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인생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현재의 자산관리 전략은 분명 과거와 달라져야 한다. 뚜렷한 명분이나 목표 없이 단순히 돈을 불리기 위한 재테크(財Tech) 기술만으로 단축된 경제활동 기간과 길어진 은퇴 후 인생 모두를 감당할 수 없다. 저성장·저금리·고령화 시대의 자산관리는 무엇보다 먼저 본인과 가족의 인생 전반을 조망하고, 신규주택 구입이나 은퇴준비와 같이 중요한 재무목표에 필요한 자금을 효율적으로 준비하고 관리하는 재무설계(Financial Planning)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어릴 때부터 용돈을 관리하거나 처음 은행 거래를 하는 방법, 부채나 신용관리 중요성을 부모나 학교로부터 체계적으로 배우지 못한 채 힘들게 취업문턱을 넘어선 20대 사회 초년생들은 무분별한 지출과 소비로 인해 발생한 빚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경우도 많다. 20대 자산관리의 핵심은 다양한 금융상품 경험을 통해 본인의 투자성향을 가늠해 보며, 동시에 일정 규모의 종잣돈을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종잣돈을 만드는 특별한 비법이나 지름길은 없다. 시작이 어렵다면 본인 연봉의 대략 2배 수준의 금액을 목표로 정하고, 적금과 적립식 펀드를 활용하여 과정이 힘들더라도 인내심으로 견디어 보자. 처음부터 욕심을 부려 무리한 금액을 저축하려고 서두르면 오히려 만기 전에 중도해지라는 씁쓸한 경험으로 낭패를 볼 수 있다. 비록 적은 금액이라도 다양한 상품을 소액으로 여러 건 나누어 가입하고, 연봉에 맞춰 점차 금액을 늘려가며 만기까지 유지하는 소중한 경험은 장기투자와 자산관리의 기초가 된다. 은행방문이 어렵다면 보다 친숙한 모바일 뱅킹과 온라인 자산관리시스템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하여 거래비용도 줄이고 재미있게 다양한 금융상품을 비교해 볼 수 있다.

결혼과 함께 가정이 생기고 자녀가 성장하는 30~40대에는 목돈이 들어갈 이벤트도 많지만, 지출 보다 소득이 많은 시기로 저축과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려야 한다. 특히 30대에는 거주 지역과 주택구입에 대한 의사결정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따라 주택구입을 위한 주택청약과 매매, 임차를 위한 대출 활용 등 재무설계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인생에서 가장 큰 목돈이 필요한 주택을 구입하는 대신 주거비용을 줄여 여유롭게 즐기거나 다른 투자대안을 선택하는 의사결정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다만 주택가격은 정부 정책과 규제에 따라 조정기를 보일 수 있겠지만, 10년 이상 장기투자 관점의 인플레이션과 주택수요, 공급을 고려할 경우 우상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30대 재무설계의 핵심인 연금저축과 개인형 IRP는 실질적 은퇴준비를 위한 강력한 절세상품으로 이제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40대 역시 점진적으로 소득이 증가하지만 동시에 지출도 급격히 늘어나는 시기로 무분별한 지출 통제가 필요하다. 특히 주택 이주, 재구입, 자녀교육비 지출 등 주요 재무사안에 대한 가족 합의가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현실적인 은퇴 후 소득준비를 위한 연금저축과 연금보험 등을 재점검하고, 목돈으로 모아진 자금운용은 실질적인 자산증식이 가능하도록 높은 기대수익 보다 시중금리+α의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포트폴리오를 추천한다. 

더구나 최근까지 미중 무역분쟁과 유로존 브렉시트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수출의존도 높은 국내경기의 단기 회복이 쉽지 않은 만큼, 국내와 해외채권형 펀드를 중심으로 대체자산과 ELS 등을 편입하여 자산배분 원칙을 준수하는 안정추구형 포트폴리오를 우선적으로 추천한다.

50대는 은퇴시점이 얼마 남지 않고 눈앞에 다가오는 시기로 조급함에 서두르지 않도록 현실적인 은퇴준비 상태를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주거래 금융기관의 전문가와 함께 운용중인 금융자산을 점검하고 은퇴설계 시뮬레이션을 통해 은퇴 후 예상 현금흐름을 직접 확인해 볼 것을 추천한다. 현재까지 적립된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의 3층 연금과 기타 활용 가능한 은퇴자산을 기반으로 은퇴 필요자금의 과부족을 점검해야 한다. 또한 필요할 경우 전문가 상담을 통해 사전증여와 상속세 절세방안에 대해서 미리 살펴보고 은퇴 전에 실물자산과 금융자산의 자산배분과 리모델링을 진행하자.

은퇴 후 인생을 살게 될 60대 이후에는 그동안 모아둔 자산을 가지고 남은 인생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해야 한다. 3층 연금으로 준비된 연금수령액이 부족할 경우 거주중인 주택을 연금으로 활용하는 주택연금과 월지급식 금융상품 (월이자지급식 펀드와 ELS, 즉시연금보험 등)을 함께 활용하는 5층 연금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안정적인 은퇴 후 자산관리가 완성된다. 많이 버는 것에만 집착하여 투자가 아닌 투기로 오염되는 재테크에서 벗어나 본인과 배우자의 생존수명과 보유자산 수명을 일치시키며 꾸준한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재무설계가 인생 100세 시대의 행복한 자산관리 종착역임을 다시 한 번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