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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공유캡슐 포드쉐어, 월 1200달러입주자 대부분 20~30대 다양한 사람들, “프라이버시 보장 못하지만 미래 주거 옵션”
   
▲ 포드쉐어 입주자 대부분은 20대 후반 ~30대 초반이다. 이곳의 입주자는 "이곳에는 너무 다양한 생활방식이 있다. 이런 시설이 미래에 모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선택사항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출처= PodShare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미국의 대도시에서 집을 사거나 임대하기 어려운 젊은 층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생겼다. 공동 주택의 2층 침대를 월 1200달러에 빌리는 것이다. ‘침실’이 아니고 그냥 ‘침대’다.

포드쉐어(PodShare)는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LA) 같은 대도시에서 저렴한 주택 부족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기숙사 스타일의 숙소를 임대하고 세입자들에게 공동 생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월 1200달러(140만원)를 내고 포드쉐어 회원이 되면 LA 전역의 6곳과 샌프란시스코의 1곳에 있는 220개의 침대 중 하나를 이용할 수 있다. 보증금도 없고 예약할 필요도 없다. 침대, 사물함에 와이파이가 가능하고, 덤으로 ‘포드를 옮겨 다니는’ 친구들을 만날 기회도 얻을 수 있다. 모든 포드에는 선반과 개인 텔레비전이 갖춰져 있고, 시리얼과 라면 같은 기본 식품들과, 치약, 화장지 같은 세면도구들도 준비되어 있다. CNN이 포드쉐어에서의 삶과 정신을 보도했다.

안 되는 건 ‘사생활 보호’ 뿐

그곳에 사는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사생활 보호가 안되는 것 정도는 저렴한 비용을 감안하면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한다.

인스타그램 인플류언서들을 위한 광고 회사 플립매스(FlipMass)를 창업한 27세의 스티븐 T. 존슨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신의 집을 살 여유는 있지만, 작고 비싼 아파트에서 혼자 갇혀 지내고 싶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는 포드셰어에서 5개월째 살고 있으며, 그곳을 집이자 작업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나는 매달 임대료가 1750달러인 작은 스튜디오를 쓰고 있었습니다. 200 평방피트(6평)도 안 되는 작은 크기였지요. 하지만 지금 이곳도 내게는 충분히 호화롭습니다. 전에 여기서 두어 블록 떨어진 곳에 살던 곳보다 비용도 적게 들고요."

존슨은 "이런 시설에 머물고 있는 사람이야말로 새로운 형태의 주택의 ‘얼리 어댑터’”라며 "이곳에는 너무 다양한 생활방식이 있다. 나는 이런 시설이 미래에 모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선택사항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포드쉐어에는 개인 침대와 TV가 있고 주방, 화장실, 회의실은 공유한다.    출처= PodShare

포드에서의 생활(Pod life)

포드셰어는 호스텔(예를 들어, 방을 공유하고 2층 침대가 있는 것 등)과 비슷해 보이지만, 회사는 사람들이 ‘함께 사는 곳’(co-living)이라고 불러 주기를 바란다.

샌프란시스코의 포드쉐어에 거주하는 23살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레이얀 자히드는 “포드쉐어가 아파트만큼 사생활을 보장하지 못하지만, 내가 내게 적합한 곳에 있으면서 좋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고 그것이 효율적이기까지 하다면 무슨 문제가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포드쉐어에 들어와 회사에서 가까운 곳에 살 수 있게 되면서, 그의 형편으로 가능한 교외 주거지로 이사갔더라면 출퇴근으로 2시간 이상 걸렸을 시간도 절약할 수 있게 되었다.

파키스탄 이민자인 자히드는 자신이 아파트를 얻기 위한 요건에 해당되지 않아 많은 고생을 했다고 말했다.

“임대할 곳을 찾고 있었지만, 신용점수가 안됐습니다. 내 명의의 세금 기록이 있어야 했거든요. 미국에서 공부하려면 그런 게 필요하답니다. 하지만 이민자들에겐 그런 것이 있을 수 없지요.”

포드쉐어의 설립자인 34세의 엘비나 벡은, 자신이 이런 공간을 만든 것은 바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곳을 여행하는 것이 그녀가 원하는 삶의 방식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곳이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는 많은 사람들에게 안전한 해결책을 제공해 주고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아마도 그들은 두 달치 임대료가 없거나 소득에 대한 증빙 자료가 없을 수 있습니다. 또는 이혼하고 혼자가 되었을 수도 있고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집에서 쫓겨났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먼 나라, 먼 도시에서 왔을 수도 있겠지요.”

그녀가 2012년 회사를 설립할 당시 입주자들은 대부분 24살에서 30살 사이였지만, 지금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조금 높아졌다. 대개는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하거나 새로운 도시로 이주하는 젊은이들이지만, 새로운 도시를 경험해 보려는 나이든 어른들도 있고 심지어 업무상 출장자들도 있다.

   
▲ 포드쉐어의 창업자이지만 포드쉐어의 입주자이기도 한 엘비나 벡은 사생활보다 공동체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출처= PodShare

창업자 자신도 그곳에 함께 살아

포드쉐어의 창업자이지만 포드쉐어의 입주자이기도 한 엘비나 벡은 더 큰 규모의 저렴한 주택 솔루션을 구상하고 있다. 바로 멤버십 기반 공유 주택이다. 그녀는 회원들이 기존 부동산 네트워크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집을 찾을 수 있는 날을 상상한다. 그녀의 궁극적 비전은 글로벌화 하는 것이다.

"목표는 전세계 시민들에게 힘을 보태 주고, 한 달에 한 번 돈을 내는 방식으로 세계 어느 곳에서나 살아 볼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멤버십으로 월 1000달러만 내면 LA에서 대만에 갔다가 보스턴까지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지요. 비행기 요금만 해결하세요, 집은 우리가 책임질 테니까요.”

2010년 엘비나 벡이 LA에서 프로덕션 일을 구하려고 애쓰던 시절, 할리우드의 프리랜서 일자리 근처에 살 만한 적당한 장소를 찾는데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룸메이트 모델을 보다 고밀도로 확장하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지역에서 생활비를 가능한 한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게다가 세면도구와 기본 식품 비용도 나누어 부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아버지에게 자신이 저축한 돈을 ‘포드’라는 공동생활공간을 짓는데 쓸 것이며, LA에 와서 성인용 2층 침대를 만드는 것을 도와 달라고 말했을 때, 아버지는 그것이 그리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람들은 낯선 사람들과 함께 살고 싶어하지 않아. 그들은 사생활을 보호받길 원하지. 자기들만의 공간을 원한다구. 넌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빼앗는 일을 하는 거야.”

그러나 그녀는 아버지에게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도심 지역에서 돈을 절약하기 위해서라면 사생활은 기꺼이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사생활보다 공동체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남들과 기꺼이 공유한다는 생각이 있어야 합니다. 당신이 낯선 사람과 작은 공간을 공유할 의향이 없다면 포드쉐어는 당신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몇 가지 기본 규칙이 있다. 밤 10시에는 소등해야 하고 일체의 손님도 허용되지 않는다.  

"밤 10시 이후에는 어떤 친구도 초대할 수 없습니다. 미안하지만, 이 안에서 새 친구를 사귀세요.”

홍석윤 기자  |  syhong@econovill.com  |  승인 2019.07.09  13:3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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