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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창] 초심 잃은 프라이드 행진… 항쟁은 ‘현재 진행중’성소수자 인권 외친 ‘스톤월 항쟁’ 기린 퍼레이드, 상업화로 의미 퇴색

50년전인 1969년 6월 28일 새벽 1시 20분.

맨해튼 그리니치 빌리지에 위치한 동성애자 술집인 스톤월 인(Stonawall Inn)에 뉴욕경찰(NYPD) 8명이 긴급 단속을 위해 나타났다.

1960년대 미국은 동성애자나 성적 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었고 자신의 성별과 맞지 않는 의상을 입은 경우에는 체포가 가능했다.

동성애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던 주점인 스톤월인은 평균적으로 한 달에 한번씩 경찰의 단속이 있었기 때문에 이날의 단속이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평소에는 마피아가 소유한 이 주점과 결탁한 경찰에 뇌물을 상납함으로써 단속이 있기전에 미리 귀띔을 받아왔고 매출에는 크게 문제가 없도록 손님이 없는 초저녁에 단속이 이뤄졌던 것이 관례였다.

스톤월인을 소유했던 마피아조직은 이 주점을 드나들던 돈 많은 월스트리트 은행가들에게 동성애자임을 알리겠다고 협박해서 버는 돈이 술을 팔아서 버는 돈보다 많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경찰도 스톤월인이 주류를 판매 자격이 없음에도 이를 눈감아주고 뒷돈을 받아왔는데 마피아가 벌어들이는 검은돈의 일부를 받지 못하게 되자 작심하고 주점의 단속을 나선 것이다.

이전의 주점 단속에서는 술집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일렬로 서게 하고 신분증이 없거나, 여성이 남장을 하고 있거나, 남성이 여장을 한 경우에만 체포를 하곤 했다.

   
▲ 뉴시스

그러나 이날은 술집이 한창 흥이 오르는 새벽 1시 이후에 단속이 이뤄지면서 무려 200여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단속에 걸렸다. 왜 단속을 당하는지 어리둥절한 사람들은 신분증을 제시하라는 경찰의 지시에 불응했고, 경찰은 술집에 있던 전원을 체포해 경찰서로 이송하는 결정을 내린다.

수백 명이 경찰에 의해 술집앞에 끌려나오고 경찰차에 태워보내지면서 사람들이 점차 스톤월인 앞에 모이게 되고 일부 사람들이 경찰에 잡혀가는 것에 저항하고 반항하면서 순식간에 이날의 단속은 경찰 표현으로 ‘폭동’으로 변하게 된다.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에 항의하는 스톤월 항쟁이 본래 스톤월 폭동(Stonewall Riot)으로 불리운 이유다.

수백 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몇 명밖에 되지 않던 경찰은 술집안에 갇히는 상황이 되고 누군가 술집안으로 불을 던지면서 화재까지 발생했다.

경찰은 몰려드는 인파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가스까지 사용했지만 그동안의 억압에 분노한 사람들은 떠날줄 몰랐고 이후 4일간이나 시위는 지속되면서 동성애자들에 대한 인권 문제가 새롭게 조명을 받게 됐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해서 1970년 6월 28일 스톤월 1주년이 되는 날 첫 프라이드 행진이 뉴욕에서 진행됐다.

남들에게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알려질까 두려와 숨으려만 들던 이들이 참을만큼 참았고 더 이상은 숨지 않겠다며 거리로 나온 것이다.

올해 스톤월 항쟁 50주년을 맞아 뉴욕 맨해튼에서는 최대 규모의 프라이드 행진이 펼쳐졌다.

공식 행진에 참석한 인원은 약 15만명으로 추산되지만 직접 퍼레이드에 참석하지 않은채 이를 지켜본 인원들까지 포함하면 약 4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사상 최대의 행사였던 만큼 다양한 단체에서도 행진에 참석했고 제복을 입은 뉴욕 경찰들도 참여했고 제임스 오닐 뉴욕 경찰국장은 1969년 뉴욕 경찰의 행동은 잘못된 것이라며 공식적으로 사과하기도 했다.

성적소수자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선 스톤월 항쟁이 50년이 되는 해, 이들은 또다른 저항에 나서고 있다.

바로 지나치게 상업화된 프라이드 행진에 대한 저항이다. 스톤월 항쟁이 성적정체성과 무관하게 인간의 기본권을 되찾기 위한 것이었는데, 지금은 많은 기업들이 이들을 타깃으로 상업적 목적의 스폰서를 맡으면서 퍼레이드 가장 중심에서 행진하고 있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프라이드 행진에 참석한 구글 직원들이 구글이 프라이드 행사에 공식 스폰서인것에 반대해서 시위를 벌인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또한 스톤월 항쟁의 이유가 됐던 것은 뉴욕경찰의 폭력적 대응이었는데, 이제는 이들이 퍼레이드에 참석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반대한다.

이 때문에 올해 프라이드 행진에서는 기업체 스폰서나 홍보용 풍선이 포함되지 않은 소규모의 행진이 별도로 진행되기도 했다.

성소수자들의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한 항쟁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셈이다.

Martin kim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9.07.13  11: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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