

투룸·쓰리룸의 경우 역세권 5분 거리의 임대료는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87만원,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120만원으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매물보다 각각 15%, 12%가 비쌌다.

그러나 원룸은 5분거리에 위치한 매물이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33만원이었던 반면 15분 거리 내 매물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38만원으로 오히려 13% 임대료가 올랐다.

이 같은 현상은 건대입구역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건대입구역은 지하철역 5분거리 매물보다 15분거리에 위치한 매물이 원룸 14%, 투룸 1% 가량 더 임대료가 비쌌다. 쓰리룸은 5분거리에 들어선 쓰리룸이 15분거리 매물보다 26%가 더 비쌌지만 이를 제외한 매물은 지하철역에서 멀수록 더 높은 임대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직방 관계자는 “초역세권 건물 컨디션이 낙후 했을 때 지나치게 유동인구가 많아 번잡스럽거나 소음 공해나 야간 조명 공해 우려가 있고 치안의 위험 요소가 있을 때 지하철역에서 멀어질수록 임대료가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전월세 가구의 경우 역마다 거리상에 따른 임대료가 다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밀레니얼 세대가 주 전월세 가구의 임차인으로 등극하면서 역세권이 아닌 다양한 세권이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들은 현재 누릴 수 있는 가치와 매력이 명확한 주거지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랑 단어와 함께 언급되는 밀레니얼 세대는 각자 선호하는 다양한 ‘세권'을 만들어내고 있다.

▲ 서핑권 임대료. 출처=직방

대표적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서핑권’ ‘한강세권’ ‘궁세권’ 등이다.

서핑권은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서핑이 새로운 취미생활로 각광받으면서 새롭게 떠오른 지역을 뜻한다. 바다 가까운 곳에 위치해 언제든 서핑을 즐길 수 있는 지역으로 부산 해운대를 비롯해 속초 청호동, 제주도 제주시 이호동, 서귀포시 중문동 등이 서핑권으로 꼽힌다.

속초 정호동의 경우 월세는 원룸(면적 21.4㎡)이 보증금 500만원·월세 35만원, 투룸(면적 66.12㎡)이 보증금 3000만원·월세 45만원에 형성돼있다.

서울권에서는 역세권 뿐만이 아닌 한강세권과 궁세권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강세권은 말 그대로 한강과 가까운 지역으로 한강 접근성이 수월한 곳을 말하며 주로 여의도(당산역), 망원동, 뚝섬 유원지역, 보광동 등이 한강세권에 속한다. 궁세권은 경복궁 등의 ‘궁’을 볼 수 있는 입지로 안국역과 경복궁역, 서대문역 등이 궁세권에 속한다.

한강세권의 임대료는 망원동의 경우 원룸(면적 18.51㎡)이 전세 1억3700만원, 투룸(면적 46.28㎡) 전세 2억원, 쓰리룸(면적 66.1㎡) 전세 2억9000만원대에 형성돼있다.

고궁을 코앞에서 누릴 수 있는 궁세권 중에서 서대문역 매물 가격은 원룸(면적 18.84㎡)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0만원, 투룸(면적52.89㎡) 전세 1억5000만원, 쓰리룸(면적 58㎡) 전세 1억원대 등이다.

직방 관계자는 “과거에는 역세권 입지로 젊은 세대들의 선호도가 몰렸지만 다양한 취미생활과 생활여건을 중시하면서 원룸·투룸 등 전월세 가구에서도 궁세권, 숲세권 등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