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합의 연장 기정사실화와 미-중 무역분쟁 일시 합의 등의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제침체로 유가상승 추세가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1%(0.62달러) 상승한 배럴 당 59.09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WTI 가격은 장중 60달러를 기록하다가 감소하는 등 다소 급등세를 보였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9월 인도분은 0.40%(0.26달러) 상승한 65.00달러에 거래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소속 산유국과 러시아 등 비(非) OPEC 국가가 일일 120만 배럴 감산 합의를 9개월 연장할 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기 때문이다.

칼리다 알 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은 “최종 결정은 2일(현지시간) 내려질 것”이라며 “대부분의 국가들은 9개월 연장을 원한다”라고 말했다고 마켓워치 등 주요 외신들은 보도했다.

마누엘 페르난데즈 베네수엘라 석유국 장관도 “감산합의가 오는 2020년 3월까지 9개월 연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지난주 열린 G20 회담에서 “러시아와 사우디가 감산합의 연장에 동의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시장은 특히 이번 감산연장 기간이 6개월이 아닌 9개월로 합의됐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통상 산유국들은 6개월 단위로 감산정책을 결정해왔다. 지난달 말까지 지속된 합의안도 올해 1월 1일에 결정된 바 있다.

미국과 중국이 지난주 G20 기간 중 개최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분쟁 일시 휴전에 합의한 점도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미국은 검토 중인 3000억달러 규모의 추가관세를 당분관 부과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시장은 감산합의 연장과 미-중 무역분쟁 합의 외에도 아직 지켜볼 것이 많다고 분석하고 있다. 경제침체 시그널이 발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제성장이 둔화되면 원유 수요도 감소될 수 있어 원유 가격도 하락할 수 있다.

타일러 리치 세븐스 리포트 연구소 공동편집자는 “무역분쟁 휴전과 OPEC의 감산합의 연장은 유가에 호의적이지만 에너지 수요 방정식 측면에서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은 많다”라며 “세계 경제가 불황에 빠지는 조짐이 있어 WTI 선물 가격은 60달러~65달러 이상으로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