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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유통기업, 매장 상품인식기술 도입 열풍아마존고에 자극 - 대형매장 적용엔 한계, 신용카드 안쓰는 저소득자 배척 여론도
   
▲ 한 여성 소비자가 테스코에서 사려는 물건의 바코드를 직접 스캔하고 있다.    출처= TESCO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영국의 슈퍼마켓 테스코(Tesco)에서 한 남자가 사탕 진열대 통로를 지나면서 초콜릿 바를 집어 뒷주머니에 넣는다. 그러나 그는 매장에서 물건을 훔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매장 곳곳에 장착된 감시 카메라는 그가 진열대에서 집어 드는 모든 물건과 그의 몸을 모두 추적한다.

세계 최대의 슈퍼마켓 운영자 중 하나인 테스코는 최근 이 기술을 투자자들에게 보여주면서, 실제 매장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더 편리하게 하기 위한 아이디어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테스코는 쇼핑객들이 어떤 상품을 고르는지 추적하는 카메라를 곳곳에 설치하고 대신 계산원을 없애는 매장을 시험하고 있다. 고객들은 그저 게이트를 통과하는 것만으로 돈을 지불한다.

소매업체들은 아마존이 미국에서 무인 매장 아마존 고(Amazon Go)에서 선보인 기술과 비슷한 이 기술이 비용을 절감하고 고객들이 계산대에 긴 줄을 서지 않아도 되게 함으로써 전자상거래 대기업으로부터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동안 유럽에서 전통적인 소매업체들이 이런 기술을 확장하려는 노력은 대개 영국에 있는 미국의 식품점들에게도 큰 관심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슈퍼체인 크로거(Kroger)는 지난해 영국의 오카도 그룹(Ocado Group PLC)과 손잡고 가정 배달을 수행하기 위한 완전 자동 로봇 창고를 지었다.

타깃(Target)의 임원을 거쳐 컨설팅 회사 레드아처리테일(Red Archer Retail)을 설립한 크리스 월튼은 "아마존이 아닌 회사가 이런 시험을 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테스코의 이번 시험이 미국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테스코는 직원들과 함께 이 기술을 테스트한 뒤 내년에 이른 바 ‘셀프 픽업 무인매장’(self-styled pick and go)을 일반에 선보일 계획이다. 회사는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트리고 비전(Trigo Vision)이 개발한 이 기술을 더 작은 규모의 식품점으로 확대하기를 원한다.

4000 평방피트(112평)의 테스코 시험 매장 천장에 장착된 150대의 카메라가 고객들이 진열대에서 집어가는 상품을 3D로 재생한다. 최근 시연회에서 테스코의 시스템은 매장을 돌아다니는 쇼핑객들을 일일이 감지하면서 고객이 담는 모든 상품을 확인하고 가격을 집계해 고객이 지불해야 할 금액을 정확히 산출했다. 테스코는 고객이 매장에 들어서면 앱이나 로열티 카드를 통해 고객의 신원을 파악하고 매장을 나갈 때 앱으로 요금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매장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는 고객을 분석하고 고객이 담는 상품을 집계해 지불해야 할 금액을 정확히 산출한다.   출처= Consumer Report

테스코는 투자자들을 위한 설명회에서, 이 시스템이 카메라만 사용하기 때문에 경쟁사들이 사용하는 시스템보다 비용이 10분의 1밖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마존 고의 경우는 카메라와 센서를 사용해 고객들의 상품 픽업을 추적한다. 또 고객들이 매장에 들어갈 때 게이트에서 QR코드를 스캔해야 한다.

프랑스의 거대 소매업체 까르푸(Carrefour SA)도 카메라가 고객들이 선반에서 픽업한 상품을 추적하고 매장을 떠날 때 자동으로 요금을 부과하는 시스템을 최소 두 개의 매장에서 테스트하고 있다. 까르푸는 프랑스 스타트업 코피우스 테크놀로지(Qopius Technology)와 협력하고 있는데, 이 회사의 카메라와 소프트웨어는 상품에 부착된 라벨까지 읽을 수 있다.

센세이 테크(Sensei Tech)의 공동창업자인 바스코 포르투갈은 "예전에는 제품인식 기술을 소매업체에 판매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소매업체에게 그런 기술을 설명하면 마법처럼 들려서 미친 사람 취급을 받곤 했습니다. 지난해 아마존고가 나타나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후 시장의 수요가 급증했지요."

제품 추적하기 위한 컴퓨팅 파워 장비로 매장을 채우고 수만 달러를 버는 포르투갈의 스타트업은 올해에만 세 곳의 유럽 식품 소매업체에 회사의 시스템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최대 슈퍼마켓 체인 슈퍼살(Shufersal)eh guswo 진행 중인 테스트 결과가 좋으면 모든 매장에 유사한 기술을 배치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대변인은 "이제 고객들이 계산하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린다는 생각은 완전히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기술을 도입하는 소매업자들에게도 몇 가지 어려움이 있다. 테스코는 실험에 사용된 시스템이 고객의 얼굴은 인식하지 못한다고 말했지만, 고객들은 자신들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것에 대해 예민할 수 있다. 이미지 인식기술은 또 규모가 큰 매장에서는 비용이 많이 들고 엄청난 양의 현장 컴퓨팅 자원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포르투갈은 컴퓨팅 파워의 가격은 떨어지고 있어 제품 추적 시스템의 상업적 이용을 점점 더 실용적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마존 고가 출시된 후 처음의 흥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소매업체들은 신용카드가 없어 현금으로 지불해야 하는 저소득층 쇼핑객들을 배제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에 직면해 있다. 샌프란시스코를 포함한 여러 도시의 의원들은 현금을 받지 않는 상점을 금지시키는 방안을 려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 소매업체들은 대개 규모가 큰 대형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서 이런 대형 매장에서 카메라로 하루 종일 수만 개의 상품을 추적하는 것은 비용이 더 드는 작업이다.

월마트의 경우, 뉴욕의 한 매장에서 수백 개의 제품을 인식할 수 있는 인공지능 카메라를 시험하고 있지만, 단지 재고를 관리하는 목적으로만 사용할 뿐이다. 월마트는 축구장 만한 크기에 제품 수만 3만개가 넘는 ‘실제 매장’에서 이 시스템을 테스트할 계획이지만, 고객이 구매 확인을 하기 위한 카메라 테스트는 아니라고 말했다.

크로거도 지난해 고객이 쇼핑할 때 제품을 스캔하고 백에 담은 다음 스캔한 최종 바코드를 확인함으로써 지불을 마무리하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더 빠른 지불을 위한 여러 아이디어들을 검토했지만 아마존고 스타일의 기술을 채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홍석윤 기자  |  syhong@econovill.com  |  승인 2019.07.10  13:3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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