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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는 왜 리메이크에만 열중할까제작사들 “소비자가 좋아하기 때문”이라지만 대부분 원작보다 평점 낮아
   
▲ 리메이크 <알라딘>은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하고 있지만 평론가와 대중 평가단으로부터 원작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출처= Disney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최근 몇 년 동안 영화 제작사들은 리메이크 작품 덕으로 상당한 재미를 봤다. 2019년만 해도 <샤프트>(Shaft), <덤보>(Dumbo), <업사이드>(The Upside), <알라딘>(Aladin) 같은 리메이크작들이 영화계를 휩쓸었고 다음 주에는 <라이온 킹>(The Lion King)의 실사 리메이크작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들의 논리는 간단했다. 컨텐츠가 넘치는 세상에서 소비자들은 리메이크 영화의 친숙함을 이끌린다는 것이다. 이런 리메이크 작품들에 대한 평론가들의 평가는 그다지 좋은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들은 추억을 떠올리는 리메이크 작품들을 좋아하는 것 같다. 어차피 제작사는 소비자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것을 주는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니까.

디즈니의 경우, 2019년 출시 작품의 3분의 1이 과거 애니메이션의 실제 리메이크 작품들이다. 그리고 <살인무도회>(Clue, 디즈니의 20세기 폭스)와 <클루리스>(Clueless, 파라마운트) 같은 작품들도 리메이크로 제작 중이다.

하지만 새 연구는 관객들도 리메이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적어도 압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리메이크작 보다는 원작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종종 모호한 용어로만 언급돼 왔던 리메이크에 대한 정서를 계량화해 보여준다. 이 연구는 관객들이 리메이크 작품을 그저 미적지근하게 받아들이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제작사들에게 시사해 준다. 리메이크에 의존하는 제작사들은 어쩌면 조만간 관중들로부터의 피로감과 흥행 반발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할 지 모른다.

박스오피스 수익 및 영화 판매 계획을 알고리즘 방식으로 추적하는 웹 사이트 더넘버즈(The Numbers)의 브루스 내시는 "리메이크 영화 전성시대는 갔다. 이제 리메이크 작품 열기가 곧 식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온라인 마케팅 업체 버브 서치(Verve Search)의 제임스 반스 연구원이 온라인 베팅 사이트인 카주모(Casumo)의 후원을 받아 수행했는데, 이들의 설문조사에서 관객들은 리메이크 작품의 90% 이상이 원작에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정도의 비율은 리메이크를 혹평하는 유명 비평가들보다도 더 높은 수치다.

이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연구원들은, 영화 및 TV 드라마 사이트 IMDB(Internet Movie Database)의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100편 이상의 리메이크 작품에 대한 평가를 의뢰했다. 그들은 그 점수들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한 원작과 비교했다(IMDB 사용자는 원작 영화와 리메이크 영화를 모두 평가할 수 있게 했다).

그 후, 연구원들은 전문 평론가들이 영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신뢰할 만한 지표로 간주되는 메타크리틱(Metacritic) 점수에도 똑같은 방식을 적용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리메이크 작품의 91%가 원작보다 평가 점수가 낮은 것을 발견했다. 비평가들의 점수인 메타크리틱은 87%로 오히려 IMDB 시청자들보다 적었다.

리메이크와 원작 사이의 차이가 가장 큰 작품은 날 수 있을 만큼 귀가 큰 서커스 코끼리에 관한 애니메이션 고전 <덤보>를 리메이크한 실사 영화였다. 전문 평론가들의 메타크리틱 점수에서 941년 원작은 96점을 받았지만 리메이크 실사 영화는 51점을 받았다. IMDB 시청자들도 원작에 73점, 리메이크 작품에 66점을 주었다.

디즈니의 최근작 <알라딘>도 평론가들은 원작에 86점, 리메이크에 53점을 주었고 IMDB 시청자들도 원작에 80점, 리메이크에 74점을 주었다.

   
▲ 알프레트 히치콕의 1960년 원작 사이코(좌)와 1998년 리메이크작. 리메이크작이 원작보다 평점이 크게 낮았다.   출처= 유튜브

전반적으로, 공포 영화 리메이크 작이 가장 점수가 낮았다. <공포의 여대생 기숙사>(The House on Sororority Row)와 <캐빈 피버>(Cabin Fever)는 평론가 점수에서 원작보다 40점 이상 떨어졌고, 1960년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고전 <사이코>(Psycho)를 리메이크한 거스 반 산트의 1998년 동명 작품은 IMDB 시청자 점수에서 원작보다 39점이나 뒤졌다(평론가의 점수는 시상식이나 품평회에서 수상의 신호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제작사들이 영화를 만들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다).

반면 리메이크가 원작보다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도 있다. 그 중 하나가 2018년작 <스타 이즈 본>(A Star Is Born)으로, 브래들리 쿠퍼와 레이디 가가가 출연한 리메이크작이 평론가 점수에서 88:77, IMDB 시청자 점수에서 79:76으로 1937년 원작을 앞섰다. 그러나 이것은 아주 드문 예외다.

이 데이터는 어쩌면 일종의 확증 편견(confirmation bias)의 결과일 수도 있다. 향수가 갖는 본성 상, 관객들이 원작 영화가 더 낫다고 생각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새 영화를 보기 위해 돈을 지불하지 않을 수는 없다. 관객들은 불평하면서도 지갑에서 돈을 꺼내니까.

실제로 <덤보>는 미국내에서 1억 1400만 달러, 세계적으로 2억 3700백만 달러를 벌어들여 그다지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지만, 역시 원작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은 <알라딘>은 비마블(non-Marvel) 영화 중 2019년 최고의 흥행작이자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9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멜 깁슨의 2000년 코미디 영화 <왓 위민 원트>(What Women Want)를 리메이크한 <왓 맨 원트> (What Men Want)는 IMDB의 시청자들의 저평가(원작 64점, 리메이크 50점)에도 불구하고 2천만 달러의 예산으로 5천 5백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역시 디즈니의 리메이크 실사 영화 <미녀와 야수>도 리메이크 작이 원작보다 평론가 점수에서 30점, IMDB 시청자 점수에서 8점이 낮았지만, 전 세계에서 12억 60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하지만 디즈니 영화는 약간 비정상일 수 있다. 반스 연구원은 "’디즈니 캐릭터의 친숙함이 여전히 간객들을 끌어 모으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사전 조사에 따르면 다음 주 개봉되는 <라이언 킹>도 좋은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더넘버즈의 브루스 내시는 그런 애니메이션 리메이크작들의 인기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한 리메이크작들에 약간의 마법이 작용한 것은 원작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던 부모들에게 호소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디즈니는 <덤보>, <알라딘>, <라이온 킹>, 그리고 <뮬란>의 예고편에서 조심스럽게 벗어나야 할 것입니다. 그 모든 것들이 관객들에게 ‘과잉’으로 보일 수 있으니까요.”

홍석윤 기자  |  syhong@econovill.com  |  승인 2019.07.13  10:3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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