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일본이 4일부터 한국을 겨냥해 3대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 방침을 확정한 가운데, 최근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명확한 가이드 라인을 따라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실제 수급에도 큰 문제가 없음에도 가격이 오르는 이상현상이다.

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DDR4 8Gb D램 현물가격은 20일 기준 3.736달러를 기록해 12일 종가 3.261달러 대비 14.6%나 급등했다. 일본의 제재가 본격화된 7월 초와 비교하면 20% 이상 올랐다. DDR3 4Gb D램 등 저사양 라인업도 20% 이상의 급등세를 유지하고 있다. 4Gb MLC(멀티플 레벨 셀) 낸드플래시 가격도 5% 넘는 가격 인상율을 보여주고 있다.

▲ 3세대 10나노급(1z) 8Gb(기가비트) DDR4(Double Data Rate 4) D램이 보인다. 출처=삼성전자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급등 이유로 최근 일본 도시바 미에현 욧카이치 공장에서 벌어진 대규모 정전 사건을 지목하고 있다. 도시바의 공급이 차질을 빚으며 가격 인상이 시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일 경제전쟁의 여파라는 말도 나온다. 일본의 제재가 시작됐지만 아직 소재 수급에 특별한 이상현상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일종의 불안심리로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질 것을 우려해 중간 도매상 등이 미리 가격을 올리고 있거나, 공급량이 부족해질 것을 대비해 특정 업체가 대규모 매입에 나섰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그 지속 여부를 두고는 이견이 갈리고 있다. 수급에 문제가 없는 현 상황이 그대로 이어지면 가격 인상세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거나 제재 규모를 넓힐경우 가격 폭등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