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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철의 갤러리]반복과 회귀 일상의 모호함단색화가 최명영 ‘평면조건’개인전, 7월28일까지, 더 페이지갤러리
   
▲ 전시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한 최명영(ARTIST CHOI MYOUNG YOUNG)화백. “대학2학년 때 정물을 한참 그리다 불현듯 내가 왜 이걸 그리나 싶었다. 회화에서 형상이 리얼리티가 있는지 회의가 있었다. 그림을 잠시중단하고 고뇌하다 회화에서 2차원공간에 주목하게 되었다. 그것이 60년 세월을 관통해 왔다”라며 미소 지었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교 교수(1975~2007년) 및 미술대학원장(1998~2000)을 지냈다.<사진:권동철>

“연못을 파니 허공의 달이 환하게 담기고 마음의 낚싯대 드리우니 아득히 구름 샘에 닿는구나. 눈을 가리는 꽃가지 잘라내니 석양 하늘에 아름다운 산이 저리도 많았던가. 鑿沼明涵空界月 連竿遙取經雲泉 碍眼花枝剗却了 好山多在夕陽天”<초의(艸衣), 한승원 지음, 김영사 刊>

‘평면조건’은 화백이 1970년대 중반 이후 지속하고 있는 ‘평면으로서의 기본적인 존재 방식’의 물음이다. 회화관의 단초와 성립계기는 70년대 초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운동 등을 통한 개념논리 성향에 두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이는 70년대 중반 단색화(Dansaekhwa)형성에 이르는 주요미술운동이다. 이 맥락에서 ‘평면조건’은, 초기 색 면 위에 지문흔적을 반복적으로 남기고, 롤러로 질료를 도포하는 행위를 반복함으로써 평면확장의 새로운 층위를 형성했다.

80년대 중·후반부터 수직·수평작업을 통한 진화를 거듭해 오고 있다. 이 반복적수행성은 ‘일상’의 내·외부자극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화백은 그러한 감각작용의 점과 점 간극을, 모호함(obscurity)의 현상으로 의식한다. 생명체의 쉼 없는 호흡과 몸의 움직임으로 충일된 그 어느 것에도 묶이지 않는 존재성이다.

바꾸어 말하면 질료로 대변되는 물질성이 정신적인 차원으로 환원되는 순간에, 자성(自性)이 일깨워지는 것이다. 거기엔 전후(戰後) 단절되었던 전통회복의 열망, 한국의 자연관과 풍토성, 동시대현대미술조류에의 조응 등이 스며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

   
▲ (아래)Conditional Plan, 162×194㎝ Acrylic on canvas, 2003 (위)Sign of equality, 27×40.5㎝ oil on canvas, 1985

◇피카소-스트라빈스키-장 콕토!

최명영 화백은 1941년 황해도 해주서 출생했다. 열 살 때 6·25전쟁으로 월남, 군산과 인천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인천사범학교를 입학했는데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부임한 정상화 선생을 만난다.

“1학년 즈음 어떤 계기로 ‘파블로 피카소, 음악가 스트라빈스키, 시인 장 콕토’ 셋이 어깨동무한 사진을 우연히 갖게 되었다. ‘이런 세계 참 멋있다’는 생각이 강렬했다. 그런 시기를 지나며 미술에서 나를 실현해야겠다고 확신을 가졌다.”

1960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에 입학하여 한묵, 이봉상, 이규상, 김환기, 이경성, 최순우, 조요한, 이기영 교수에게 수강했다.

“4학년 때 김환기 선생에게 ‘내 그림을 좀 봐 달라’고 하니까 이렇게 말씀하셨다. ‘최 군, 한 번 대패질 한 목수하고 10년 된 목수하고 같은 줄 알어?’하면서 실기실을 나가셨다. 연마하라는 말씀이셨는데 지금껏 끈질기게 작업하는 것도 그 영향이 크다.”

한편 이번 최명영(崔明永,CHOI MYOUNG YOUNG)작가의 ‘평면조건(Conditional Planes)’개인전은 서울시 성동구 서울숲역 인근, ‘더 페이지갤러리(THE PAGE GALLERY)’에서 6월21일 오픈, 오는 7월28일까지 전시 중이다.

전시장에서 장시간 인터뷰한 화백에게 단색화에 대한 고견을 청했다. “미니멀리즘(Minimalism)이 작가의도의 결정체라면 일본 모노하(もの派,物派)는 작가와 대상의 관계예술이다. 한국의 단색화(Dansaekhwa)는 작업과정의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마치 불경을 필사하는 사경(寫經)같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권동철 미술칼럼니스트  |  kdc@econovill.com  |  승인 2019.07.08  15:4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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