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수퍼 사이클(장기호황)이 종료된 가운데, 글로벌 D램 가격이 10개월만에 처음으로 반등했다. 업계에서는 한일 경제전쟁의 여파로 일부 업체들이 구매량을 늘렸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D램 가격은 DDR4 8Gb 기준 3.0달러를 회복했다. 의미있는 반등은 아니지만 일본의 경제제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일본이 한국에 대한 소재분야 수출규제에 돌입하며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우려가 커지자, 일부 업체들이 D램을 집중적으로 사들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본의 제재로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제대로 물량을 생산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단기간에 매입에 나섰다는 평가다. 이 과정에서 D램의 가격이 올랐다는 분석이다.

▲ 3세대 10나노급(1z) 8Gb(기가비트) DDR4(Double Data Rate 4) D램이 보인다. 출처=삼성전자

미중 무역전쟁이 휴전으로 접어들며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압박 기조가 일부 풀리는 등,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 훈풍이 불었기 때문이라는 말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주요 D램 업체들이 추후 감산을 통해 공급 조절에 나설 경우 가격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큰 틀에서 낙관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현재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업황 악화의 터널을 지나고 있으며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D램 시장은 전년 대비 17.5% 줄어든 약 92조4000억원으로 전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