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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인사이드] 前 프로게이머가 ‘게임 갈등’ 겪는 가정에 건내는 조언프로게이머 출신 청년문화포럼 황희두 회장 인터뷰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 분류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국제기구가 정한 진료 기준을 우리나라에도 도입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다. 다른 WHO 회원국들은 별다른 반발을 보이지 않는데 유독 우리나라만 이에 대한 논쟁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대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그 주요 배경 중 하나에는 게임과 관련한 부모와 자식간 갈등이 오래도록 지속됐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다.

‘이코노믹리뷰’는 스타크래프트 프로팀 MBC 게임 히어로즈 출신 황희두(27) 씨를 만나 부모와 자녀가 게임 문제로 겪고 있는 주된 갈등과 그 원인, 해결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황희두 씨는 15살부터 18살까지(만 나이) 3년 간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를 준비해 19살에 MBC 게임 히어로즈에 입단했다. 그 이후 1년 간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고 은퇴했으며 현재 청년문화포럼의 회장을 맡고 있다.

황희두 회장은 현재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주로 학생과 부모를 대상으로 게임과 1인 크리에이터 등에 대한 강연활동을 하고 있다.

   
▲ 황희두 청년문화포럼 회장 모습.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자녀가 어떤 게임을 하는 지 정도는 알아야"

황희두 회장은 학생 자녀를 키우는 부모님을 대상으로 게임 관련 강연을 진행한 경험을 통해 세대간 인식의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저는 강연을 하면 꼭 과거 모 지상파 뉴스에서 PC방의 두꺼비집을 내리고 이용자들의 반응을 본 실험을 통해 게임과 폭력성의 상관 관계를 보도한 영상을 보여주는데 이때 부모님들이 격하게 공감하시더라”고 말했다.

사실 이 보도는 당시 억지 논리라는 이유로 시청자들의 반발을 샀으며 현재는 해당 언론사의 ‘흑역사’로 자리잡은 보도다. 그는 “이런 영상에 크게 공감하시는 모습을 보며 생각보다 더 큰 인식의 차이가 있다는 걸 알았다”면서 “현장에 가보면 약 80% 정도의 부모님들이 자녀가 게임 때문에 악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자녀의 성적 저하와 폭력성 등의 원인을 게임탓이라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아이들이 게임에 빠지는 계기는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재미있어서 게임에 빠지는 경우도 있지만 현실에서 소외받는 아이들에겐 게임이 소통의 창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이 어떤 장르, 어떤 게임을 하는지를 먼저 아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그러나 강연에서 만난 부모님들께 자식이 어떤 게임을 하는지 여쭤보면 대부분 모르신다”고 말했다. 자녀가 어떤 게임을 열심히 하는지를 들여다보면 왜 게임에 빠졌는지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도 있는데 그런 시도를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게임이 학생들 사이에서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문화로 자리잡았다는 점도 영향이 있다. 황 회장은 “학교에서 강의를 하면 학생들이 어떤 게임을 하는 지 물어본다”면서 “보통 리그오브레전드,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등 인기 게임을 하는데 종종 인기가 없는 게임을 하는 학생이 있으면 다른 학생들이 비웃는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고 밝혔다. 그만큼 게임이 또래들과 어울리는데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인 셈이다.

황희두 회장은 “부모님들이 게임을 싫어하거나 게임 때문에 자녀가 망가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면서 “게임에서 직접적으로 폭력성이 부각되거나 온라인 상으로 올바르지 못한 언어가 오가는 등 일부 문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그는 “게임을 인위적으로 막기 시작하면 사춘기의 저항심리가 맞물려서 더 이상한 길로 빠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황 회장은 “게임은 이제 없앨 수 없는 문화 콘텐츠가 됐다”면서 “건전한 소통을 통해 학생들이 학업과 게임의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 황희두 청년문화포럼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자녀? 그냥 2주만 시켜보세요”

황희두 회장은 자녀가 프로게이머를 꿈꿔서 고민을 겪는 부모를 수십명 이상 만났다. 실제로 해당 학생의 온라인 코칭을 2주 정도 맡기도 했다. 아이가 몇시에 일어나고, 게임을 얼마나 했고, 언제 잤는지 등을 메신저로 체크하는 형식이다. 황 회장에 따르면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려면 하루 18시간 이상은 게임을 해야한다.

황 회장은 “학생들은 처음엔 게임을 실컷 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제게 고마워하며 3~4일 정도는 열심히 하지만 일주일쯤 후부터는 연락이 대체로 끊긴다”고 말했다. 주어진 연습량을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오히려 프로게이머가 되겠다는 아이를 말리는 것보다는 일정 기간동안 올인을 시켜보는 것도 방법”이라면서 “실제로 제대로 시켜보면 포기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설명했다. 같은 문제로 장기간 대립하는 것보다는 단기간 시도를 해보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만약 그정도 일정을 소화하는 열정이 있는 아이라면 게임하는 걸 억지로 막고 공부를 시키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정당하게 기회를 주고 이를 지키지 못하면 서로간 합의의 근거도 마련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방법일 수 있다는 말이다. 

황희두 회장을 필두로 청년문화포럼의 일부 위원회는 게임질병코드등록 등재를 막기 위해 결성된 공동대책위원회에 참여해 활동 하고 있다. 황 회장은 “게이머 출신으로서 부모님과 학생 간 소통을 돕는 일을 지속해 나가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현수 기자  |  hyunsu@econovill.com  |  승인 2019.07.15  10:5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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