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LG전자의 수제맥주제조기 LG 홈브루가 16일 출시된 가운데, 성공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케어 솔루션이라는 렌탈 형식의 선택지가 있으나 399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이 책정되는 한편 최근 규제 완화로 생맥주 배달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LG 홈브루의 성공이 어렵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집에서 맥주를 입맛대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은 강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LG 홈브루는 캡슐과 물을 넣으면 발효부터 숙성, 보관까지 복잡하고 어려운 맥주제조 과정을 자동으로 진행한다. 1월 CES 2019에 첫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인디아 페일 에일(IPA, India Pale Ale), 페일 에일(Pale Ale), 스타우트(Stout), 위트(Wheat), 필스너(Pilsner) 등 인기 맥주 5종을 제조할 수 있으며 최대 3주면 맥주를 마실 수 있다. 밀맥주인 위트를 만드는 데 약 9일이 소요되며, 발효가 가장 오래 걸리는 라거맥주인 필스너는 약 21일 걸린다. IPA, 페일 에일, 스타우트 등은 2주 안팎이다.

▲ LG 홈브루가 보인다. 출처=LG전자

LG 홈브루의 강점은 '집에서 내 입맛대로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맥주를 생산한다'에 있다. LG 홈브루는 맥주 종류에 맞는 최적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온도, 압력, 시간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초정밀 제어하는 마이크로 브루잉(Micro Brewing) 공법을 적용했다. 제품 전면의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전용 앱을 통해 맥주가 제조되는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완성된 맥주는 최적의 보관온도인 6도(℃)와 차가운 맥주를 위한 4도 중 선택해 보관할 수 있다. 강력한 기술력으로 프리미엄 홈맥주를 즐길 수 있다는 뜻이다.

98년 전통의 세계적 몰트(Malt, 싹이 튼 보리나 밀로 만든 맥즙) 제조사인 영국 문톤스(Muntons)와 함께 프리미엄 원료를 담은 캡슐형 맥주원료 패키지를 공동개발한 장면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캡슐 패키지는 맥주의 주원료인 맥즙팩 외에 발효를 돕는 이스트(Yeast, 효모), 맥주에 풍미를 더하는 홉오일(Hop Oil), 플레이버(Flavor, 맥주향) 등 3개의 캡슐이 한 세트다.

위생관리도 철저한 편이다. 온수살균세척시스템이 맥주를 만들기 전, 만드는 도중, 완성한 후에 각각 기기 내부를 세척하고 살균한다. 케어솔루션 매니저가 방문해 6개월마다 제품도 관리해준다. 인버터 컴프레서를 적용해 전기료 부담도 낮췄다. LG전자는 한국 출시에 이어 내년부터는 해외시장에서 선보이는 것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LG 홈브루의 강점도 뚜렷하지만 약점도 있다. 먼저 수요다. 최근 생맥주 배달이 합법으로 풀리며 LG 홈브루의 강점이 상쇄되는 경향이 생길 전망이다. LG 홈브루는 이 지점에서 '내 취향에 맞는 프리미엄 맥주'라는 프레임을 세웠으나, 제조 과정이 최대 3주나 걸린다는 점은 부담이다. 집에서 편하게 맥주를 마시려는 사람이 LG 홈브루를 구입하는 것보다 생맥주를 배달시키거나, 혹은 프리미엄 맥주를 구입하는 것에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가격도 부담이다. 399만원이 책정된 상태에서 2리터 용량의 전용 스테인리스 보관용기 ‘LG 홈브루 보틀’도 6만9900원에 달한다. 어지간한 주당이 아니라면 선뜻 구입하기 어렵다. LG전자는 케어솔루션을 통해 일종의 할부개념을 도입해 소비자의 부담을 낮춘다는 계획이지만 이 역시 장담하기 어렵다. 케어솔루션 월 사용료는 선납금 100만원 납입 시 1~3년차 6만9900원, 4년차 3만4900원, 5년차 1만4900원이다. 선납금 없이 이용할 경우 월 사용료는 1~3년차 9만9900원, 4년차 3만9900원, 5년차 1만9900원이다. 일각에서는 LG 홈브루의 높은 가격으로 인해 초반 '과시용' 구매만 제한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내 입맛대로 맥주를 즐긴다는 모토도 모호하다. 캡슐 패키지라는 기본 가이드 라인이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생각보다 풍부한 스펙트럼을 자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캡슐 패키지는 5가지이며 각각 3만9900원이다.

LG 홈브루에 대한 이견은 갈리지만, 업계에서는 그래도 '해볼만 한 전투'라는 말이 중론이다. LG전자는 캡슐의 종류를 다양하게 만드는 한편 비록 시간은 걸려도 나만의 맥주를 만들 수 있고, 할부 비즈니스의 전격적인 도입을 통해 고객의 구매 진입장벽을 낮추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전망이다. 여기에 스타일러스 등 신가전의 성공 DNA를 접목해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각오다. LG전자 H&A사업본부장 송대현 사장은 “차별화된 생활가전 기술로 탄생한 LG 홈브루가 최고의 원료로 갓 뽑아낸 나만의 맥주를 집에서 즐기는 특별한 즐거움을 고객들에게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