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여전히 무더운 더위가 이어지면서 유통업계는 새로운 ‘아이스 마케팅’에 나섰다. 기존에 상온에 보관하거나 냉장에 보관했던 제품들을 냉동실에 차갑게 얼려서 활용하는 제품을 출시한 것이다. 식음료업계에서는 시원하게 마시던 주스와 스푼으로 떠먹던 요거트 제품을 아예 얼려서 먹도록 패키지를 리뉴얼했다. 또한 뷰티업계에서는 액체 상태의 토너와 여름에 많이 사용하던 수딩젤과 팩을 얼려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스 뷰티’ 카테고리를 선보이고 있다.

식음료업계에서는 여름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 전쟁은 이미 포화상태다. 더욱 차가울수록 소비자들의 반응은 좋지만 그만큼 익숙해져 신선함을 기대하긴 힘들다. 자사의 제품을 새롭게 리뉴얼 하거나 소비자에게 이미 인정받은 제품들을 다른 브랜드 라인으로 콜라보레이션 하고 있다.

▲ 코카콜라 프로즌. 출처=코카콜라

한국코카콜라는 지난 5월 얼려먹는 ‘코카콜라 프로즌’을 출시했다. 이번 제품은 코카콜라를 냉동실에 얼린 뒤 녹여먹는 부드러운 슬러시 타입의 제품으로 코카콜라의 맛에 레몬 향을 더했다. 파우치 타입의 미니 사이즈로 출시돼 휴대하기도 편해 언제 어디서나 시원한 코카콜라를 가볍게 즐길 수 있다. 또한 코카콜라를 상징하는 빨간색 바탕에 제품의 얼린 모습을 시각화한 패키지는 눈으로도 짜릿하고 시원하게 즐길 수 있도록 코카콜라 프로즌의 특징을 담아냈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130여 년간 일상 속 짜릿한 행복을 전해 온 코카콜라는 더운 여름을 더욱 시원하게 보낼 수 있도록 짜릿하고 상쾌한 맛에 색다른 재미를 더한 ‘코카콜라 프로즌’을 출시하게 됐다”면서 “코카콜라는 소비자 중심의 종합 음료회사로서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다양한 기호와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제품 개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모구모구 아이스 제품. 출처=롯데제과

빙과 제품도 아이스 마케팅에 뛰어들고 있다. 롯데제과는 인기 음료 ‘모구모구’를 튜브형 빙과 제품으로 선보였다. 이번 ‘모구모구 아이스’ 2종은 리치아이스와 피치아이스로 구성됐으며 각각의 제품에는 리치 과즙 분말과 복숭아 농축액이 들어있어 진한 과일 맛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아이스 속에 코코넛 젤리를 넣어 독특한 맛과 식감이 특징이다.

롯데제과는 ‘모구모구’ 주스가 상큼한 과일 맛이 특징인 만큼 한여름 빙과 성수기를 겨냥한 제품으로 적합할 것이라는 예측에 지난해부터 제품화를 적극 추진했다. 특히 빙과 신제품 개발을 위한 소비자 조사 중 ‘모구모구’ 주스를 얼려 슬러시 형태로 먹는 소비자가 많다는 결과가 나와 이를 적극 반영해 ‘모구모구 아이스’를 선보였다. 롯데제과는 앞으로도 빙과 성수기를 대비해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마케팅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아이스 마케팅은 식품업계에서만 제한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뷰티업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여름철 강한 햇빛과 자외선 등에 피부가 장시간 노출되면 피부가 붉게 달아오르면서 자극을 받게 된다. 건강한 사람의 피부 온도는 31도 안팎이지만 강한 자외선을 받으면 40도 이상 올라가기도 한다. 이에 피부의 열기를 내려주고 진정시킬 수 있도록 차갑게 얼려서 사용하는 뷰티 아이템들이 주목받고 있다.

▲ 한율 달빛유자 얼려쓰는 수면팩. 출처=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6월 여름철 피부 관리를 위한 얼려 쓰는 화장품 ‘아이스 뷰티’ 스킨케어를 출시했다. 아이스 뷰티 스킨케어는 얼려 쓰는 토너부터 수면팩, 아이스 스틱 등 아모레퍼시픽그룹의 8개 계열 브랜드에서 총 8품목을 선보였다. 아이스 뷰티 스킨케어는 여름철 열기로 달아오른 피부, 피부 탄력저하, 과도한 피지분비 등의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 주고자 개발된 제품이다.

▲ 이지피지 워터멜론 아이스-스틱(왼), 일리윤 그대로 얼려쓰는 마스크(오). 출처=아모레퍼시픽

아이스 뷰티 제품은 제형의 어는점을 낮추어, 영하 15~20도의 냉동고에서도 완전히 얼지 않고, 피부에 사용하기 좋은 제형이 유지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냉동 보관한 아이스뷰티 스킨케어는 바르는 순간 피부에 있는 열을 단기간에 낮추어 피부는 손상시키지 않고, 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해 준다. 또한 아이스뷰티 스킨케어는 일시적인 해동에 문제가 없도록 설계되었으며, 가능하면 냉동보관 사용을 추천하지만 사용하던 제품을 상온으로 옮겨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번에 출시된 ‘라네즈 워터뱅크 셔벗크림’은 살얼음 입자로 온도를 낮춰 지친 여름 피부를 세심하게 케어해주는 크림이며, ‘한율 달빛유자 얼려쓰는 수면팩’은 유자셔벗 쿨링 제형으로 피부 온도를 –4.5도 낮춰준다. ‘아이오페 더마리페어 아이스 시카크림’은 여름철 손상된 피부를 즉각적으로 진정시켜주는 얼려 쓰는 시카크림 제품이다.

아이스뷰티 기술을 연구 개발한 안순애 아모레퍼시픽 스킨케어연구소 팀장은 “아이스뷰티는 얼려서 사용하는 신개념 스킨케어로, 영하 15도 이하에서도 얼지 않되 사용감도 뛰어난 핵심 제형 기술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 라네즈 워터뱅크 셔벗크림. 출처=아모레퍼시픽

실제로 여름철 햇빛에 민감한 피부를 가진 기자가 아이스 뷰티 제품을 사용해본 결과, 우선 냉동고에 넣어도 진짜 얼지 않는다는 점이 신기했다. 상온에서 사용해도 괜찮지만 평상시 냉동고에 두고 필요할 때 마다 꺼내서 사용하면 피부온도를 즉각 낮출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제형도 사각사각 거리는 셔벗 제형으로 슬러시를 연상시켜 신선함을 가져왔다. 그 중 한율의 달빛유자 얼려쓰는 수면팩은 튜브형에 담겨 슬러시처럼 마치 먹을 수 있는 제품인지 잠시 혼란을 주가도 한다. 제품 위쪽 면에서는 친절하게 먹는 것이 아닌 피부에 바르는 제품이라고 각인되어있다.

이러한 ‘아이스 뷰티’가 왜 이제야 나왔을까. 화장품 전용 냉장고가 따로 있을 만큼 소비자들의 차가운 화장품 관심은 끊임없이 존재했다. 다른 방식으로 한 동안 뷰티업계에서는 화장품 다이어트로 잘 알려진 ‘스킵 케어’ 바람이 불고 있었다. 그 중 여름철 스킵 케어 방식으로 뜨고 있던 것은 토너를 일반 얼음 틀에 부어서 얼린 다음 하나씩 꺼내서 사용하는 방법이었다. 스킨케어의 여러 방법을 건너뛰고 토너 하나로만 본인의 얼굴 상태에 맞게 제품을 얼린 뒤 녹이면서 피부온도를 낮추는 식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해 줄 아이스 뷰티가 새롭게 등장하며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이전부터 여름철만 되면 뜨거워진 피부에 온도를 낮춰주는 다양한 쿨링 화장품은 출시되고 있었다”면서 “아예 일반 냉장고에 넣어두고 사용하는 화장품은 처음으로, 여름철 피부고민이 많은 사람들은 반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