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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환 교수’s 영업 이야기] 맷집과 열정
   

우리는 길을 가면서 돌 뿌리도 만나고 벽도 만난다. 돌 뿌리와 벽은 극복의 대상이지 불평의 대상은 아니다. 돌 뿌리는 캐거나 우회해야 하고 벽은 부수거나 어떤 경우에는 피해서 나가야 한다. 

하지만 영업에 있어서 장애물을 만나면 그것이 제거될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왜냐하면 영업은 종결을 해야 할 기한이 있기 때문이다. 제안 마감이라는 기한이 있기도 하고, 예산 사용 기한이 있기도 하며 프로젝트 종료 기한이 있기도 하다. 

기한 외에도 영업의 결과(계약 또는 수주)를 내기 위한 길의 장애물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서 영업직원은 맷집과 열정이 있어야 한다. 웬만한 매는 참을 수 있는 참을성과 맞는 가운데에서도 승부를 향한 집념을 불사르는 패기가 있어야 한다. 결과는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성취욕구는 성취 바로 직전에 알을 까는 고통을 겪어야 발화되는 것 같다. 이 고통이 있을 것을 각오하고 마지막 피치(pitch)와 승부 근성을 내야 하는 것이다.

장기적 관계를 중요시해야 하는 관계적 영업은 영업기회 발굴부터 계약까지의 사이클이 길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기업 대상 영업은 만족시켜야 하는 고객도 많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군침 흘리는 경쟁사도 적지않다. 맷집이 있어야 한다. 맷집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매를 견디어 내는 힘이나 정도’로 정의되어 있다. 영업직원은 일선에서 긴 사이클도 참아야 하고 많은 고객의 불만도 견뎌야 한다. 많은 경쟁사도 자주 영업직원을 시험하고 때린다. 참을성이 있어야 한다. 웬만큼 매를 맞아도 울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이길 수 있다.

우리는 영화나 소설에서도 이런 경우를 종종 본다. 영화나 소설은 기본적으로 인간사를 반영하고 관객과 독자들이 동병상련을 느끼면서 보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 액션 영화를 보아도 주인공이 고통 없이 이기는 경우는 잘 없다. 1976년에 방영되어 히트를 치고 2006년까지 속편 6편이 나온 실베스타 스탤론 주연의 ‘록키’라는 영화가 있다. 이탈리아계 미국인인 록키 발보아가 변변한 직업 없이 사채 수금원 일을 하다가 세계 프로권투 챔피언이 된다는 내용이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사랑과 명예를 동시에 얻는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에서 보면 주인공 록키는 형편없이 많이 맞는다. 그런데 마지막에는 이긴다. 이기기 위해서는 강력한 맷집이 있어야 한다. 

전투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이기겠다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 적(경쟁사)에 비해 열정이 떨어진다면 시작부터 한 수 지고 들어가는 것이다. 내가 일선에서 영업부를 이끌 때 연 초에 팀 멤버(영업직원)들의 눈빛을 보고 올 해 사업의 성과 정도를 예측하곤 했다. 그 해 목표를 받은 후에도 눈빛이 열정적으로 빛나고 있는 팀은 걱정이 없다. 영업직원의 동기부여와 사기를 높이는 데에만 전념하면 된다. 열정이 약해 보이는 영업직원은 그들의 눈빛을 열정적으로 만드는 일이 우선이다. 이기기 위해서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

나는 지금까지 영업을 해오면서 기분 좋은 징크스가 하나 있다. 영업을 추진하는 중에는 모든 열정을 바치는 편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기업고객 대상 영업의 특성 중의 하나는 영업 기회 발굴부터 수주까지가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열정을 가지고 집중을 하지만 계약 시점이 거의 다다를 때 가장 집중을 하게 된다. 이 때 입술이 부르트고 터질 때가 있다. 그럴때는 늘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영업이 막바지에 이른 어느 날 아침, 입술이 부르튼 것을 발견하면 너무 행복했다. 열정과 집중이 이기는 영업을 만든다.        

긴 기간 동안을 참는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맷집도 마지막 라운드가 있기 때문에 견딘다. 마지막 라운드가 언제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매를 견디고 열정을 유지하고 좌절하지 않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다. 긴 기간 동안에 열정을 유지하고 좌절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긴 영업 기간 동안에 우리는 끊임없이 좌절하고 포기하려고 한다. 긴 병 끝에 효자 없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길게 맷집을 유지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것 같다. 이에 관해 내가 들었던 사려 깊은 선배의 조언을 얘기할까 한다.

“우리는 영업 기간 내내 계단을 하나 하나 오른다. 목표에 다다르기까지 올라야 할 계단이 열 개라면, 포기하고 싶고 열정도 없어지는 때는 보통의 경우 다섯 번째를 지나 여섯이나 일곱 번째 계단쯤 와 있을 때이다. 만약 여섯 번째 계단쯤 왔을 때 열정을 포기하고 싶은 욕망이 밀려든다면 차분히 지금까지 올라온 계단을 생각해 봐라”. 

우리는 목표까지 남은 계단의 수와 참아야 할 시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종종 중도 포기한다. 여태까지 얼마나 힘들게 견뎌내며 계단을 올랐는지를 다시 되짚어보면 남은 계단은 견딜만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장기전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지나온 계단을 객관적으로 다시 보자. 곧 열정과 맷집이 마구 생길 것이다.     

임진환 가천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9.07.23  07:2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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