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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박용만 회장의 일갈, 새겨들어야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3일 SNS를 통해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평소에도 온라인을 통해 자기의 소신을 자주 밝혔지만 이번에는 그 수위가 높다. 여야정 모두 “경제위기라는 말을 입에 담지 말았으면 좋겠다”면서 “억장이 무너진다”고 장탄식했다.

무슨 사연일까. 박 회장은 “일본은 치밀하게 정부 부처 간 공동작업까지 해가며 선택한 작전으로 보복을 해오는데 우리는 서로 비난하기 바쁘다”면서 “중국과 미국 모두 보호무역 주의로 기울어지며 제조업 제품의 수출이 갈수록 어려워지는데, 우리는 여유도 없으면서 하나씩 터질때마다 대책을 세운다”고 개탄했다. 외부에는 총탄이 빗발치는 전쟁터가 벌어지고 있고, 일본은 정부가 치밀한 전략을 세워 한국 경제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태평하게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는 현 시국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마지막으로 “어쩌라는 건가”라며 “제발 정치가 경제를 붙들어줄 것은 붙들고 놓아줄 것은 놓아주어야 할 때 아닌가”라고 적었다.

박 회장의 일갈은 국내 경제계는 물론 정치권 모두 무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내부의 결속에 대한 언급이다. 미국과 중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무역전쟁을 불사하고 있으며, 일본도 치밀한 계획을 세워 싸움을 걸어오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박 회장의 말대로 정쟁에만 몰두해 외부의 공격에 허망하게 흔들리는 모습만 보이지 않는가. 이제 와 ‘롱 리스트’를 만들었다고 말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일각에서는 일본의 경제제재가 큰 위력을 발휘하기는 어렵다는 말도 나온다. 반도체 및 가전제품에 필수적인 소재분야에 집중된 공격이지만, 지금까지 비축한 물량이 존재하는데다 이 싸움 자체가 길게 진행되기는 일본도 곤혹스러울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미중 무역전쟁의 휴전이 막 선포된 상태에서 중간 수출재를 맡은 한국에 대한 경제제재는 미국까지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본의 참의원 선거가 7월 말이라는 점도 일부의 낙관적인 전망에 힘을 더하고 있다. 정부도 소재분야에 6조원을 투입해 ‘두 번 당하지 않겠다’는 다짐에 나서고 있다.

한일 경제전쟁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어떤 결론과 만나더라도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내부 단결이다. 평소에는 서로를 향한 건전한 비평을 거두지 않는 상태에서 각자의 일에 충실히 매진하며, 외부의 부당한 공격에는 합리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그 힘은 정부는 최소한의 규제를 통해 기업이 움직일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고, 기업은 법을 지키며 열심히 일하면 자연스럽게 생긴다. “제발 정치가 경제를 붙들어줄 것은 붙들고 놓아줄 것은 놓아주어야 할 때 아닌가” 박 회장의 일갈에 우리 모두가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9.07.07  11: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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