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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OTT 재편...합산규제 일몰 여부도 헤매는 한국"이대로는 어렵다"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OTT 시장이 격랑속으로 빠져들며 미디어 업계의 재편이 빨라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아직도 관련된 행보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통신사들의 IPTV를 중심으로 OTT 및 케이블과의 연합이 시도되고 있으나 국회는 물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 기관도 엇박자만 내고 있다. "이대로는 위험하다"는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 리드 헤이팅스 넷플릭스 CEO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글로벌 OTT 행보 빨라진다
23일 현재 글로벌 미디어, OTT 업계의 행보는 '전격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빠르고 매섭다. 5G라는 네트워크 인프라 혁명을 통해 콘텐츠 및 플랫폼 전반의 매력적인 선택지로 미디어가 부상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1위 넷플릭스는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잡았다.

넷플릭스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49억2000만달러(약 5조8164억원), 영업이익은 53% 증가한 7억1000만달러(약 8392억원)를 기록하는 등 수치적으로는 고무적이지만 신규 가입자 증가세가 지지부진하다. 글로벌 유료 구독 계정은 전년 동기 대비 24%증가하며 1억 5556만을 기록했으며 4일 공개된 기묘한 이야기 시즌 3는 공개 4일 만에 4070만 계정이 시청하며 넷플릭스 자체 기록을 수립하는 쾌거를 이뤘으나 2분기 신규 가입자는 270만명에 그쳐 전년 동기 550만 증가세와 비교하면 반토막이 났다.

넷플릭스 총 가입자 순증 규모는 2분기 270만명을 기록해 글로벌 가입자 1억5000만명을 돌파했으나 ‘집토끼’인 미국 가입자 수치가 플러스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선 대목이 눈길을 끈다. 2분기 6010만명을 기록했으며 넷플릭스에 따르면 8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내 가입자 수치가 하락했다.

넷플릭스의 부진은 예견된 사태다. 미래에셋대우 김수진 연구원은 넷플릭스의 2분기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된 이유로 계절적 비수기, 신규 콘텐츠 부재, 가격 인상 반영을 지목했다. 김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2분기는 학교 학기가 시작되고 스포츠 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에 콘텐츠 업체에게는 비수기”라면서 “넷플릭스는 4년 동안 2분기에 3번 어닝쇼크를 경험한 바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대어급’ 신규 콘텐츠가 등장하지 않았고 1월 발표한 요금 인상안이 미국 내 가입자 순증세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콘텐츠 수급이 큰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CNBC 등 외신은 10일 워너미디어가 새로운 OTT인 HBO 맥스 공개를 앞두는 가운데 2020년부터 넷플릭스에 제공하던 인기 드라마 프렌즈의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7000만명의 고객 유치를 목표로 하는 HBO 맥스의 출범과 함께 워너미디어의 킬러 콘텐츠인 프렌즈가 넷플릭스의 품을 떠난다는 뜻이다. NBC 유니버셜도 6월부터 인기 시트콤 오피스를 넷플릭스에 제공하지 않고 있다. 넷플릭스는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마지막 시즌, 종이의 집 마지막 시즌, 더 크라운 마지막 시즌, 영화 더 아이리쉬맨, 6 언더러드라운 등 대형 콘텐츠를 하반기에 풀어 반전을 꾀한다는 방침이지만 '어려운 싸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넷플릭스의 행보가 다소 주춤한 가운데 겨울왕국2와 토이스토리4 등 양질의 콘텐츠를 이미 확보한 상태에서 2020년까지 약 50억달러의 콘텐츠 투자도 예정한 디즈니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하반기 자체 스트리밍 플랫폼인 디즈니 플러스를 준비하고 있는 디즈니가 훌루의 경영권을 가져가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콘텐츠 다양성 시너지가 벌어질 경우 시장의 강자로 거듭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및 애플, 나아가 AT&T를 위시한 통신사들의 합동공격도 매섭게 벌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OTT 시장의 대격변이 예고되는 가운데 강준석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2일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해 눈길을 끈다. 강 연구원은 디즈니 플러스가 ESPN 및 훌루와 인상적인 시너지를 누릴 경우 기존 강자인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누를 수 있다고 봤다. 또 디즈니가 생각보다 저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기존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양강체제가 이어질 것이며 마지막으로는 절대강자가 없는 춘추전국시대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 디즈니 플러스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출처=디즈니

우리는 어디에?
글로벌 OTT 시장이 활발한 합종연횡, 혹은 시장 재편을 통해 '무한에 가까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나, 국내 미디어 업계는 아직 발 빠른 행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지상파 푹과 연합하는 한편 티브로드 인수를 추진하고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만나면서 CJ헬로 인수를 시도하는 등 다양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으나, 그 외 결정적 한 방이 없다는 평가다.

물론 IPTV의 케이블 인수라는 큰 틀에서 최근의 분위기는 '메가 합종연횡이 필요하다'는 인식은 공유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일각에서는 고리타분한 규제 놀음이 계속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단적인 사례가 유료방송 합산규제 논란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정보통신방송 법안심사소위원회(2소위)는 12일 방송법과 인터넷멀티미디어사업법(IPTV특별법)상 합산점유율 규제 재도입에 대한 법안을 심사했으나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IPTV와 케이블 등 특정 유료방송 사업자가 전체 시장의 점유율 33%를 넘기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며 이는 1년 전 일몰됐으나 한시적 중단이기 때문에 이를 다시 부활시키거나, 완전히 사라지게 만드느냐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 지점에서 각 계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며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 통신3사 IPTV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출처=뉴시스

9명의 2소위 위원 중 5명은 합산규제 일몰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여당이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미 방송통신의 인수합병 시장이 열리고 있다"면서 합산규제는 실익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은 정부 부처의 안이 먼저 통일되는 것이 먼저라고 주장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모두 일몰에는 찬성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과기정통부는 사후규제, 방통위는 상대적으로 강력한 제재인 사전규제에 무게를 두고 있다.

원론적으로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이 필요하다는 쪽으로는 의견이 모였으나 세부 각론에서는 이견이 연출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KT의 가슴은 타들어가고 있다. KT는 현재 유료방송 시장 전체에서 IPTV와 위성방송을 포함해 31%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이 지점에서 SK텔레콤이 티브로드를,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려 움직이고 있으며 KT는 딜라이브 인수 카드를 고려하고 있으나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발동되면 통합 점유율이 37%를 기록해 사실상 몸집을 불릴 수 있는 길이 막힌다.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완전히 사라지기를 바라는 이유다.

다만 논의 자체가 표류하며 KT 일각에서는 '차라리 확실한 가이드 라인이라도 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말도 나온다. 최소한 딜라이브를 인수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알아야 다름 로드맵을 준비할 수 있는데 논의 자체가 답을 내지 못하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 KT가 딜라이브 인수를 포기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이러한 '희망고문'에 지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 이효성 방통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로 정책의 방향성이 좁혀졌다면 과감한 인수합병 허용을 전제하는 한편, 이 과정에서 나오는 경쟁사들의 불만도 유연하게 담아낼 수 있는 액션플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나아가 방통융합 시대에서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로 이원화된 정책 난맥상을 풀기 위한 해법도 필요하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시작된 과기정통부의 ICT 부흥 기조와 방송위원회의 규제에 뿌리를 둔 방통위의 정책 엇박자를 해소하기 위한 새로운 이정표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최근 사의를 표명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도 이 지점에서 많은 한계를 느꼈다는 말도 나온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9.07.23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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