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 다양하지 않고 고용시장이 유연하지 않은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취업준비생들이 연봉이 높고 복지혜택이 좋은 대기업만 선호하거나 연봉은 낮지만 안정적이고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공무원직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에서도 대기업이 인기가 없는 것은 아니라서 IBM이나 코카콜라같은 대형 기업들은 취준생들에게 늘 선망의 대상이며, 페이스북이나 아마존같은 이제는 IT 대기업들도 큰 인기다.

동시에 아직은 규모도 작고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멀지않은 미래에 큰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되는 스타트업 기업에 합류하거나 아예 새로운 기업을 창업하는 것도 많은 미국 젊은이들의 꿈이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을 통해 스타트업이 성공할 가능성을 충분히 봤기 때문에 미국의 실리콘밸리에는 미래의 마크 주커버그를 꿈꾸는 청년들이 많다.

이들의 일부는 최근 상장한 줌(Zoom)이나 비욘드미트(Beyond Meat), 슬랙(Slack)처럼 꿈을 현실로 실현하기도 한다.

일에 바쁜 맞벌이 부모들을 위해서 육아관련 지식을 전달해주는 육아코치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스타트업 클레오(Cleo)의 공동창업자인 섀넌 스펜헤이크도 머지않아 이들 성공한 창업가의 반열에 곧 오를 듯 보였다.

벤처기업들이 모여있는 실리콘밸리에서는 능력있는 인력을 서로 데려가려고 안간힘인데 문제는 이렇게 몸값 비싼 인력들이 아이들이 생기면 양육 문제 등으로 인해서 업무 스케줄을 바꾸거나 업무 부담이 적은 분야로 옮기거나 혹은 아예 회사를 이직하거나 커리어를 포기하는 최악의 경우까지 발생하는 것이다.

스타트업 기업 클레오는 바로 이 문제에 초점을 맞춰서 임신계획을 하는 순간부터 아이들이 학교에 갈때까지 부모들이 알아야 하는 육아상식을 제공하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소개해주는 서비스를 모바일 앱으로 제공한다.

특히 개별 소비자를 고객으로 확보하는 대신 실리콘밸리의 대형 기업들을 고객으로 해서 이들 기업체가 직원복지서비스로 클로이 모바일 앱을 제공하도록 전략을 짰다.

고급 인력을 채용하고 유지하는데 주력하는 기업들에 이런 전략은 주효해서 우버, 링크드인, 이베이, 핀터레스트, 레딧, 슬랙 등이 클레오의 고객으로 합류했다.

클레오는 대체로 스타트업 단계에서 받게되는 첫 번째 투자인 시리즈 A 투자에서 1050만달러의 투자를 받은데 이어 보통 벤처캐피털로부터 받게되는 2번째 투자인 시리즈 B 투자에서는 2750만달러의 투자를 얻어냈다.

IT업계의 CEO들도 투자에 대거 참여해서 야후의 마리사 메이어, 리바이스의 칩 버그, 링크드인의 제프 와이너 등이 클레오의 투자에 참여한 CEO 들이다.

머지않아 섀넌 스펜헤이크도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CEO가 될 것으로 점쳐지는 무렵, 클레오의 이사회는 섀넌 스펜헤이크를 CEO자리에서 물러나게 했다.

섀넌 스펜헤이크가 본인에 대해서 소개한 내용에서 실제와 다른 부분이 많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스펜헤이크는 다른 IT업계 창업자들과 달리 시카고 예술대학교를 졸업하고 예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샌프란시스코 시장의 총괄혁신부책임자를 역임하면서 실리콘밸리의 창업자들과 어울리게된 스펜헤이크는 그들과 유사한 프로필을 만들고 싶어하면서 거짓말을 만들어냈다.

UN의 전문가로 활동했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UN의 카자흐스탄 방문때 동행한 것이 전부이며 혁신과학과 기술 여성 100인에 포함됐다고 주장했으나 그런 단체나 리스트는 존재하지 않았다.

또 젊고 유능한 창업자로 포장하기 위해 실제 나이인 42살보다 6살이나 어린 36살로 자신을 소개하기도 했다.

더구나 다른 기업들에게는 일과 가정생활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클레오의 직원들에게는 일주일에 50~60시간을 일할 것을 강요했으며 회사내의 수유실 공간을 없애고 이를 외부에 임대 해주기도 했다.

창업자에서 성공적으로 투자를 유치시킨 CEO로 변모하면서 그는 투자자들을 기쁘게 하는데 주력했고 이는 많은 임직원들을 떠나게 만들었다.

섀넌 스펜헤이크는 한국에서 입양된 미국에서 많지 않은 아시아 여성 창업자로 큰 관심을 끌었으나 결국 성공에 대한 과도한 욕심이 자신이 만든 자리에서 물러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