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정부가 그동안 강남 집값을 잡고자 수많은 규제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일 년 전보다 강남3구의 거래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1월부터 6월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총 1만389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만319건) 대비 65%가 급감했다. 지난해 9.13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럅이 급속하게 위축되면서 한 때 한 달에 1만여 건 이상의 거래량을 달성했던 서울이 1000여건 수준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반면 강남구를 비롯한 송파구, 서초구 등 강남3구는 올해 들어서면서 거래량이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공시지가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시작했던 4월부터 거래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강남3구의 4~5월 거래량은 총 149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40건보다 오히려 6%가량 증가했다.

올해 4월과 5월 서울아파트 거래량이 총 6734건으로 지난해 9185건 보다 24%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강남3구 거래량은 지난해 수치를 넘어선 것이다.

특히 강남구의 경우 지난 5월 거래량은 136건에 그쳤지만 올해 312건으로 2배 이상 거래량이 증가했다.

강남구의 거래량은 재건축 단지에서 주로 나왔다. 올 11월 일반분양이 예정된 개포주공 1단지의 경우 지난 4월 총 16건의 실거래가가 등록됐으며 5월에는 33건의 실거래가 일어났다. 이는 1년 전 거래량이 각각 4월 6건, 5월 5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거래량이 무려 7배 가량 늘어난 셈이다. 이 단지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 제37조 2항2호’에 따라 4월 28일까지 착공이 지연되면서 조합원의 지위양도가 가능해져 한시적으로 매매가 가능해졌다. 사업시행인가일로부터 3년 이내 착공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매물이 대거 풀렸고 이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실제 전용면적 61㎡의 아파트는 5월 중순 22억8000만원에 거래가 됐지만 같은 달 같은 면적의 1층에 위치한 아파트가 도리어 2억2000만원 높은 25억원에 매매가 되기도 했다.

은마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76.79㎡가 지난 4월 15억7000만원에 거래가 됐지만 5월에 접어들면서 거래량의 증가로 17억1000만원에 고점을 찍었다. 전용면적 84.43㎡ 역시 4월 17억 후반대에서 18억원대에 형성됐던 매매가격은 5월 19억원을 기록했다.

강남구 대치동 S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은마아파트의 경우 얼마전까지 19억원대를 찍었지만 현재 20억원에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마아파트가 20억원에 거래가 됐던 때는 지난해 9월 초로 9.13 대책 이전에 최고 20억5000만원의 고점을 기록했지만 이후 거래 소멸로 가격이 하락하면서 17억원대까지 가격이 하락하기도 했다.

강남구 뿐만이 아닌 송파구와 서초구 모두 올해 5월 거래량은 1년전보다 배가 늘어났다. 송파구는 5월 334건이 거래되며 2018년 5월 160건 대비 2배, 서초구는 212건이 거래되며 1.3배가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강남3구의 거래량 회복에 대해 공시지가 불확실성 해소와 지방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유입을 손꼽았다.

특히 올해, 보유세의 기초가 되는 공시지가 급등이 예고됐던 것에 비해 개별 단지들의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진 점 역시 거래량 증가에 한 몫을 했다는 시각이다. 실제 성동구 성수동의 ‘갤러리아포레’ 공시가격은 4월 고시보다 최고 4억원 낮게 조정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강남구 대치동 S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개별 단지들마다 공시지가 조정신청을 하고 대부분이 받아들여졌다”라면서 “4월부터 거래심리가 살아나면서 5월과 6월에 매매가 상당히 많이 일어나면서 가격이 상승했으며 김현미 장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발언 이후에도 사실 시장에서 반응이 일어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