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와 드라마로 한때 화제가 되었던 ‘미생(未生)’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드라마의 주무대인 ‘원인터내셔널’이라는 회사에서 인턴생활을 하고 정식직원 채용을 결정하는 테스트인 프레젠테이션에서 나온 대사이다. ‘장백기’의 발표를 보고 함께 참석한 주인공인 ‘오상식 과장’과 워킹맘으로 여성의 롤모델인 ‘선지영 차장’이 주고받은 말이다.

“저 친구 완전히 피티의 정석이네요. 한마디 한마디가 머리에 쏙쏙 들어와요. 아주 논리적인데요”라고 선차장이 말을 하자, 오상식 과장이

“잘 하긴 하는 데 머리만 치고 있어. 가슴을 쳐야 물건을 팔지”

영업을 담당하는 오과장의 승부사적인 촌철살인(寸鐵殺人)의 말이다. 승부를 봐야 한다는 생각이 기업 면접에 도입한 ‘프리젠테이션(피티:PT)면접의 기본 취지이다.

 

‘프리젠테이션’의 의미와 인재선발의 도구로 채택

다수의 사람을 앞에 두고 자신의 생각과 의지를 밝히는 커뮤니케이션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데모(DEMOSTRATION), 강연(LECTURE), 설교(SERMON), 스피치(SPEECH), 연설(ADDRESS), 프리젠테이션(PRESENTATION) 등이 그것이다. 제각기 조그씩 차이가 있다.

그런데 기업이 인재선발의 면접장에서 선택한 대중 화법으로 ‘PRESENTATION’ 이라고 이름을 붙여진 것을 채택하여 진행한다. 담아내는 내용에 취준생의 창의적 문제해결에 중점을 두어 ‘창의역량면접’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이 면접을 위한 인원규모, 시간의 한정, 주제의 한계 등을 감안하면 창의성보다는 ‘대중을 상대로 의지와 생각을 전달하는 신입사원’의 모습을 보려는 취지가 더 강하다.

 

정중함과 승부근성의 교차점

단어의 뜻을 한 번 살펴본다. 단어가 가진 뜻이 확장되어가는 것을 보면 실제적인 의미의 파생이 의미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PRESENT’는 잘 아는 대로 ‘선물, 현재, 출석하다’가 일반적인 뜻이다. 그런데, 의외로 영어사전에 보면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우선 그 단어의 사용 사례를 보자.

① The man presented a pistol at her.

② Present!.....Fire!

③ Present arms!

무슨 뜻일까? 그 뜻을 정리해 본다.

① ‘(권총을)겨누다’라는 뜻이다. ‘그 남자는 그녀에서 권총을 겨눴다’(방향성과 승부)

② ‘사격준비’이다. ‘사격 준비. 발사’(승부를 결정짓는 최종 준비)

③ ‘받들어 경례하다’의 뜻이다. ‘받들어 총!’(경의를 표하는 예법)

PRESENTATION의 의미와 기능을 종합하여 정리하면,

‘내가 생각하고 준비한 것을 청중(외부적으로는 거래처, 발주자이고 내부적으로는 상사, 동료 또는 후배)들이 반드시 수락,채택하여 실행이 되도록 품격을 갖추고 정성을 다하여 설득하는 대중커뮤니케이션’이다.

이런 해석은 본 컬럼의 도입부에 예를 든 ‘미생(未生)’드라마에서 오과장이 읊조린 ‘가슴을 쳐야 물건을 팔지!’라는 말의 맥락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ADDRESS(연설)나 SPEECH(스피치)는 잘 아는 사람을 대상으로 내 생각을 일방적으로 말하고, DEMONSTRATION(데모)는 부분적으로 기능이나 작동원리를 보여주는 수준의 커뮤니케이션으로 보자면 확연히 차이가 나는 의도가 보일 것이다.

전문가중에는 프리젠테이션을

- ‘청중 전원이 반대자이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라는 전제로 시작하여도 내가 주장하는 것이 수락하고 채택되도록 해야하는 대중대상의 커뮤니케이션이다.

라고 정의내리기도 한다

 

프리젠테이션면접 진행 방법과 우려

이런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기에 제대로 된 프레젠테이션으로 면접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 면접에서 제대로 진행하기가 어려운 것은 시간과 장소의 한계 때문이다. 주제선정, 발표시간, 준비시간 등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주제는 30여분 전에 주고 준비토록 한다. 회사내 컴퓨터실이 있고 파워포인트를 사용케하는 경우는 1시간 정도 주고 준비하게 한다. 일부 회사이기는 하지만 서류전형 면접일자 통보 때 주제를 미리 주는 경우도 있다.

주제는 일반 시사성 주제가 주어지기도 하고 회사의 과제에 관한 주제를 주기도 한다. 회사 제품과 직결되는 전공의 경우는 제품의 기술 등 엔지니어링 주제가 제시되기도 한다. 발표는 1인당 5분에서 20분정도까지 시간을 준다. 준비 30분-1시간, 발표 5-20분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면접관은 보통 차.과장급이 되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된 프리젠테이션을 머리에서 버려라!

제대로 된 프리젠테이션은 합격,입사하고 난 후에 할 기회는 많다. 면접을 준비하면서 실제 기업에서 진행되는 프레젠테이션을 기본으로 너무 깊게 공부하고 따라하면 되레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다. 앞에서 말한대로 배운대로 준비하고 접근할 여건이 안되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우려는 PT(Presentation)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社)의 ‘(PPT)PowerPoint’와 유사한 것으로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것이다.

회사에 따라서는 큰 종이에 펜으로 써서 PT를 하는 경우도 많다.

 

프리젠테이션면접에서 점검하는 것

(1) 주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문제해결에 접근하는가?

주제를 이해하고 내가 말할 내용의 컨셉을 결정한 다음 논리적 전개를 해 나가는 가? 그리고, 관련 데이터를 조합하는가? (대개가 스마트폰 사용을 못하게 한다) 나름대로의 본인 생각을 접목시키는가? 제일 중요한 상대(청중)의 기대이익을 찾아 제시하는가도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2) 발표시간을 감안한 논리전개와 적합한 근거를 제시하는가?

논리와 발표의 순서를 잘 잡는가? 넓은 주제이지만 그 중 한부분을 선택하고 집중하여 진행하는가? 제한된 시간을 감안한 논리의 깊이를 갖추는가? 특히 준비와 발표시간 준수는 상당히 중요한 포인트이다. 하루에 40-50명을 쉬지 않고 면접을 보고 평가하는 면접관을 감안한 전략적 접근과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보는 것이다.

(3) 상대를 설득함에 리더십을 가지고 승부근성를 보이는가?

내가 준비한 내용에 간절함이 배여 있는가? 발표내용과 태도에 정성과 최선을 다하는가? 신입사원 지원자다운 면모로 패기있고 당당하게 발표하는가? 아는 주제든 모르는 주제든 자신감과 겸손함을 병행하는 자세를 유지하는가?

(4) 지원회사나 사회현상에 대해 관심과 지식이 있는가?

주제는 당연히 회사와 직접. 간접적으로 연결이 된 것이다. 단편적인 접근이 아니라 종합적인 지식과 식견을 보는 것이다.

이제 다음 컬럼에서 본격적으로 프리젠테이션면접에 대해 정리를 해 보겠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실제 면접에서 전개

- 프리젠테이션 주제 사례들

- 프리젠테이션 내용 구성 방법

- 프레젠테이션의 도구

- 프리젠테이션의 3대 요소

- 남다른 차별화 포인트 - 스토리(경험), 효과 제시, 기대이익

- 발표시 갖춰야 할 자세와 조심할 것

- 모르는 주제에 대한 대처 방법

- 평소 준비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