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최근 ICT 플랫폼 및 생태계 업계에서 게임의 몸 값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시장의 초기일 경우 게임을 바탕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흥미에 기반을 둔 게임은 플랫폼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SKT와 나이언틱이 손 잡았다. 출처=SKT

5G부터 블록체인까지
3일 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통신업계는 5G 원년을 맞아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 탈통신 전략의 일환으로 다양한 콘텐츠 로드맵을 보여주고 있다. 미디어 콘텐츠를 비롯해 가상 및 증강현실 등 다양한 경쟁력이 소개되는 가운데 게임도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대표사례가 SK텔레콤과 나이언틱의 만남이다. 5G를 중심으로 만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증강현실 인프라와 더불어 게임이 네트워크 플랫폼의 ‘먹거리’로 부상하는 순간이다.

SK텔레콤과 나이언틱은 지난달 30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자 인기 영화인 ‘해리포터’를 배경으로 하는 위치기반 모바일 증강현실 게임 해리포터: 마법사 연합 공동 마케팅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SK텔레콤이 지난 2월 국내 통신사 독점으로 5G 전략적 제휴를 맺은 데 이어 협력의 첫 결과가 나온 셈이다.

SK텔레콤은 나이언틱과 함께 자사 고객에게 내년 6월말까지 ‘해리포터 : 마법사연합’ 이용 중 발생하는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Zero-Rating)한다. 나이언틱의 역작 포켓몬 GO 제로레이팅을 통해 연간 200TB 이상의 데이터를 제공하며 고객 통신비 부담을 줄인 바 있어, 이번에도 고객들이 큰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 전진수 5GX서비스사업단장은 “5G 시대에 맞춰 세계적인 AR, VR회사들과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와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는 수준 높은 AR 서비스들을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나이언틱 오마르 텔레즈 글로벌사업총괄(부사장)은 “’SKT와 함께 ‘해리포터 : 마법사연합’을 제공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리얼월드 게임 방식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두 회사는 이번 협력을 시작으로 5G MEC(모바일 엣지 컴퓨팅) 기반 실시간 초저지연 멀티플레이 서비스, 지역 기반 AR 플랫폼 구축 등 공동 R&D 및 서비스 출시를 추진할 계획이다.

클라우드와 가상현실 등 실감형 미디어 시장에도 게임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SK텔레콤과 나이언틱의 만남도 증강현실이라는 매개가 존재하며, 그 연장선에서 LG유플러스는 5G 기반의 가상현실 클라우드 게임을 공개했다. 이상민 LG유플러스 FC부문장은 “가상현실 게임은 5G 시장의 40%를 점할 것으로 예측될 정도”라면서 “5G 활성화 위해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구글 스태디아 등 클라우드 기반 게임이 속속 등장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나아가 애플 아케이드는 애플의 새로운 콘텐츠 전략의 선봉으로 평가받고 있다. KT는 일찌감치 실감형 미디어에 게임을 도입하며 발 빠른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게임이라는 아이템이 대부분의 ICT 플랫폼 사업에서 일종의 윤활유 역할을 하고있는 셈이다.

블록체인 업계도 마찬가지다. 국내 암호화폐 강자인 두나무의 업비트는 지난 5월 투나무앤파트너스와 함께 26개 기업에 550억원의 투자를 단행했으며 리듬게임 슈퍼스타 개발사 달콤소프트와도 손을 잡았다. 게임업체 냅튠과의 협력으로 블록체인 생태계를 넓히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 두나무와 넵튠의 행보가 시선을 끈다. 출처=각 사

카카오의 그라운드X도 최근 클레이튼 메인넷을 꾸린 가운데 클레이튼의 거버넌스 카운슬에 다양한 게임 업체들이 이름을 올렸다. 넷마블을 비롯해 누적 가입자수 5억명 이상인 미르의 전설 IP를 보유하고 있는 위메이드도 참여한다. 배틀그라운드의 개발사 펍지와 인기 MMORPG 검은사막의 개발사인 펄어비스는 물론 네오위즈의 투자 계열사 네오플라도 카카오의 손을 잡았다.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인 해시드도 비슷한 분위기다. 지난 4월 블록체인 댑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해시드 랩스(Hashed Labs)’에 참여할 블록체인 게임 프로젝트를 최종 선정하며 블록체인 게임 전문 개발사 3곳을 선정했다. 최종 선정 게임 프로젝트는 노드 브릭(NODEBRICK), 노드 게임즈(NOD Games), 팀크래프트(Team Craft)다. 각 프로젝트는 해시드 랩스로부터 투자 유치를 완료했으며, 향후 해시드 코워킹 플레이스에 입주해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 해시드의 행보가 시선을 끈다. 출처=해시드

플랫폼 러브콜..게임도 ‘환영’
5G 플랫폼 전략이 추진되며 게임은 콘텐츠 전략 중 하나로 작동하는 분위기다. 강력한 네트워크 플랫폼에 ‘무엇을 올릴 것인가’라는 고민이 나왔고, 이를 게임으로 풀어가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블록체인도 비슷한 분위기다. 토큰 이코노미 등 다양한 전략이 가동되는 상황에서 최우선 과제는 ‘생태계 내실을 채우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장 초기 게임만큼 이용자를 모을 수 있는 콘텐츠도 드물다는 말도 나온다.

게임 업계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 온톨로지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DB

글로벌 퍼블릭 블록체인 온톨로지(Ontology)와 블록체인 엑셀러레이터 체이너스(Chainers)가 지난 5월 온톨로지X블록체인 게임 설명회를 연 가운데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회장은 오프닝 축사를 통해 “향극화를 통해 대형업체만 살아남고 인디게임등은 어려워지는 현 시기에서 블록체임 게임은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모바일 게임의 역사를 보면 모바일 흐름을 빨리 받아들인 게임은 시장 선점을 했는데, 블록체인 게임도 이와 비슷하게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