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월트 디즈니가 관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국내 극장들을 살렸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통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극장 관객은 5427만명을 기록하면서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0.2% 성장한 수치다. 이는 ‘캡틴 마블’, ‘어벤져스: 엔드게임’ 등 마블 스튜디오 기대작들의 연이은 개봉이 관객들을 다시 극장으로 불러모으는 데 기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극장 위기론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Over The Top·온라인 TV서비스)채널들이 성장함으로 영화 콘텐츠 유통 플랫폼이 확대되면서 제기됐다. 이에 국내 주요 멀티플렉스들은 점점 줄어드는 국내 영화 관객 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은 올해까지 이어져 지난 4월 까지만 해도 국내 극장 관객은 계속 감소하고 있었다. 4월에서 6월 2분기는 전통적인 극장 비수기다. 지난 6년의 통계에서 2분기는 연간 가장 적은 수의 관객들이 극장을 찾는 분기로 기록돼 있다. 

이 흐름을 완벽하게 바꾼 것은 디즈니 영화들이었다. 지난 4월 24일 개봉한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2008년 ‘아이언맨’에서 시작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결착점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고 1392만명의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이후 국내 박스오피스의 상위권은 디즈니의 기대작들이 계속 차지했고 관객 수도 점점 늘어났다.

5월 23일 개봉해 지난 7월 14일 1000만 관객을 넘어선 ‘알라딘’은 1024만1672명(16일 기준), 6월 20일 개봉한 ‘토이스토리4’는 315만명 317만1276명(16일 기준), 7월 2일 개봉한 ‘스파이더맨: 파프롬홈’은 679만5224명(16일 기준)을 모으면서 디즈니 영화 3편은 극장으로 약 2000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관객 점유율 기준으로는 4월 24일부터 7월 14일까지 디즈니 영화 4편은 전체 극장 관객의 56%(3392만명)을 차지했다.   

▲ 출처= 신한금융투자

오는 17일에는 디즈니의 또 다른 기대작 ‘라이온 킹’의 개봉이 예정돼 있어 통상 기대작들의 상영 기간을 1개월로 설정하면 적어도 8월까지는 디즈니 영화의 흥행 추세가 이어져 국내 극장의 관객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국내 극장 사업자들의 실적에 대한 긍정적 전망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성준원 연구원은 “국내 1위 멀티플렉스 사업자인 CJ CGV는 지난해 2분기 국내 극장에서 약 12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 2분기에는 130억원 영업흑자가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외 롯데시네마(롯데컬처웍스), 메가박스(제이콘텐트리) 등 극장사업자들의 국내 실적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여기에 하반기는 추석 명절에서 연말로 이어지는 극장가 성수기가 있고 디즈니 작품들과의 직접 경쟁을 피해 개봉 시점을 미룬 한국영화 기대작들의 개봉이 예정돼 있어 멀티플렉스들은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성준원 연구원은 “투자 관점에서 2분기의 호실적 그리고 3분기 이후 극장 성수기를 앞두고 있는 영화/극장 그리고 콘텐츠 기업들을 주목할 만하다”면서 “해외 기업으로는 콘텐츠 제작 역량과 플랫폼 그리고 테마파크를 보유하고 있는 월트디즈니(DIS US) 그리고 국내에서는 극장 사업자인 CJ CGV, 메가박스를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