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한국은 지난 4월 간발의 차로 세계최초 5G 상용국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전국에 뿌리가 온전히 내리지 못한 5G는 커버리지와 속도 부문 등에서 여전히 품질 논란을 빚고 있지만 '다음 단계'로의 이행을 위한 행보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4일 업계에서는 5G와 LTE를 결합한 방식인 NSA(Non Standalone)방식이 5G만을 이용한 단독모드인 SA(Standalone)로 진화해야만 자율주행차,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등 진정한 의미의 5G 시대가 열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 5G NSA 표준과 SA 표준의 비교. 출처=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 따르면 5G 단독모드(SA) 표준은 지난 2017년 12월에 승인된 5G 종속모드(NSA)보다 진화된 표준으로 초고속 광대역 통신(eMBB)뿐 만 아니라 초저지연 통신(URLLC)과 대규모 사물인터넷 연결(mMTC)까지 하나의 망으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연결성과 확장성도 개선돼 밀리미터 대역까지 가능한 모든 스펙트럼 지원하고 초저지연으로 자원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데이터 전송률도 한층 개선된다. 4G와의 완전한 독립을 추구하기 때문에 진정한 5G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품질 논란 등 아직은 의견이 분분한 5G 상용 초기지만 이통사들의 SA 전환 움직임이 최근 서서히 포착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통해 SA방식의 5G 통신에 성공한 사실을 밝혔다. SK텔레콤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에 통신에 성공한 5G SA는 기존 NSA방식 대비 데이터 처리 효율이 3배 더 높다.

네트워크 슬라이싱과 기능 모듈화 등 5G 핵심기술이 적용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네트워크를 물리, 가상네트워크로 각각 분리해 고객 상황에 맞춰 트래픽 품질을 보장하는 기술이다”라면서 “기능 모듈화는 블록을 쌓듯 기능을 조합해 고객에게 신규 서비스를 빠르게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 SK텔레콤은 지난 1일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최초로 5G 단독규격인 ‘5G SA’ 패킷 교환기와 코어 장비를 연동해 순수 5G 시스템을 이용한 데이터 통신에 성공했다. 출처=SK텔레콤

SK텔레콤은 2020년 상반기 SA 방식의 5G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NSA방식에서 SA 방식으로의 전환은 기존 통신장비는 그대로 소프트웨어만 업그레이드 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면서 “휴대폰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업계에 따르면 KT도 SK텔레콤과 유사한 방식으로 SA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KT는 지난해 11월 CUPS 기술을 공유했다. CUPS는 3GPP 국제 표준에서 정의하는 기술로 신호 처리를 담당하는 장치와 사용자 트래픽 처리를 담당하는 장치를 분리해 각각 독립적으로 구축하고 확장하는 표준 기술이다.

3GPP(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는 표준화 기관의 회원사들이 참여해 이동통신표준을 개발하는 단체다. 이 단체는 5G 기술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3GPP는 지난해 6월 개최한 기술총회에서 SA방식의 5G 표준을 승인한 바 있다.

▲ KT는 지난해 11월 CUPS 기술이 적용된 5G 코어장비를 구축했다. 출처=KT

KT 관계자는 “삼성전자, 시스코 등 5G 코어 장비업체와 설계 단계부터 협업해 향후 SA 기반의 5G 상용 네트워크에는 필수적인 CUPS 기술을 NSA 단계부터 적용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NSA 단계부터 SA 전환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SA 방식의 5G로의 로드맵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국제 표준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구체적인 솔루션이 나오기엔 아직은 이르다”는 설명이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 실제로 3GPP가 승인한 릴리즈 15의 SA방식 5G는 2020년 국제 표준으로 제정이 예정됐다고 하나 아직 국제 표준으로 인정되진 않았다. 조심스러운 접근에 나서는 이유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방식의 SA 전환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비를 교체하는 것보다 소프트웨어만을 업그레이드 하는 방식이 비용 부문에서 이통사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SA로의 전환은 5G 전국망 완성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만약 전국망이 깔린 상태에서 또 통신장비를 교체해야 한다면 SA전환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이통3사 모두 전국망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라 커버리지 확대가 우선”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