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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잃어가는 넷플릭스...믿을 구석은?오피스와 프렌즈 떠나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OTT 강자 넷플릭스의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핵심 콘텐츠 방영권을 줄줄이 놓치며 플랫폼 경쟁력에 균열이 가고 있다는 평가다. 넷플릭스는 경쟁상대를 전체 스트리밍 업체로 설정하는 한편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 글로벌 판로 경쟁력으로 위기를 넘긴다는 각오다.

CNBC 등 외신은 10일 워너미디어가 새로운 OTT인 HBO 맥스 공개를 앞두는 가운데 2020년부터 넷플릭스에 제공하던 인기 드라마 프렌즈의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7000만명의 고객 유치를 목표로 하는 HBO 맥스의 출범과 함께 워너미디어의 킬러 콘텐츠인 프렌즈가 넷플릭스의 품을 떠난다는 뜻이다. NBC 유니버셜도 6월부터 인기 시트콤 오피스를 넷플릭스에 제공하지 않고 있다.

   
▲ 리드 헤이팅스 넷플릭스 CEO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넷플릭스의 위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아마존프라임비디오 및 애플, 디즈니 플러스 등 막강한 경쟁자들이 자체 콘텐츠 역량을 바탕으로 넷플릭스에 플랫폼 도전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콘텐츠 제공자로 활동하다 자체 플랫폼을 구축해 넷플릭스에 대항하거나, 혹은 자체 플랫폼에 콘텐츠 투자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넷플릭스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이미 위기는 시작됐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RBC가 미국 OTT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아마존 플랫픔으로 영화 및 TV 프로그램을 시청한다고 응답한 시청자는 1년 전과 비교해 17%p 증가, 54%로 확인됐다. 2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22%p 증가했다. 1위 사업자 넷플릭스의 속도를 상회한다. 넷플릭스의 경우 여전히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나 영화 및 TV 프로그램 시청은 1년 전과 비교해 8%p 늘어나는데 그쳤다. 2년 전과 비교하면 10%p다.

경쟁자들은 날카로워지고 있다. 전통의 경쟁자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성장에 시선이 집중된다. 강력한 락인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을 통해 무료 시청자 층이 단단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양성도 큰 영향을 미쳤다. 아마존은 자체 프라임 비디오는 물론 일종의 번들 형태로 다른 콘텐츠 공급자의 채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훌루도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훌루를 이용하는 시청자가 1년 전과 비교해 18%p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반기 자체 스트리밍 플랫폼인 디즈니 플러스를 준비하고 있는 디즈니가 훌루의 경영권을 가져가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콘텐츠 다양성 시너지가 벌어질 경우 시장의 강자로 거듭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디즈니의 행보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미 넷플릭스와의 콘텐츠 공급을 중단한 상태에서 하반기 자체 스트리밍 플랫폼인 디즈니 플러스 출시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디즈니 플러스의 구독료는 월 6.99달러다. 넷플릭스의 구독료와 비교해 상당히 저렴한 편이며, 글로벌 진출은 유럽과 아시아가 2020년, 남미는 2021년이다.

페이스북도 잠재적 경쟁자다. 조심스럽게 동영상 스트리밍 콘텐츠 시장을 타진하고 있는 페이스북은 이를 바탕으로 일종의 가두리 생태계를 구축하려고 한다. 2011년부터 페이스북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던 리드 헤이팅스 넷플릭스 CEO가 지난 4월 하차한 지점이 의미심장한 이유다. 페이스북이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 진출을 앞두고 리드 헤이팅스 CEO의 넷플릭스를 견제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디즈니 플러스의 콘텐츠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겨울왕국2와 토이스토리4 등 양질의 콘텐츠를 이미 확보한 상태에서 2020년까지 약 50억달러의 콘텐츠 투자가 예상된다. 이는 넷플릭스와 비교했을 때 다소 낮은 편이다. 미래에셋대우 김수진 애널리스트는 “디즈니 플러스 콘텐츠 투자는 2024년까지 최대 100억달러가 단행될 것”이라면서 “넷플릭스의 콘텐츠 투자액은 지난해에만 120억달러에 달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의 위기는 로컬 미디어 플랫폼 전략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각 로컬의 강자들이 넷플릭스의 흔들림을 놓치지 않고 현지 콘텐츠 협력을 통해 기회를 잡는다면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지상파 푹과 연계한 SK텔레콤 옥수수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넷플릭스의 공습에 대비해 현지 콘텐츠를 다수 가진 지상파 등과 연합하는 새로운 로컬 전략이 가동될 수 있다.

넷플릭스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태세다.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을 강화하며 현지 콘텐츠 사업자와의 접점을 강화할 전망이다. 한국의 스튜디오 드래곤 등과 함께 협력해 콘텐츠에 투자를 단행, 넷플릭스의 글로벌 플랫폼으로 끌어내는 방식이다. 넷플릭스를 통하면 콘텐츠가 단숨에 글로벌 무대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며 생태계를 확장시킬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로컬 사업자, 특히 결제 인프라를 가진 현지 2위 혹은 3위 사업자와 손을 잡고 국지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와의 협력이 대표적이다.

더 큰 목표를 잡아 경쟁자를 따돌리는 장기 로드맵도 있다. 아직 전체 스트리밍 시장은 성장의 여백이 넓으며, 이를 중심으로 큰 그림을 그리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캐나다의 네트워크 솔루션 기업인 샌드바인(Sandvine)의 조사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전 세계 모바일 스트리밍 트래픽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에 머물렀다. 미국을 기준으로 넷플릭스가 전체 TV 스크린 소비 시간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0%에 불과하다. 

넷플릭스는 이에 착안해 게임 포트나이트를 경쟁자로 설정하는 '거대한 그림'을 현실로 옮기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가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하지 않고 신유통을 통해 종합 ICT 플랫폼 회사를 지향하며 라이벌과 전혀 다른 시장을 설정하는 전략과 유사하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9.07.11  12:5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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