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SBI저축은행이 부실채권 대거 처분에도 결손 해소에는 난항을 겪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부실채권에 대해 약 80% 정도 처분한 상황이지만 기업의 결손금은 인수됐던 시기인 2013년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출처=금융금융 빅데이터 딥서치(DeepSearch)

8일 금융 빅데이터 딥서치(DeepSearch)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BI저축은행의 결손금은 3607억원으로 모그룹 일본계 SBI홀딩스에 인수됐던 시기인 2013년 3분기 3448억원 대비 4.6% 증가했다. 부실자산을 대거 처분했던 시기인 2014년 결손금 7384억원 보다는 48%가량 줄어든 상황이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결손 해소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SBI저축은행은 금융수익의 시장점유율이 경쟁사 OK저축은행과 크게 좁혀지고 있어 핵심수익원인 이자수익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결손금을 털어내기 위해서는 금융수익 확대가 선행돼야 하지만 경쟁사인 OK저축은행의 이자수익 규모가 SBI저축은행을 추월한 데다, 인수당시 존재한 1500억원의 부실채권도 처분이 완료되지 않아 유보금이 확보될 때까지 장기간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 지난해 부실채권(NPL) 채권 매각 ‘0’건…부동산담보자산 중 714억원 연체

SBI저축은행의 결손금이 해소되지 않은 결정적인 요인은 남아있는 담보물건 처분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능한 부실채권이 빠르게 처분되어야 연체에서 발생한 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SBI처축은행은 지난해 NPL채권을 단 한건도 처분하지 않았다. 현재 SBI저축은행의 부동산PF대출 잔액은 1500억원이며 이중 714억원은 연체돼 47.61%의 연체율을 기록하고 있다. 대출잔액 중 신용평가등급 BBB-(A3)이상인 정상 채권은 756억원 수준이며, 요주의와 고정으로 분류된 채권은 각각 30억원 704억원에 달한다. 대규모의 부실채권이 남아있는 이유는 인수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SBI저축은행의 전신이었던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과거 건물과 토지 등 부동산을 담보로 채권을 매입해 해당 채권을 통해 수익을 벌어들이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을 과도하게 확대하다 지난 2011년 부동산 경기 악화로 부실규모가 커지면서 일본계 금융그룹인 SBI홀딩스에 매각됐다.

SBI홀딩스는 2013년과 2014년까지 2년간에 걸쳐 총 1조2815억원의 증자를 하면서 자본잠식이었던 SBI저축은행의 재무적 상황을 개선 전환하는데 성공했지만 이후 추가 증자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결손이 크게 해소되지 못했다. 결손이 장기간 진행된 회사의 경우 대주주의 증자로 결손금을 상쇄하는 ‘결손금보전’ 절차가 진행되곤 하지만 SBI저축은행은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

SBI저축은행은 2014년 결산까지 부동산경기하락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 증가로 적자가 지속됐다. 2015년부터 영업실적이 흑자로 돌아서면서 결손 규모가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남아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부실채권을 처분하는 과정이 지속되면서 결손을 해소하지 못했다”며 PF에 묶여있던 부실채권 담보물건을 시장 네트워크들을 활동해 최대한 영업에 매진했다”고 밝혔다.

▲ 국내 10대 저축은행 연도별 영업이익 추이. 출처=금융 빅데이터 딥서치(DeepSearch)

SBI저축은행이 남아있는 결손금을 완전히 해소되기 위해서는 당기순이익을 확대하는 방법밖에 없지만 금융당국이 고금리규제, 대출원리금 상한액 제한 등으로 가계대출에 대해 지속적으로 제한을 거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핵심수익원을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또한 SBI저축은행은 경쟁사인 OK저축은행과 금융수익 점유율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이다. OK저축은행의 이자수익 성장세를 감안한다면 금융수익 점유율이 뒤바뀔 가능성도 적지않다.

◇ 경쟁사 OK저축은행과 금융수익 시장점유율 1% 포인트 차이

금융 빅데이터 딥서치(DeepSearch)에 따르면 자산기준 상위 저축은행 10곳 가운데 SBI저축은행의 금융수익 점유율은 24%로 OK저축은행 점유율(23%)와 1%포인트 수준으로 차이가 발생한다.

금융수익 중에서 이자수익만으로 볼 때 OK저축은행이 SBI저축은행보다 높은 상황이다. 최근 저축은행 업계는 가계대출 규제가 2금융권으로 확대되고 정부에서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금리대출을 권장하고 있어 이자수익이 크게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정부가 부동산PF대출, SOC대출에 대해서도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 발생된 트라우마로 대체투자를 제한하고 있다.

▲ 출처=금융 빅데이터 딥서치(DeepSearch)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저축은행에 대해 장기적으로 이자수익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모바일플랫폼 사이다 출범에 따라 판매비와관리비가 확대될지 여부에 주목된다. 웰컴저축은행은 인터넷뱅킹 ‘웰뱅’을 출시한 지난해 광고선전비만 200억원 이상 지출했다. 웰컴저축은행은 광고비를 지난해 100억원 이상 지출하면서 판매비와관리비가 977억원에 달했다.

저축은행 업계에서 SBI저축은행은 웰컴저축은행에 이어 모바일플랫폼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마케팅활동을 강화하는 상황임에도 대대적인 광고와 마케팅 활동은 최소화한다는 입장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사이다뱅크에 대해 SBI저축은행은 마케팅 활동과 광고를 최소화하고 그 비용을 아껴서 상품에 녹일 예정”이라며 “대대적인 광고나 마케팅을 하는 기업보다는 모바일플랫폼 성장이 더딜수 있지만 상품경쟁력이 좋아 입소문만 나면 성장은 시간 문제일 듯”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