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5G 상용화 100일, 이통3사들의 5G 가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5G 가입자는 상용화 69일만인 지난 6월 10일 100만 가입자를 돌파하는 등 예상보다 빠르게 확산되면서 연내 3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KT는 지난 4월 상용 직후 10만 가입자를 먼저 확보하면서 5G 정국을 주도했으나 다음 달 SK텔레콤이 역전하면서 흥미진진한 모습도 연출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5G 국면을 맞아 이통사 만년3위 꼬리표를 떼는 데 집중하는 가운데 가입자 2위인 KT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혀나가고 있다. 다만 건강한 5G 생태계를 위해서는 갈 길도 멀다는 말이 나온다.

▲ LG유플러스가 5G 상용화 100일을 맞아 가입자 점유율을 30% 이상 확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출처=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5G는 새로운 기회...만년 3위 탈출 의지

LG유플러스는 올 하반기 5G 가입자 점유율을 30%이상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통3사의 고착화된 시장구도에 변화의 조짐을 일으킨다는 각오다.

내부적으로는 고무적이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5:3:2 점유율을 보이는 고착화된 구도가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의 자체 집계 결과, 6월말 기준 LG유플러스의 5G 가입자 점유율은 29%를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LG유플러스는 5G폰이 출시된 4월부터 6월말까지 3개월 동안 번호이동 시장 신규 가입자 점유율 역시 약 31%(알뜰폰 제외)를 차지했다는 설명도 덧붙이며 성장세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LG유플러스는 U+AR, U+VR, U+프로야구, U+골프, U+아이돌Live, U+게임 등 6대 서비스를 기반으로, 코엑스, 강남역, 하남 스타필드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대형 팝업스토어를 설치하여 고객들이 5G를 가입 전에 미리 만나볼 수 있도록 체험기회를 제공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5G 기지국 구축과 함께 ‘EN-DC’, ‘빔포밍’, ‘MU-MIMO’ 등 3대 핵심 기술을 네트워크에 적용, 속도와 품질의 차별화에 성공한 것이 이 같은 변화를 이끌어 낸 주요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네트워크, 서비스, 마케팅을 3대 핵심 가치로 5G 시장을 이끌겠다는 방침이다.

서울, 수도권과 전국 85개시 지역 중심으로 연내 8만개의 5G 기지국을 구축을 서두르는 한편 하반기부터는 인빌딩 구축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대형 빌딩과 지하철 환승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5G 광중계기를 설치하고, 5G 전파가 도달하기 어려운 중소형 건물, 지하 주차장, 가정집, 소호(SOHO) 등에도 5G 초소형 중계기를 설치하여 5G 서비스 지역을 지속 확대하여 커버리지 측면에서 가장 앞서 나간다는 방침이다.

5G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지난 4월 서울 수도권 네트워크에 우선 적용한 EN-DC, 빔포밍, MU-MIMO 등의 핵심 기술도 하반기 전국 망으로 확대 적용하여 속도 등의 품질 측면에서도 우위를 지속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5G 서비스와 콘텐츠 분야에서는 구글(VR), 엔비디아(게임) 등 글로벌 최고 파트너들과의 제휴하여 클라우드 VR게임과 같은 차별적 서비스를 지속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LG유플러스는 하반기 출시될 5G 스마트폰 특징과 연계하여 기존 서비스들을 맞춤형으로 최적화하여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AR, VR 등 현재 제공 중인 9000여편의 U+5G 전용 콘텐츠를 연말까지 1만 5000편 이상으로 확대하여 콘텐츠 경쟁력도 강화할 예정이다.

B2B 분야에서는 서울교통공사와 함께 하는 스마트 스테이션을 비롯해 스마트 팩토리, 드론, 자율주행 사업을 지속 강화시켜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전사 임직원들이 역량을 결집하여 변화와 혁신을 주도한 결과 5G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5G를 발판삼아 정체된 통신시장의 판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 KT의 5G 이용현황. 출처=KT

KT, SK텔레콤에 역전당하고 LG유플러스에게 쫓기고...입지 다져야

KT 역시 점유율 30% 이상을 목표로 최강자 SK텔레콤과 맹렬하게 추격하는 LG유플러스 사이에서 견고한 입지 다지기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특히 방점을 찍은 건 통신의 기본인 ‘커버리지’다. KT는 10일 연말까지 국내 최다 5G 기지국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KT는 통신업계에서 지난 4월 5일, 5G 상용화와 동시에 고객이 직접 5G 커버리지를 확인할 수 있는 5G 커버리지 맵을 공개한 바 있다. 11일엔 주간단위의 인빌딩 현황까지 포함된 ‘5G 커버리지 맵 또한 공개했다.

KT는 “KT가 현재 가장 많은 5G 개통 기지국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고객이 KT의 5G 서비스를 믿고 이용할 수 있도록 연말까지 가장 많은 기지국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7월 8일을 기준으로 실제 개통돼 5G 서비스를 제공하는 KT의 기지국 수는 4만 2103개다. 서울을 제외한 경기 남부와 북부 지역을 비롯해 강원, 충청, 전라, 경상, 제주에 이르기까지 2만 8249개의 5G 기지국을 개통했다.

KT 5G 가입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82% 이상이 5G 데이터 완전 무제한 요금제인 ‘슈퍼플랜’에 가입했다. 지역별로 살펴 보면, 서울과 수도권(50%) 지역이 절반을 차지했고 경상도(25%)와 충청도·전라도(각각 10%)가 그 뒤를 이었다.

KT는 5G 핵심 서비스 분야로 커뮤니케이션, 게임, 미디어를 선정했다.

KT는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인 리얼 360과 나를(narle), 게임 분야의 e스포츠라이브 서비스에 대한 2030세대의 호응이 컸다고 밝혔다.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대표 서비스인 리얼 360에 가입한 5G 가입자는 현재 약 8만명으로 25세에서 34세(34.2%)사이의 젊은 층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었다. 이외에도 최대 8명과 그룹영상통화가 가능한 ‘나를(narle)’의 5G 가입자는 7만 7000명이다. e스포츠라이브의 경우 7만 2000명이 가입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T는 하반기 영상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고도화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현모 KT Customer&Media 부문장은 “KT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의미 있는 길을 걷고 있는 만큼, 5G 1등을 달성하기 위해 고객 최우선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생활에 혁신을 불어넣을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와 함께 전국 최대 5G 커버리지를 확보하여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SK텔레콤이 지난 6월 26일 '5GX 시설수, 품질 바로알기' 설명회에서 밝힌 하반기 계획. 사진=이코노믹리뷰 정다희 기자

SK텔레콤, "결국은 품질"

5G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SK텔레콤은 정중동이다. 내실있는 서비스로 최강자의 입지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만 밝히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고속도로만 잘 깔려있는 것도 의미가 없고, 좋은 차만 가지고 있는 것도 의미가 없다”면서 “마찬가지로 갈 곳이 없는 곳도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5G망을 고속도로에 비유하며 현 5G 시대를 진단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또한 “서비스 품질 향상에 대한 부분은 이통3사가 모두 공감할만한 내용”이라면서 결국 5G 경쟁은 품질에 대한 부분이 담보가 되어있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실제로 5G 출범 이후 3사는 품질 경쟁으로 몇 차례 소음을 냈지만, 상용초기 수준 미달인 5G를 두고 의미 없는 논쟁을 벌인다는 소비자들의 눈총만 받았다.

업계에서는 5G 전략을 두고 각 통신사 사이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으나 아직 갈 길은 멀다는 평가다. 전국망 구축으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수준의 5G 커버리지와 속도를 달성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B2C 서비스들을 확충하고 새롭게 열리는 B2B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도 과제다.

LG유플러스와 KT는 각각 구체적인 목표 수준을 제시하면서 5G 확장에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을 비롯한 이통3사가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올 하반기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변화가 나타날지에 관심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