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5일 정부를 향해 공개적으로 “고맙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박 회장이 최근 SNS를 통해 한일 경제제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하는 한편 “정부는 경제서 손을 떼야 한다”고 지적했던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박 회장의 변신은 정부의 전격적인 규제완화 조치에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을 찾아 “공무원 한 분 한 분 업어드리고 싶은 심정”이라면서 “식약처의 실험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회장이 주목한 대목은 공유주방 규제 완화다. 공유주방은 공동으로 사용이 가능한 주방을 통해 외식 자영업자가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방식이며,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창업주도 관심이 높을 정도로 새로운 사업 기회로 평가받는다. 다만 국내에서는 관련 법령 미비로 공유주방 사업이 탄력을 받지 못했으나, 최근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사업의 기회가 열렸다.

박 회장은 공유주방 규제 완화를 기점으로 더 많은 영역에서 규제 완화가 이뤄지면 좋겠다며 “식약처의 공유주방 샌드박스 승인 사례가 산업·금융부문 규제 샌드박스로 더 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SNS를 통해 정부의 지나친 규제가 새로운 사업의 발전을 가로막는다고 쓴소리를 했으나, 정부가 전향적으로 신사업을 위한 규제 완화에 나서자 “고맙다”며 그 성과를 인정했다. 정부와 날을 세울 때는 날을 세우지만, 정부가 고무적인 흐름을 보여주면 그에 맞는 ‘인정’도 한다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