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하이트진로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하이트진로가 자사 맥주 브랜드 입지의 ‘부활’을 꿈꾸며 선보인 맥주 신제품 테라(TERRA)는 지난 3월 21일 출시 직후 50일 만에 130만 상자 판매를 기록하며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테라는 이전까지 국내에 출시된 모든 맥주 신제품 중 출시 직후 최대 판매수량을 기록한 맥주가 됐다. 이제 하이트진로에게 남은 관건은 테라가 스테디셀러 브랜드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인가의 여부가 됐다. 

국내 주류업계 추산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맥주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2% 증가한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곧 다가올 여름 맥주 성수기 시즌에 들어가면 더욱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테라의 초반 인기를 길게 끌고 가려는 하이트진로에게 다가오는 7,8월 여름 시즌은 매우 중요한 시기로 여겨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이경주 연구원은 9일 하이트진로에 대해 작성한 보고서에서 “6월 테라의 매출액은 하이트의 판매 감소분을 점점 넘어서기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흐름은 분명히 테라의 스테디셀러 브랜드 진입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일련의 이유로 우선 테라를 앞세운 맥주 사업을 포함한 하이트진로의 향후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 하이트진로 최근 일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 증권

이는 최근 하이트진로의 주가로도 반영됐다. 하이트진로의 주가는 지난해 6월 이후 줄곧 하락하며 2만원대에서 만원대 후반으로 내려앉았고, 이 추세는 한동안 계속됐다. 그러나 지난 3월 21일 테라의 출시 이후부터 서서히 주가가 오르기 시작해  4월 26일에는 2만100원으로 약 10개월만에 2만원대 주가를 회복했다. 현재 하이트진로의 주가는 2만1000원~2만2000원 사이에서 잠시 머물러 있는 상태다.

여기에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일본 맥주에 대한 수요 감소로, 하이트진로를 포함한 국산 맥주들은 여러모로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일부터 7일 이마트의 일본맥주 판매는 14.3%, 롯데마트는 11.3% 감소했다. 가정용 맥주의 주요 판매 채널인 편의점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CU의 일본맥주 판매량는 일주일 전보다 약 11.6% 줄었다. 세븐일레븐의 일본맥주 판매도 9.2% 감소했다. 이 역시 하이트진로에게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큰 변동이 없는 소주 부문의 사업이 이전과 같은 추세를 유지한다고 할 때 맥주 부문의 선전은 하이트진로의 실적 혹은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이트진로 주가에 반영될 수 있는 외부요소에는 약간의 변수들이 있다. 첫 번째는 지난 5월 국세청이 발표한 ‘주류 거래질서 확립에 관련 명령위임 고시 개정안’에서 각 주류업체의 도소매업체에 대한 일정 수준 이상의 판매장려금 지원을 금지한 것이다. 당초 국세청의 계획은 본래 개정안을 6월에 시행하는 것이었으나 도매업체들의 반발로 시행이 미뤄져 정확한 시행 일정이 공표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당분간 각 주류업체들의 판매장려금은 종전과 같이 한동안 지출될 것이며 수익성의 극대화에는 약간의 제약이 있을 전망이다.   

▲ 출처= 한국투자증권

두 번째는 19일로 예전된 하이트진로의 경쟁사인 오비맥주의 모회사인 글로벌 주유기업 AB InBev의 아시아법인 ‘Budweiser Brewing Company APAC Limited’이 홍콩증시 상장이다. AB InBev는 차입금 상환과 더불어 아시아 로컬 맥주회사들과 협력 강화를 위해 회사를 상장시키려 하고 있다. 

이경주 연구원은 “AB InBev의 주요 사업 지역은 한국(오비맥주) 이외에 중국, 호주, 인도, 베트남 등이 있다”면서 “이 회사가 어떤 조건으로 상장되는지는 하이트진로의 주가 혹은 제품 판매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하이트진로는 테라로 부진한 맥주사업의 분위기 전환에는 성공했다. 외부요인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 역시 현재의 좋은 분위기를 반전시킬 정도는 아니기에 추후의 전망도 나쁘지 않다. 과연 테라는 하이트진로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