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이 시작 되었습니다.

휴가를 어떻게, 어디로 갈 것인가를 궁리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에 일본은 열흘 연휴가 있었습니다. 현지 신문이 미리 설문조사를 했는데,

긴 연휴가 즐겁지 않다고 대답한 사람들이 67프로나 되더군요.

연휴 기간에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물었는데, 15프로만 여행을 떠나겠다고 했고,

나머지 대다수는 책을 읽거나 집에서 뒹굴 뒹굴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우리네에게 같은 조건에서 물었더라면 어떤 답이 나왔을까요?

우리네도 그리 다르지 않은 답이 나왔지 싶습니다.

왜냐하면 빠르게 변하는 피곤한 일상에서 무엇보다 일단 내려와

마음을 내려놓고들 싶어 할 거란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최근 50대 중반의 전직 방송 앵커가 지하철에서 몰카를 촬영하는

이해하기 힘든 일을 벌여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몇 년 전에는 현직 지검장이 노상에서 성적 추태를 벌인 일로 떠들썩한 일도 있었는데

같은 맥락으로 보였습니다.

결국 힘든 육체도 영향을 주었겠지만, 정작 문제는 정신이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마음을 정리해 아주 쉬운(?) 상식선으로 회귀만 했어도, 그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이

벌어졌을까 생각해보는 거죠. 그러나 상식선이 그렇게 쉬워 보이다가도 그들을 보면

마음 정리의 어려움을 다시 헤아려 보게 됩니다.

사무실이나 집에서 무언가 깊이 생각을 해야 하거나, 고민스러운 결정을 해야 할 때

습관화된 루틴이 있습니다. 일단 산책을 나갑니다. 그냥 주변을 걷습니다.

그러고는 사무실이나 집에 들어와 결정해야 하거나 고민되는 일과는 무관한

정리 정돈에 몰두 합니다. 서류나 메모, 책 등 주로 버릴 것이 대상이 됩니다.

그러면 어느새 해법이 생겼거나 해법 근처에 와있음을 여러 차례 경험했습니다.

어느 식물학자가 말했더군요.

‘은퇴나 숲속에 물러나 있는 자아는 투쟁의 자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거라고’

투쟁을 현실로 바꾸니 더 그럴듯하게 있어야 할 마음의 자리가 느껴지고 다가옵니다.

내게는 일종의 마음 정리 절차가 휴가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으로 확장이 됩니다.

손자들을 위해 용기를 내서 책을 쓴 어느 할아버지의 글이 기억납니다.

‘여름 아이는 푹푹 자란다’

나이든 심리학자는 나이 든 사람들에게 권합니다.

‘세월가면 맛과 향이 좋아지는 치즈나 와인처럼 나이를 드세요’

이 분들의 말을 보면 다 때를 맞추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들 마음도 때에 맞추어 있을 곳에 두라는 말로도 읽힙니다.

그걸 제 자리에 놓는 일이 휴가라고 하면서 말이죠.

휴가와 마음정리를 연결하다가 근사한 말을 발견했습니다. 심리지리학!

행복한 공간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넓히고,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 설계하고, 과학으로 이룸!

이것을 공부하면 행복으로 가는 휴가 길까지도 가능해지리라는 기대가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