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여름철 성수기를 맞은 정수기 업체들 간 대결 구도에 이목이 집중된다. 통상 6월에서 8월은 정수기 판매량이 최대로 늘어나는 시기다. 

주요 정수기 업체들은 승부처를 ‘위생’으로 보고 있는 모양새다. 이를 위해 정수기에 살균 시스템을 강화하고 내부 부품을 위생에 유리한 소재로 채택하고 있다. 직수 정수기와 역삼투압(RO) 정수기의 대결도 이어진다. 두 방식은 정수기의 핵심 기능인 여과 기능에 차이가 있다.

정수기 업체들이 위생을 강조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이 마시는 물인 만큼 소비자들이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논란도 종종 생긴다. 얼음 정수기에서 니켈이 검출돼 소비자들이 사측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낸 사례가 있다. 노후화된 코크(출수구) 등이 원인이 되어 정수기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소비자들의 불만도 제기된다. 최근에는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가 발발하며 소비자들의 위생 경각심은 더욱 커졌다. 이러한 경각심 덕분에 주요 정수기 업체들은 핵심 마케팅 포인트를 잡고 다양한 가능성 타진에 나서는 분위기다.

22일 정수 업체에 따르면 웅진코웨이, SK매직, 청호나이스, 쿠쿠 등의 행보가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 웅진코웨이가 코디 서비스 키트를 도입했다. 출처=웅진코웨이

업계 1위 웅진코웨이는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서비스 점검기준과 범위를 확대하고 선제적인 ‘위생케어’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선 정수기 내부 주요 위생 부품을 렌탈 기간 동안 1회에서 2회 무상으로 전면 교체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쉽게 오염될 수 있는 유로, 파우셋 팁, 연결유로 등의 시기별 무상 교체를 통해 정수기 내부 오염 요소를 차단한다.

코웨이는 지난해 국내 3대 서비스조사인 NCSI(국가고객만족도), KCSI(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 KS-SQI(한국서비스품질지수)에서 1위를 거둔 바 있다.

웅진코웨이는 지난 3월 ‘코디 서비스 키트’를 도입했다. 필터로 거른 물로 정수기 내부를 살균해주고 진행 내용을 소리와 화면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물탱크와 유로 등을 살균·헹굼 해준다.

마이한뼘 정수기, 스스로살균 정수기 등 일부 제품엔 스스로 살균을 진행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전기분해 살균수로 물탱크, 유로, 파우셋 등 정수기 속 물이 닿는 부분을 순환살균하는 방식이다. 제품 스스로 물 사용량을 분석해서 자동으로 살균 주기를 변경하기도 하며 사용자가 원할 때 살균할 수도 있다.

▲ SK매직 올인원얼음정수기. 출처=SK매직

국내 최초로 직수 정수기를 선보인 SK매직은 직수 시스템을 전면에 내세우는 한편 살균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직수는 사용자가 물을 뽑는 즉시 정수된 물이 출수되는 방식이다. 전통적인 정수 방식인 역삼투압 방식은 정수 한 물을 정수기 내부 물탱크에 모아놓고 출수한다. 직수 정수기는 “고여있지 않은 물이기 때문에 깨끗하다”는 게 마케팅 포인트다. 

SK매직은 물이 오염될 수 있는 부분에 살균 기능도 강화했다. 저수조와 공기가 만나는 코크 등에 99.9%의 살균력을 가지고 있는 UV 살균기능을 넣었다. 또한 내부 물이 흐르는 관을 플라스틱이 아닌 스테인리스로 구성했다. SK매직 관계자는 “아무리 열에 강한 내열 플라스틱도 완벽하지는 않다”면서 “뜨거운물에 쓰다 보면 변형이 올 수 있어 스테인리스를 쓴다”고 말했다. 

SK매직의 대표 정수기로는 올인원직수정수기가 있다. 이 제품은 혁신적 제품에 부여하는 이노스타를 4년 연속으로 수상했다. 

▲ 청호나이스 살균 얼음정수기 ‘세니타’와 모델 염정아 모습. 출처=청호나이스

반면 청호나이스는 전통적인 방식의 역삼투압 정수기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RO 멤브레인 정수 시스템에 전기분해수 자동살균기능을 추가한 세니타가 대표적이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정수기의 깨끗함의 척도는 근본적으로는 필터가 유해물질을 얼마나 걸러주느냐”라면서 “멤브레인 역삼투압 필터는 보통 44개정도의 유해물질을 거르고 직수는 통상 33개 정도를 거른다”고 말했다. 역삼투압 방식이 유해물질을 더 많이 걸러준다는 설명이다. RO 멤브레인 필터는 0.0001마이크로미터 기공 사이즈의 초정밀 분리막을 적용해 중금속, 박테리아, 유기화학물질, 불소, 질산성 질소 등 유해 이온성 물질까지 제거할 수 있다. 

다만 RO 멤브레인 방식 정수기는 더 많은 유해물질을 걸러야 하는만큼 물이 그때그때 충분히 나오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어서 물탱크에 물을 저장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청호나이스는 물탱크의 물 보관에 대한 소비자의 걱정을 해결하기 위해 저수조 살균 기능과 자동세정시스템 등을 강화했다. 

신제품 세니타는 내장된 전극 살균기에서 생성된 전기분해 살균수가 유료·얼음을 생성하는 제빙노즐과 저수조까지 살균해 물과 얼음 모두의 위생을 높여준다. 청호나이스의 기존 제품 UV 살균 정수기는 필터 마지막 단계에 정수된 물을 살균했다. 그러나 이번 신제품에서는 전기분해 살균수가 물이 흐르는 유로로 타고가 저수조 내부까지 살균하는 게 차별점이다. 

ACS 스마트 세정은 사용빈도가 낮은 시간대에 매일 저수조 내부를 자동으로 비우고 새로 정수된 물로 다시 채워 세균 번식과 오염을 방지하는 기능이다.

▲ 쿠쿠 인앤아웃 직수 정수기 10'S와 모델다니엘헤니 모습. 출처=쿠쿠

쿠쿠의 주력은 인앤아웃 직수 정수기 10’S다. 인앤아웃 자동 살균 시스템과 원터치 필터 교체 시스템을 적용해 위생 기능을 강화했다. 

인앤아웃 자동 살균 시스템은 예약해둔 시간에 맞춰 전기분해 살균수로 내부 관부터 물이 나오는 코크까지 살균하는 기능이다. 정해진 시간이 아니더라도 버튼을 눌러 즉시 사용할 수 있다. 쿠쿠는 자사의 정수기가 혼자서도 쉽게 필터 교체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인앤아웃 직수 정수기 10’S는 숯 성분으로 더욱 깨끗해진 카본 복합 필터와 업그레이드된 나노 포지티브 플러스 3.0 필터를 적용했다. 노로바이러스를 99.9% 제거하고, 중금속(알루미늄, 철, 납) 및 세균(황색포도상구균, 대장균, 녹농균), 잔류염소와 미세입자까지 제거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