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UNIST(울산과학기술원)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김경록 교수 연구팀이 초절전 '3진법 금속-산화막-반도체(Ternary Metal-Oxide-Semiconductor)'를 대면적 실리콘 웨이퍼에 구현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세계 최초다.

삼성전자는 이번 연구를 2017년 9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지정테마로 선정해 지원해왔다.

지금까지 반도체 업계는 반도체 소자의 크기를 줄여 집적도를 높이는 쪽으로 진화했다. 대규모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는 고성능 반도체를 구현하는 쪽이 시장을 장악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업계는 현재 2진법 기반의 반도체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시간을 단축하고, 성능을 높일수록 증가하는 소비전력을 줄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해 왔다.

▲ 김우석 연구원, 최영은 연구원, 정재원 연구원, 박지호 연구원, 이규호 교수, 김성진 교수, 김경록 교수, 장지원 교수가 보인다. 출처=삼성전자

김경록 교수팀이 개발한 3진법 반도체는 판의 흐름을 완전히 바꾸는 기술이다. 0, 1, 2 값으로 정보를 처리하며 처리해야 할 정보의 양이 줄어 계산 속도가 빠르고 그에 따라 소비전력도 적다. 또한, 반도체 칩 소형화에도 강점이 있다. 2진법으로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데이터가 저장되지만, 3진법은 상대적으로 간결하게 동일한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김경록 교수 연구팀은 여기에 소비전력 급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누설 전류를 반도체 소자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상태를 구현하는데 활용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이를 현재 산업계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반도체 공정에서 구현하는 것에도 성공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김경록 교수팀 연구지원을 위해 파운드리 사업부 팹(FAB)에서 미세공정으로 3진법 반도체 구현을 검증하고 있다.

김경록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기존의 2진법 반도체 소자 공정 기술을 활용해 초절전 3진법 반도체 소자와 집적회로 기술을 구현했을 뿐만 아니라, 대면적으로 제작돼 3진법 반도체의 상용화 가능성까지 보여줬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