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배달앱 플랫폼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배민장부 기능 확대를 통해 점주들이 요기요 및 배달통 등 경쟁사들의 매출 정보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고 밝힌 가운데,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해 눈길을 끈다. 현행법 위반 소지까지 있다고 밝히는 등 논란이 확대될 조짐이다.

9일 업계 등에 따르면 배민장부는 외식업 자영업자들이 간편하게 매출 현황 및 내역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무료 서비스로 올해 1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자영업자 소상공인이 신용카드 등으로 결제된 매출 현황을 정기적인 알림 문자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논란은 배민장부 기능의 확대에서 비롯됐다. 배달의민족은 8일 배민장부의 기능을 확장해 점주들이 타 플랫폼의 매출 정보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갈등의 소지가 있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를 동시에 사용하는 점주는 배민장부에 요기요 사장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기입하면 통합 매출 관리가 가능하지만, 요기요 입장에서는 자사와 관련된 정보가 경쟁사에 넘어가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배민장부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출처=배달의민족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즉각 반발하고 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사장님 및 고객들의 소중한 정보와 권리를 지키기 위해 내부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정보보호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사장들이 요기요 사이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게 될 배민장부 서비스는 요기요의 서비스가 아닌 만큼 요기요의 관리 감독 영역이 아니다. 이곳에서 오가는 정보의 보안과 안정성을 책임질 수 없어, 혹시라도 정보 보안 관련 문제 발생 시 요기요에서 해결 방법이 없으며 그로 인한 피해가 사장들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요기요 사장님 사이트 내에는 사장님들의 주문, 매출 정보뿐 아니라 매장운영과 관련된 다양한 종류의 정보와 요기요의 운영 노하우를 알 수 있는 정보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면서 "배달의민족이 이 같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되는 것을, 직접적으로 배달앱 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플레이어인 배민이 현재 서비스 중인 단순 매출관리 여타의 서비스들과 비교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봤다.

마지막으로 법적인 문제도 있다는 설명이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배달의민족이 사장님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모두 수집하는 것은 현행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면서 "배달의민족의 설명에 비추어 보면, 배달의민족은 요기요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정보통신망법의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배달의민족이 사장님들의 요기요 아이디, 비밀번호를 수집하는 과정에서의 불법성에 관해 검토하고 있으며, 사장님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확인되는 즉시 법적인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론 업주 입장에서는 배민장부가 편리한 기능이다. 업주들은 대부분 하나의 배달앱이 아닌 여러개의 배달앱을 사용하며, 이런 방식으로는 지금까지 매출 상황을 한 번에 살펴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점주들이 통합적으로 매출을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라는 관점에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경쟁사 데이터라는 민감한 정보를 둘러싼 논란이라는 점에서, 향후 두 회사의 신경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요기요는 막강한 쿠폰 및 프로모션을 단행하며 빠르게 배달의민족을 추격하고 있다"면서 "그 연장선에서 두 회사가 감정적인 대립을 지양하는 한편, 무엇이 상생의 길인지 냉정하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