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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에 밀렸던 '박테리오파지', 세포 킬러로 각광항생제 내성균 감염 치료 가능성 열어

[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1900년대 초반 항생제의 출현으로 잊혀졌던 치료법 '박테리오파지'가 새삼 재조명을 받고 있다. 매년 100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는 항생제 내성균 감염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박테리오파지가 기대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코박테리움 압세수스에 감염된 15세 낭포성 섬유증 환자에게 사용된 3개의 '박테리오파지'. 출처=네이처 메디슨,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새로운 '세균 킬러' 탄생 예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은 최근 박테리오파지를 활용해 항생제 내성균 감염을 치료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헬렌 스펜서 박사(런던 그레이트 오몬드 스트리트 병원)와 그레이엄 해트풀 박사(피츠버그 대학)의 연구팀이 맡았다.

박테리오파지는 '세균(Bacteria)을 먹는다(Phage)'는 뜻으로 박테리아를 숙주로 삼는 바이러스를 의미한다. 줄여서 '파지'라고 부른다. 높은 숙주 특수성을 지닌 파지는 다른 세균 및 동물세포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항생제를 대체하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스펜서 박사와 해트풀 박사의 연구팀은 비결핵항산균인 마이코박테리움 압세수스에 감염된 15세 낭포성 섬유증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유전적으로 조작된 3개의 파지 칵테일을 조제했다.

해당 파지 칵테일을 환자에게 주입한 결과, 72시간 이내 상처의 진물이 마르기 시작했고 6주간 12시간마다 정맥주사를 맞은 후에는 감염이 거의 사라졌다. 이후 여전히 남아있는 세균을 제거하기 위해 하루에 두 번씩 파지 칵테일을 주입했고 6개월 뒤 심각한 부작용 없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연구팀은 환자의 상처와 가래에서 분리된 마이코박테리움 압세수스를 죽일 수 있는 3개의 파지 칵테일을 발견했지만 이중 2개가 온도에 의해 활성이 억제되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내성균 제거력이 제한됐다. 이에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유전자편집기술로 억제 유전자를 제거해 세균 킬러로써 효율을 높이는데 성공했다.

   
▲치료 전과 후 PET_CT 스캔 결과. 출처=네이처 메디슨,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유전자 가위 'CRISPR'와 융합

파지는 1915년 영국의 한 미생물학자가 처음 발견했지만 2년 뒤 프랑스의 미생물학자 펠릭스 데렐에 의해 '박테리오파지'라는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

박테리오파지는 1919년 펠릭스 데렐가 병원균을 죽이기 위해 사람을 대상으로 첫 임상시험을 진행하면서 유럽에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1940년대 항생제가 개발되면서 박테이오파지에 대한 관심은 점차 사그라들었다.

특히 박테리오파지는 그동안 자연에서 저절로 생성된다는 점에서 특허출원이 불가능했고, 다수의 저해요인으로 인해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유전자 가위'로 알려진 CRISPR-Cas3 등 유전자 편집 기술이 파지요법과 융합되면서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탄력이 붙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박테리오파지 연구결과는 아직 추가적인 실험과 검증이 필요하지만 항생제 내성균 감염을 치료할 수 있는 대체 치료기술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하버드 보건대학원에서 전염병을 연구하는 에릭 루빈 박사는 "비록 하나의 사례연구에 불가하지만, 이번 연구는 설득력 있는 개념검증 연구"라고 평가했다.

최지웅 기자  |  jway0910@econovill.com  |  승인 2019.07.04  08: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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