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일본의 일방적인 경제제재로 국내에 반일감정이 커지는 가운데, 유아 및 초등 아이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도 일본제품 불매운동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아이와 관련된 제품과 서비스에 있어 '메이드 인 재팬'을 걷어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그 불똥이 일본 작가 원작인 '엉덩이 탐정'과 같은 문화 콘텐츠에도 튀는 분위기다.

실제로 주요 맘카페에는 5일 현재 "일본인 작가가 쓴 엉덩이 탐정 책을 아이에게 사줬는데 후회하고 있다" "아이가 엉덩이 탐정을 너무 좋아해서 7월 개봉될 영화를 관람하는 것도 고려했으나 마음을 접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 온라인에서 일본 유초등 문화 콘텐츠에 대한 반감이 번지고 있다. 출처=갈무리

현재 일본의 경제제재는 전방위적이다. 일본 경제사업성은 한국에 대한 수출관리 규정 변경을 통해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및 리지스트와 에칭가스 등 3개의 수출 규제를 시작했다. 외국환관리법상의 우대제도인 화이트(백색) 국가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추가 제재에 나설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일본의 경제 제재는 악화된 한일관계와 관련이 있다.

한국 대법원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판 결을내리고 지난 1월 15일 신일철주금에 대한 압류 자산 매각 절차에 착수한다는 방침을 발표하자 일본 정부는 강력하게 항의한 바 있다. 나아가 한일 두 나라의 해군 레이다 논란까지 벌어지며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지기 시작했다. 일본은 이 과정에서 한국을 ‘신뢰할 수 없는 상대’로 규정하고 경제 압박 카드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도 강력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청와대는 지난 4일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이후 일본의 경제제재를 두고 "WTO(세계무역기구)의 규범과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는 첫 공식반응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의 반일감정도 극에 달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5일 일본 제품 판매를 중단할 것이라 발표했으며, 온라인에서는 소니와 니콘, 유니클로 등 일본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이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다.

부모들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일방적인 경제제재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할 태세다. 특히 유아 및 초등 아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있는 '엉덩이 탐정'과 같은 스테디셀러에 대한 불매운동, 혹은 보이콧 운동도 적극 벌이고 있다. 맘카페 및 커뮤니티에서는 "엉덩이 탐정을 아이들에게 보여주지 말아야 한다"라던가 "7월 개봉되는 영화를 절대 보지 말아야 한다"는 격앙된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국내에 처음 엉덩이 탐정을 소개한 미래엔 관계자는 "아직 상황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막무가내 경제제재에 높아진 반일감정이 부모들도 움직이는 셈이다. 다만 '엉덩이 탐정'과 같은 유아 및 초등 콘텐츠까지 불매운동이 번지는 것은 의외라는 평가가 업계서도 나온다. 소니와 니콘, 유니클로와 같은 일본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은 일반적으로 볼 수 있으나 그 범위가 유초등 콘텐츠에까지 미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그 정도로 일본에 대한 악감정이 일반 대중에 광범위하게 쌓이고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반감이 확장되면 미래엔과 같은 출판사도 피해를 볼 수 있어, 이와 관련된 유연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무차별적 반일감정이 국내 기업에도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