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햄버거 3사 공식 앱 아이콘.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맥도날드가 이달 들어 할인 쿠폰이나 상품 정보 등 콘텐츠를 제공하는 ‘맥도날드 앱’을 선보임에 따라 주요 햄버거 3사 모두 공식 앱을 운영하게 됐다. 소비자들은 결국 평소 선호하던 브랜드를 자주 이용하겠지만 고객 서비스 일환인 앱의 편의성이 높을수록 새로운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각 앱을 내려 받아 써보며 인터페이스와 서비스 수준 등을 비교해봤다. 앱별로 어떤 장점이 있는지 짚고 보완할 부분이 있는지도 살폈다.

맥도날드, 앱 실행속도 제일 빨라

안드로이드폰으로 구글 플레이에서 3사 앱을 모두 다운 받았다. 세 앱의 이름은 모두 별도 명칭 없이 사명을 그대로 옮겨 썼다. 아이콘은 시인성을 잘 갖춘 각 사별 엠블럼으로 디자인돼 눈에 잘 띄었다. 이 가운데 햄버거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의 버거킹 앱 아이콘이 배고플 때 가장 누르고 싶게 생겼다.

아이콘을 길게 눌렀을 때 뜨는 바로가기 버튼의 경우 맥도날드 앱이 가장 직관적인 기능을 갖췄다. 맥도날드 앱의 경우 홈, 쿠폰, 메뉴, 매장찾기 등 주로 쓸 만한 기능 버튼 4개가 나타났다. 버거킹 앱을 눌렀을 때도 버거킹공유, 마이(MY)세트, 패스트오더 등 세 개 버튼이 표시됐다. 반면 롯데리아 앱에서는 앱 정보 하나만 떠 기능 측면에서 뒤처진다.

▲ (왼쪽부터)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각 사 앱에서 오류가 발생한 모습.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앱을 최초로 다운받은 뒤 실행해본 결과 첫 화면이 뜨기까지 기본적으로 10초 이상은 걸렸다. 앱을 종료시켰다 다시 실행하기를 반복하니 접속 쿠키 데이터가 저장됐는지 세 앱 모두 10초 안에 첫 화면을 보여줬다. 하지만 접속자가 한창 많을 때인 오후 1시 30분 이후 접속한 결과 세 앱이 하나같이 굼뜨게 작동됐다.

그나마 빠른 앱은 맥도날드 앱이다. 앱 버튼을 누른 후 18초 정도 지난 뒤 처 화면이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 효과와 함께 표시된다. 가장 느린 앱은 롯데리아 앱이다. 오후 1시 36분께 앱을 실행했지만 1분 20초가 넘도록 화면이 뜨지 않았다. 앱을 종료했다 다시 작동시켜도 1분 이상 빈 화면만 나타났다. 버거킹은 45초 정도 지나니 화면이 보였다.

이용률이 비교적 낮은 시간대에는 세 앱 모두 각 버튼을 눌러 화면을 전환하거나 기능을 이용할 때 빠른 응답속도를 발휘한다. 신속한 화면 전환이 이뤄질 때까지는 세개 앱 가운데 롯데리아 앱이 가장 느린 반응을 보였다. 맥도날드 앱에서도 쿠폰 창에서 상품 이미지가 표시되지 않거나 흑백으로 표현되는 등 오류 현상이 종종 나타났다. 버거킹도 약간 끊기지만 실행 속도는 가장 빨랐다.

회원가입도 맥도날드가 가장 간단…기능 편의·쿠폰 종류는 버거킹이 잘 확보

회원가입 절차에 있어서는 맥도날드와 버거킹이 비교적 간편하다. 맥도날드 앱의 절차가 가장 간단하다. 이름과 이메일주소, 생일 등을 입력한 뒤 문자메시지로 본인 인증을 실시하면 가입이 끝난다. 버거킹의 경우 네이버나 페이스북 계정을 연동할 경우 이름과 전화번호 등 간단한 개인정보만 입력하면 회원가입이 완료된다.

롯데리아도 이메일을 연동해 본인인증을 실시할 수 있지만 결국 롯데그룹 통합 회원제인 엘포인트에 신규 가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메일을 연동해 회원가입을 할 경우에도 해당 포털사이트에 접속한 뒤 메일함에서 본인인증을 실시해야 한다.

▲ (왼쪽부터)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각 사 앱의 쿠폰 제공 화면.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쿠폰 가짓수에 있어서는 버거킹이 20개로 가장 많다. 맥도날드와 롯데리아는 각각 11개, 3개 제공하고 있다. 버거킹이 제공하는 쿠폰 가운데 매장에서 무인기기(키오스크) 스캔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매장용 쿠폰 15장은 로그인이 필요없다는 장점을 지닌다. 원칙상 한 사람당 하루에 1매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됐지만 접근성 측면에서 다른 업체를 앞선다.

버거킹 앱은 쿠폰에 담긴 혜택 규모도 가장 컸다. 버거킹에서 제공하는 쿠폰의 사용 시간은 매장용의 경우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12시간이다. 롯데리아도 버거킹과 같은 시간대에 쿠폰을 제공한다. 맥도날드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5시간 30분만 쿠폰을 제공한다. 아침메뉴는 오전 4시부터 오전 10시 30분까지 6시간 30분 동안 증정한다.

이밖에 롯데리아와 버거킹은 같은 앱에서 배달 주문이 가능하지만 맥도날드는 별도 앱인 ‘맥 딜리버리 앱’을 따로 깔아야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햄버거 3사의 앱은 고객에게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 적극 홍보하는데 유용한 장치지만 개발 수준은 소비자를 만족시키기에 다소 부족해보인다. 할인 혜택의 양적·질적 규모를 개선해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앱 실행 속도를 높이고 오류를 개선하는 등 기초적인 시스템 보완책도 마련돼야겠다. 앱이 훌륭한 광고채널로서 역할도 할 수 있는 만큼 읽을거리, 볼거리 등 콘텐츠를 제공해 소비자 ‘손길’이 앱에 이어지도록 하는 방안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햄버거 업계 업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매력적인 앱이 나타나 많은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