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와 SK E&S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다르게 평가했다. 양 사는 차입금 관련 하향 트리거를 다르게 제시했고, 실적 전망 등도 달리 평가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28일 SK E&S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유지했다고 2일 밝혔다.

이로써 SK E&S의 신용등급은 평가사 간 전망이 갈리게 됐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27일 SK E&S의 신용등급 전망을 AA+/부정적으로 하향한 바 있다.

양 사는 우선 차입금 관련 하향 트리거를 다르게 제시했다. 

한신평은 등급 하향가능성 확대 요건으로 연결기준 조정순차입금/EBITDA 지표 4배 초과 지속을 언급했다. 반면 한기평은 순차입금/EBITDA 3배 초과 등을 제시했다.

현재 한신평은 SK E&S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조정순차입금/EBITDA를 2.1배로 제시하고 있다.  한기평은 순차입금/EBITDA를 1.9배로 제시 중이다. 

한국기업평가는 SK E&S의 순차입금/EBITDA 지표가 오는 2021년 5.9배까지 확대될 것으로 봤다. 한국신용평가는 구체적 전망치를 밝히지 않았다.

▲ SK E&S의 재무지표 변동 추이 및 전망. 출처=한국기업평가

이에 양사는 SK E&S의 예정된 대규모 자금소요가 재무구조에 미칠 영향도 달리 접근했다. 

SK E&S는 여주복합화력발전소 건설에 약 1조원 내외 투자할 예정이며. 4500억원 내외의 LNG 선박 금융리스 조달 등도 앞두고 있다.

여기에 7000억원 내외를 기록한 배당금 이슈도 더해졌다. SK E&S의 지난 3년(2016~2018) 배당규모는 평균 2000억원 내외였다.

이같은 배당금 확대는 올해 1월 자회사 파주에너지서비스 지분 49% 매각에 따른 약 8000억원 대금 유입에 기초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자금 소요에 따라 재무지표가 저하할 수 있지만, 자산매각과 전력부문의 생산능력 확충과 LNG부문 원가우위에 기반한 현금창출력 확대가 이를 일부 커버할 수 있다고 봤다. 또한 현금흐름에 따라 “탄력적”인 배당정책 운용이 가능하다고도 봤다.

박신영 한신평 선임애널리스트는 “전력부문 생산능력 확충과 LNG부문 원가우위에 기반해 현금창출력 확대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지속적인 투자 지출 계획에도 현금창출력 개선, 자산매각 등을 재무부담을 경감시키고 현금흐름 수준에 따른 탄력적 배당 정책을 견지하는 경우 현 등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반면 한국기업평가는 LNG 선박 금융리스 조달과 해외법인 투자 등을 “기존 가정에 포함하지 않았다”라고 밝히며, 향후 실적 및 배당정책 탄력성도 다소 보수적으로 봤다.

윤수용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경상투자에 여주발전소 투자 및 높은 배당성향 유지 등을 고려하면 중기적으로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LNG부문 원가경쟁력은 중기적으로 유지될 전망이지만, 장기적으로는 LNG 직도입 발전소 확대 등으로 다소 약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윤수용 수석연구원은 “파주에너지서비스 매각 자금이 실제 레버리지 축소에 사용되지 않으면서 재무안정성 개선 폭이 당초 예상을 크게 하회했다”라고도 덧붙였다.

한기평, 롯데렌탈 장기신용등급 하향

또한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일 롯데렌탈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변경했다.

레버리지 배율 상승이 등급전망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롯데렌탈의 올해 1분기 레버리지 배율은 7.7배로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2016년 레버리지는 6.1배, 지난해 말에는 7.1배 기록한 바 있다. 한기평은 롯데렌탈의 이같은 레버리지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송미정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롯데렌탈은 레버리지 완화를 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 채권매각, 신규투자 축소 등을 계획 중이다”라며 “다만 신종자본증권은 경제적 실질 관점에서 일부만 자본 인정되고 매년 자본인정비율이 차감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레버리지 부담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수익성 부진도 신용등급 전망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롯데렌탈의 지난해 ROA는 0.8%로 2016년 대비 0.5% 하락했다.

송미정 책임연구원은 “2017년 실적에 일회성 손상차손이 반영된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수익성 저하 폭은 더욱 컸다”라며 “가격경쟁으로 인해 단가 인하 압력이 존재하며 이를 고려하면 수익성 전망은 밝지 않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