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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뚫리나, 이중항체‧자가면역질환 항체 의약품 주목‘휴미라’‧‘엔브렐’ 등 연구 효과 발표, 이중항체 기술‧바이오시밀러 기업 기대
   
▲ 글로벌 매출 1위를 기록한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의약품(오리지네이터)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가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에 효과를 나타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휴미라 제품 모습. 출처=한국애브비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와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 등이 치매 치료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는 가운데, 항체 의약품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기술인 ‘이중항체’를 보유한 바이오텍 에이비엘바이오와 해당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를 보유한 셀트리온‧삼성바이오에피스‧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가 주목받고 있다.

분당차병원, ‘휴미라’ 뇌 직접 투여 연구서 기억력 호전 확인

9일 의료업계에 따르면 차 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김옥준 신경과 교수팀은 세계 최초로 류마티스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로 알츠하이머성 치매에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김옥준 교수팀은 해마 양측에 치매를 유발한다고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를 주입해 기억력을 감소시킨 치매 동물모델을 아밀로이드베타 투여군과 아밀로이드베타와 휴미라 투여군, 정상 뇌 대조군으로 나눠 행동실험을 진행했다.

   
▲ 휴미라를 투여한 치매 동물모델을 분석한 결과 모리스 수중미로 검사에서 기억력이 호전됐다. 출처=분당차병원

연구결과 기억능력을 측정하는 모리스 수중미로(Morris water maze) 검사에서 휴미라 투여군의 기억력이 45.98%에서 63.63%로 호전되는 것이 확인됐다. 공간 인지능력을 측정하는 Y-maze 검사에서도 아밀로이드베타에 감퇴된 기억력이 20.46% 나아졌다.

   
▲ 휴미라를 투여한 동물모델에서 뇌인지능력을 떨어뜨리는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플라그 등이 크게 감소됐다. 출처=분당차병원

연구결과에서는 또 뇌인지능력을 떨어뜨리는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플라그가 74.21%, BACE1이 66.26%, APP가 20% 감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신경염증 반응은 60.1% 억제됐다. 손상된 신경세포는 22.9% 회복됐고, 뇌유래신경성장인자(BDNF)는 260.5% 증가했다.

휴미라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매출 199억달러(약 23조)를 기록한 글로벌 매출 1위 바이오의약품이다. 이는 인체 내에서 염증을 촉발하는 분자 TNF-α를 억제시켜 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기전을 나타낸다.

김옥준 교수팀은 TNF-α가 늘어나면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원인물질로 꼽히는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 단백질이 증가한다는 점에 착안해 휴미라를 치매 연구에 활용했다.

김옥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이미 상용화 돼 널리 사용되고 있는 류마티스 치료제인 휴미라가 알츠하이머성 치매에도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치매 치료 뿐 아니라 파킨슨, 뇌손상 등 난치성 뇌질환에도 응용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 동물 모델에서 아밀로이드베타 40을 이용한 아달리무맙의 인지장애 호전과 신경보호 및 항염증 효과’라는 주제로 국제학술지 ‘사이토테라피(Cytotherapy)’에 게재됐다.

항체 치매 치료제 지속 실패…이중항체가 도움?

항체 치매 치료제는 글로벌 제약사도 임상 3상에 진입했음에도 실패하는 분야다. 화이자의 ‘포네주맙(Ponenzumab)’, 화이자와 존슨앤드존슨(J&J)이 공동 개발했던 ‘바피네주맙(Bapineuzumab)’, 일라이 릴리의 ‘솔라네주맙(Solanezumab)’, 로슈의 ‘크레네주맙(Crenezumab)’, 바이오젠과 에자이의 ‘아두마누맙(Aducanumab) 등 유수한 글로벌 제약사도 치매 치료제 개발에 실패하고 있다.

항체 의약품이 치료에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혈액을 통해 뇌로 가는 물질을 걸러내는 역할을 하는 뇌혈관장벽(BBB, Blood-Brain Barrier)을 치료제 성분이 통과하기 어렵다는 점이 꼽힌다. BBB는 외부 물질로부터 뇌를 보호한다.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항체가 BBB를 통과할 수 있는 비율은 0.1%에서 0.5%에 불과하다.

혈액에 있는 1000개 항체 중에서 1~5개만 뇌에 닿는다고 풀이된다. BBB를 통과하기 위해선 분자량이 500달톤(Da)보다 작아야 하지만 고분자물질로 분류됨에도 항체의 분자량은 1만5000Da을 나타낸다. 밀가루를 거르는 채에 빨간벽돌을 통과시키는 셈이다. 문인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교수는 “기전은 알기 어렵지만 항체는 BBB를 통과하기 굉장히 어렵다. 약 0.5% 뇌로 들어간다고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배애님 치매 DTC 융합연구단장은 “아밀로이드 항체나 타우 항체 등 항체 치료제 개발은 많이 했었다. 불가능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메카니즘은 정확하지 않아도 가능은 하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항체 의약품이 뇌에 닿기 어렵다는 한계에 따라 업계에서는 하나의 항체가 두 개의 항원을 인지할 수 있는 ‘이중항체’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묵인희 서울대 교수는 “이중항체를 활용해 전세계에서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 'ABL301'의 혈뇌관문 통과능력. 출처=에이비엘바이오

한국 바이오텍 에이비엘바이오는 BBB 투과율을 높여 파킨슨성 치매에 핵심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알파 시누클린(α-synuclein)과 수용체 매개 수송(RMT) 셔틀 분자 수용체에 결합하는 이중항체 ‘ABL301’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예비독성 연구를 준비 중에 있다. 해당 이중항체 기술의 BBB 통과율은 단독 항체에 비해 약 4.5배 높다. 이는 시누클린 외에도 타우 항체 등 뇌질환 치료 항체를 실어 나를 수 있으므로 적응증 확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 'ABL301'의 혈뇌관문 통과율 비교표(왼쪽)과 시누클린 응집 억제 효능 비교표. 출처=에이비엘바이오

허혜민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쥐 생체내(rat in vivo) 시험에서 ABL301은 단독 항체 대비 뇌척수액(CSF) 3배, 뇌 4.5배 이상 더 많이 약물 침투가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면서 “응집된 시누클린 또한 ABL301에서 확연히 낮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휴미라‧엔브렐 바이오시밀러 개발 업계 반응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항체 의약품으로 치매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연구가 지속해서 발표되면서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업이 주목된다. 바이오의약품은 화학합성의약품과 달리 세포 배양 조건과 정제 방법 등에 따라 최종 의약품의 특성이 다르다. 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은 오리지널 의약품인 휴미라‧엔브렐 등과 완전히 동일하게 제조하는 것이 불가능해 ‘유사하다(Similar)’라는 말이 붙어 바이오시밀러로 불린다.

   
▲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 임랄디 오토인젝터 제품 모습. 출처=삼성바이오에피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와 관련 선두를 이끌고 있는 기업은 삼성바이오에피스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10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임랄디’를 유럽에 출시한 후 1분기만에 매출이 약 114% 증가하는 등 휴미라를 추격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또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에티코보’를 미국 식품의약품청(FDA)로부터 올해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이는 2016년부터 유럽에서 ‘베네팔리’라는 제품명으로 출시돼 유럽 전체 에타너셉트 시장에서 점유율 약 40%를 기록하고 있다.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으로 유럽 정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셀트리온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CT-P17’과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CT-P05’을 개발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CT-P17을 고농도 제형으로 개발하면서 동시에 주사 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구연산완충액을 없앤 CF 제형으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CT-P17은 이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 LG화학 연구원이 연구를 하고 있다. 출처=LG화학

LG화학은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유셉트’를 개발해 지난해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는 한국과 일본에서 약 370명 규모로 대규모 임상을 진행해 유효성 및 안전성 검증 데이터를 확보했다. 유셉트는 주사 부위에 이상반응률이 현저히 낮아 안전성이 우수한 의약품으로 평가된다.

한국 바이오시밀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음에도 알츠하이머 등 치매 치료 적응증을 획득하기에는 다양한 연구와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오리지널 의약품인 휴미라와 엔브렐 또한 치매 치료 연구와 관련해 아직은 양적인 부분이 부족한 실정이다. 게다가 막대한 임상 비용 등도 한 기업이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걸음마 단계다. 해야할 일에 집중하고 있다. 이외에 파생돼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가 없다. 제품을 개발해서 시장에 공급하는 기업 입장에서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면서 “개발하는 제품에 대한 오리지널과의 동등성 등에 더 주력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아직 치매 등과 관련해 연구개발(R&D)을 논하기에는 이른 단계다”면서 “결국은 오리지널 의약품의 적응증으로 허가를 받는 것이 급선무다. 일단은 거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추가 적응증 획득을 위한 임상개발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 업계 전문가는 “한국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글로벌에서 성과를 나타내고 있지만, 가야할 길이 멀다”면서 “자체 R&D를 통해 개발한 우수한 의약품을 토대로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선 후 이에 따른 매출을 다시 R&D에 투자하는 선순환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막대한 임상 비용 지원이 절실. 결국은 환자를 위한 일”이라고 말했다.

황진중 기자  |  zimen@econovill.com  |  승인 2019.07.09  08: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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