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손해보험회사는 고령화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도록 상품 포트폴리오 관리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21일 ‘고령화에 따른 손해보험회사 위험요인 진단’ 보고서를 통해 “기대수명 증가와 출산율 하락으로 우리나라 인구는 빠르게 고령화 돼가고 있으며, 고령화는 개인의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상품의 리스크 측면에서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대수명의 예상치 못한 증가는 보험회사의 생존 및 건강보장 상품의 부채를 확대하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보험계약자 연령의 고령화 역시 고령화 리스크를 확대시킬 수 있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 손해보험회사는 연금, 건강보험 등의 장기보험 비중이 크기 때문에 고령화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해외의 경우 손해보험회사는 연금, 건강보험과 같은 개인보험을 거의 취급하지 않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고령화와 관련한 개인보험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 출처=보험연구원

2022년 도입될 신지급여력제도(킥스, K-ICS)에 따른 고령화 리스크도 존재한다.

킥스는 미래현금흐름에 영향을 주는 위험률에 충격을 가하는 방식으로 보험위험 요구자본을 측정한다. 이는 과거 보유보험료에 위험계수를 곱하는 방식에 비해 정교화된 방식이므로 고령화와 관련한 요구자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존 지급여력비율(RBC)제도에서 반영하지 않았던 장수위험도 새롭게 추가됐다. 연금보험에 적용되는 장수위험은 기대수명 증가에 따른 고령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리스크 항목이다.

김 연구위원은 “건강보험의 경우 유병률이 높은 고령층의 가입자 비중이 높아지면서 고령화 리스크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실손보험의 경우 갱신 보험료가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고령인구 증가로 고령자를 위한 건강보험 상품이 다양하게 출시되면서 유병력 고령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유병력 고령 가입자의 경우 경험 데이터가 많지 않아 보험금 지급 규모에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것이다.

▲ 출처=보험연구원

고연령 사망률이 낮아지면서 고연령 계약자의 유병률이 보험회사가 예측했던 것보다 높아질 수 있는 리스크도 존재한다.

실손보험의 경우 정액형 건강보험과 달리 실제로 지출된 의료비를 보상하고 갱신형 상품이기 때문에 갱신보험료를 통해 고령화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

그러나 실손보험은 전국민 대부분이 가입해 준공공성을 가진 보험으로 인식되면서 보험료 인상에 제약이 따르므로 고령층에 대한 보험료 조정이 충분치 않을 경우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

김 연구위원은 “손해보험회사의 고령화 리스크는 건강보험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리스크 대응을 위해 고령화 리스크를 유발하는 장기 건강보험과 고령화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는 기타 장기보험, 자동차보험, 일반손해보험 등의 상품 포트폴리오를 적절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저연령과 고연령, 표준체와 비표준체 등 건강보험 가입자 구성을 다변화해 건강보험의 고령화 리스크에 직접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