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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일 경제전쟁...핏대만 세울 일은 아니다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일본과의 분쟁에 대한 의견은 기사로도 작성해 보고, 아직도 현 상황에 대한 사태파악이 잘 안된 언론사들 기사에 댓글로 이건 아닌 것 같다고 나름의 의견을 어필해보기도 했다. 돌아오는 것은 우리 회사 욕부터 부모님의 안부를 물어주는 ‘친절한’ 반응이었다. 이래서야. 

이런 시국에 가만히 있는 것은 언론인으로서의 소명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단 한 사람이라도 관점을 돌려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면 그보다 더한 기쁨은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에는 조금 '더 강하게' 의견을 관철시켜보고자 한다.   

그에 앞서 ‘토착왜구’니 뭐니 하는 경악할 용어를 쓰며 기자의 부모님 안부를 물어주실 분들이 있을 것 같다. 전제부터 말씀을 드린다. 일본의 수출규제 행위? 잘못된 행위다. 국제법상으로도 용납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자유무역을 원칙으로 하는 국가에서 외교적 문제로 촉발된 현안을 경제로 확장시키는 것은 용납되기 어려운 일이다. 

다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이런 상황은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 당장 아베 총리 면전에 대고 “우리는 동맹국이 아니다”라고 공개석상에서 면박을 준 문 대통령의 행동, 일본 정부에서 보낸 축하 메시지에 대한 무시는 두고두고 아쉬운, 감정적 대응이 패착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패턴이다. 당장 이명박 전 대통령도 취임 첫 해 일본 국왕을 만났으나 집권 후반기에는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독도를 방문해 외교적 파장을 낳지 않았는가. 이승만 대통령 시절부터 친일파는 가까이 두고 국내 정치의 이해득실에 따라 일본을 감정적으로만 흔들었던 사례들이 반복되고 있으며, 일본이 이 과정에서 한국을 믿지 못하게 된 것도 심정적으로는 이해가 된다.

이와 같은 일본에 대한 대외적 무시와, 반일프레임 설정은 이미 우리가 일본에게 가진 불만을 어필하기에 충분한 정도를 넘어섰다. 한 마디로 ‘필요 이상’이었다는 것이다. 외교라는 것도 결국에는 힘의 논리이고,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강대국이어서 모든 것을 다 끊어버리고도 입는 손해가 0 이라면 사실 아무 상관없다.

하물며 경제적으로 상호 의존도가 높은 일본을 필요 이상으로 적대시한 것은 한국의 실정이 맞다. 백 보, 천 보, 아니 이억 보 물러서도 반박이 불가능하다. 

더 화가 나는 것은 이 화살을 일본으로 돌려 정부가 이제는 아예 반일감정을 본인들의 정치 입지를 위해 이용하고 있다는 것. 겉으로는 반일본 정서를 지피면서 뒤로는 은밀하게 일본 우익계 인사들에게 고개를 숙이던 군사독재시절의 악습이 지금도 정치권에서 일부 감지되고 있다.

답이 없는 것은 정부 뿐만이 아니다. 대학교수라 불리는 전문가들도 마찬가지다. 물론 모든 대학의 교수님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경악을 금치 못했던 것은 현 상황을 해석하는 몇몇 교수들의 발언이다. 이들은 반일감정을 통해 막무가내식 선동에 나서는 것 같다. 대략적인 뉘앙스는 이렇다. ‘일본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면서 ‘불화수소는 러시아도 공급할 수 있고, 북한도 불화수소 만들 수 있다’는 등이다

그 비현실적인 행태에 현업에서는 한숨만 깊어진다. 두 가지 생각이 든다. 첫 번째, 일부 대학교수들이  이것을 모르고 있었다면 그는 강단에서 누군가를 가르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두 번째, 이를 알고도 위와 같은 소리를 했다면 그는 지성의 재단에 설 자격이 없다. 

국내 일부 언론도 답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모 유명 언론사의 데스크 쯤 되는 분이 ‘일본이 큰일인 이유’라는 식의 제목으로 칼럼을 쓴 것을 본 적이 있다. 내용인 즉, ‘우리가 이미 일본을 이겼다...당장은 힘들지 몰라도 하나하나 일본산 재화를 국산으로 대체해 나가면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큰 틀에서는 맞는 이야기다. 다만 이 칼럼의 메시지가 ‘일본에 대한 우리나라 산업계의 의존도가 높으니 조금 줄여보자’는 수준이었다면 여기에 대한 이견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그런 이성적인 수준이 아닌 ‘불타는 우리의 애국심으로 일본 세력을 무찔러 승리하자’는 되도 않는 논리 전개가 문제다.

살펴보자. 전제는 '대체해 나가면'이다. 그런데, 어느 세월에? 정말 당장만 힘들까? 반도체 소재 3개만으로도 지금 난리가 나게 생겨서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의 대표가 일본에 혼자 가서 물밑협상까지 하고 왔는데? 수 백 만개에 이르는 일본과 관련된 소비재를 현실적으로 100% 대체가 가능하다고 판단을 하는 것인가?  그 논리대로라면 애국심으로 일본 무역과 관련된 산업군들 다 고사시키고, 실업자 양산시키는 것이 ‘당장을 참으면’ 된다고 쉽게 말하면 될 일인가? 

침착할 필요가 있다. 얼마 전 어떤 사람이 성북구 안암동에 있는 한 일본식 술집의 일본어로 메뉴가 적힌 홍보용 입간판(공기 집어넣어서 세워놓는)을 훼손해 놓고 ‘국민의 양심이다’라고 쪽지를 써 놓고 간 일이 있었다고 한다. 이 사진이 언론을 타자 수많은 이들은 마치 그를 독립운동가 대하듯 한다.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 사람의 행동도 비정상적이지만 이 비정상적 행위를 감싸는 분들도 역시 비정상적일수 밖에 없다. 멀쩡하게 있는 남의 재산을 망가뜨려놓고 자랑이랍시고 쪼가리를 남겨놓고 간 것은 무엇이며, 일본식 술집과 일본이 수출규제를 한 것은 당최 무슨 상관관계가 있단 말인가? 아마 그 일본식 술집의 주인은 높은 확률로 한국인일 것이다. 설사 주인이 일본사람이라고 할지라도 남의 재산을 함부로 훼손하는 행위를 무엇으로 정당화 할 수 있단 말인가? 그걸 또 좋다고 치켜세우는 거의 무뇌에 가까운 판단은 대체 무엇에 기반한 것인가? 누가 봐도 명백한 남의 재산을 함부로 파손시킨 범죄 아닌가? 불매운동은 자발적으로 해야지, 누군가를 선동하며 피해를 입힌다면 그 숭고한 뜻도 무너지는 셈이다.

   
▲ 2017년 11월 6일 중앙일보 기사. 출처= 중앙일보

우리가 지금 말해야 할 것은 이 정부가 일본과 이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도록 국민으로서 독촉하는 것이다. 우리가 일본 맥주 한 번 안 마신다고, 일본 브랜드 옷 안 입는다고 감정적으로 대응해서 일본이 ‘아 우리가 잘못했구나’ 라고 지금의 조치를 철회한다고 하면 모르지만 그럴 가능성은 제로에 수렴된다. 냉정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얼마 전 열린 한일 실무회담에서 우리나라 측 외교 인사들이 푸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물론, 일본의 행동은 그 시작부터 저열했다. 문제는 여기서 더 나아가지 못하는 우리 측 관료들의 사고방식이다. 

열 받으면 끝나는 일인가? 우리나라의 수많은 근로자들의 생계가 달려있는 판에. 국민 세금으로 월급 받게 만들어줬으면 일본에게 몇 번을 더 무시당하더라도 그 상황을 국익에 위해가 없도록 해결해 와야 하는 게 그들의 역할이다.

대통령은, 외교부장관은, 산업부 장관은 이번 일을 본인들의 목숨을 걸고 우리 국익에 문제가 없도록 해결해야 한다. 조율에 실패하면 정말 자리에서 물러날 각오를 하고. 국민들은 그들이 제대로 일하도록 계속 부족한 점을 하나하나 끄집어 내 꾸짖어야 한다. 

일본의 잘못은 명명백백하다. 그러나 일본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활용한 것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지속적으로 이어졌고, 일본도 마찬가지로 우리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은 오랫동안 준비한 플랜을 통해 한국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두 나라의 아슬아슬한 유리공 던지기 게임에서, 일본이 공을 강하게 던진셈이다. 유리공은 깰 수 없으며, 최근 상황을 돌아보면 우리의 잘못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한 반성과, 유연한 대응을 통해 '우리'만 생각하자. 그게 지금 우리가 할 일이다.

박정훈 기자  |  pjh5701@econovill.com  |  승인 2019.07.15  13: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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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스타브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차분하게 현실을 바라보고 합리적인 의견을 내놓으면, 토착왜구로 몰아가는 단순한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시야를 보다 넓게 가지고 세상을 바라봐야 할 것입니다. 이런 용기 있는 글을 쓰신 것에 대해 응원 드립니다 ^^
(2019-07-16 19:12:37)
내동년배들다이기사본다
소비를 통해 감정을 드러내는게 당연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국민들은 국가가 등 떠 밀어서가 아닌 스스로 선택한 불매운동을 하겠다는데, 돌아오는 것은 우리의 잘못을 생각하는게 우리의 ‘할 일’이라고 하는 ‘친절한’반응이라니. 이래서야.
답이 없는 것은 정부,대학교수, 모 언론사의 데스크 쯤 되는 분이 아니라는것을 깨달았으면 해서 조금 더 ‘강하게’의견을 관철시키고자 댓글로 나름의 의견을 적어봅니다.^^

(2019-07-16 16:07:20)
토착왜구야
부모님 조국이 혹시 일본 아니신지
(2019-07-15 14: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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