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넷마블의 신작 방탄소년단 매니저 게임 BTS 월드가 전세계에 출시한 지 일주일이 된 가운데 매출 순위가 상승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BTS 월드는 출시 초기 많은 나라에서 인기 순위 1위에 오르며 주목받은 반면 매출 순위권 진입은 잠잠했다. 그러나 점차 국내 매출 순위 TOP 10 진입을 바라보고 있다. 게임 내 스토리 라인이 전개되며 차츰 유저들의 과금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앱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BTS 월드의 국내 매출 순위는 지난달 28일 223위에서 29일 44위로, 이달 2일 기준으론 18위까지 올랐다. 통상 기대작의 경우 출시 직후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점차 매출 순위가 내려가는 경우가 많은데 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의 성향에 따른 콘텐츠 소모 속도와 게임의 특성 등이 다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BTS 영상. 출처=넷마블

주요 해외지역의 경우도 매출 순위가 서서히 증가하는 모습은 비슷하다. 미국은 29일 203위에서 2일 103위로 올랐고 영국은 29일 147위에서 2일 64위를 달리고 있다. 같은 기간 동안 캐나다는 171위에서 82위로, 인도네시아는 45위에서 22위로 상승했다. 세계 3위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를 가진 일본에서는 인기 4위를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다만 매출 순위는 다소 아쉬운 200위로 집계됐다.

출시 초반 매출 성적이 예상보다 신통치 않으며 증권가에선 “아쉽다”는 평이 나온다. 잠재적 수요자가 높은 데다가 확률형 아이템과 수집형 등의 수익모델이 채택되며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아미’로 대표되는 글로벌 방탄소년단 팬들의 규모가 수천만명 수준인 가운데 BTS 월드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직접 촬영을 진행하며 1만장 이상의 사진과 100여편의 동영상 콘텐츠를 구현했다. BM 구조는 기존의 수집형 RPG의 방식과 스테이지마다 하트 등을 소모하는 방식을 융합하며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형태로 만들었다. 

삼성증권 오동환 연구원은 30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BTS 월드는 천만명이 넘는 팬층을 보유한 방탄소년단의 인기 덕에 출시 이후 한국, 일본, 미국, 중국 등 주요 국가에서 다운로드 1~2위를 기록했다”면서도 “그러나 매출 순위는 한국에서만 iOS와 구글플레이 각각 최고 3위, 23위를 기록(30일 기준) 하고 나머지 주요 국가의 매출 순위는 50위 이하로 흥행 부진을 겪고 있다”고 평했다. 게임의 글로벌 일평균 매출은 5억에서 7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이는 넷마블이 최근 내놓은 신작 일곱 개의 대죄가 일평균 15억에서 20억원 수준을 기록하는 것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수치다. 

KTB 투자증권 이민아 연구원 또한 BTS 월드의 하루 평균 매출을 10억원 이하로 추정했다. 이민아 연구원은 “신작 성과 반영으로 넷마블의 2분기 매출액은 증가하겠지만 마케팅비 증가로 영업이익 개선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BTS 월드의 매출 상승 여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성종화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BTS 월드는 방탄소년단 실제 멤버에 대한 수집, 육성, 매니징 시뮬레이션 게임으로서 정통 게임이라기보다는 게임, VOD, SNS 요소가 복합된 형태의 독특한 장르”라면서 “일반적인 게이머의 취향 관점에서 접근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성종화 연구원은 “글로벌 아미 가입자 수는 1000만명 이상인데 이들의 강력한 팬덤을 감안할 경우 히트와 롱런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케이프투자증권 이경일 연구원은 “BTS월드가 다수의 소과금 유저를 타겟팅하고 있다는 점과 현재 대부분의 국가에서 다운로드 최상위권을 기록하며 신규유저 유입이 지속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매출 순위 상승여력은 존재한다”고 말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BTS 월드의 전세계 일매출을 9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아미는 모바일 게임 BM을 받아들일까

▲ BTS 영상. 출처=넷마블

BTS 월드 성과의 주요 관전포인트 중 하나는 ‘아미가 기존 모바일게임 과금 구조를 받아들일 것인가’다. BTS 월드는 경쟁을 하거나 컨트롤이 요구되거나 전략을 필요로 하는 등 일반적인 기존 게임과는 결이 다르다. 이 게임은 BTS의 스토리를 감상하고 그들과 상호작용하는 느낌을 주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게임이라기보단 ‘아미용 콘텐츠’에 가깝다. 당연히도 주요 타깃은 젊은 여성이다.

그렇지만 과금 요소는 기존 수집형 RPG의 문법을 그대로 채용했다. 그 예로 카드수집에 가챠 요소(확률형 아이템)를 집어넣었다. 이용자는 멤버별로 카드를 모을 수 있다. 카드 종류도 세분화 됐다. 5성 카드의 경우 움직이는 영상 카드다. 몇 성인지에 따라 능력치에도 차이가 생긴다. 카드에는 지혜, 체력 등 능력치가 있는데 이는 RPG의 스탯 개념이 그대로 적용된 모습이다. 높은 스테이지로 갈수록 좋은 능력을 갖춘 카드가 요구된다. 

스테이지 방식인 만큼 ‘하트 소모형’ BM도 포함돼있다. BTS 월드에선 ‘날개’가 그 역할을 한다. 게임을 진행할 때마다 일정량의 날개가 소모되며 날개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채워진다. 느긋하게 게임을 진행하면 따로 날개를 결제할 필요가 없지만 빠른 게임 진행을 원하는 이용자는, 즉 BTS의 스토리를 빨리 보고 싶은 팬은 결제를 통해 날개를 확보해야 한다. 

아이돌 문화에 관심이 많은 한 30대 직장인은 “덕후들의 성향을 고려하면 BTS 월드를 무과금으로 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이 새로운 형태의 모바일 게임 장르에 도전한 가운데 그 성과에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