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종료 후 방한한 가운데, 30일 오전 국내 경제계 인사들과의 만남을 가진 후 청와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참석했다. 이어 오후에는 DMZ를 전격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역사적인 회동을 했다. 냉정한 국제 외교가에서는 좀처럼 벌어지기 어려운 ‘동화같은 이야기’가 현실이 됐다. 북미 두 정상이 정전선언 66년만에 북미 정상이 DMZ서 만났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청와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가진 후 각자 DMZ로 출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DMZ 내부의 오올렛 초소에서 “이곳은 매우 위험한 곳”이라면서도 “정상회담 후 모든 위험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과 만나 깜짝만남을 통해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두 정상은 군사경계선에서 만났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깜짝 월경을 하는 이벤트도 보여줬다.

김 위원장은 "사상 첫 북한땅을 밟은 미국의 현직 대통령의 결단이 있었다"고 말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만남이 성사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엄청나게 긍정적인 성과가 있었다"면서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김 위원장에게 호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초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날때는 등장하지 않았으나, 이후 북미 정상이 간단한 소감을 밝힌 후 남측으로 내려오자 문 대통령도 반갑게 맞이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세 정상이 담소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어 세 정상은 남측 자유의 집으로 향했다.

▲ 트럼프 대통령이 DMZ를 바라보고 있다. 출처=갈무리

북미 두 정상의 만남은 대외적으로는 ‘즉흥적’이다.

시작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는 한편 "중요한 회담 후 일본을 떠나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한국으로 갈 것"이라면서 "만약 김 위원장이 이것을 본다면, 한국에 머무는 동안 DMZ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대외적으로는 사전 조율된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29일) 아침 생각한 것"이라면서 즉흥적인 생각이라는 점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김 위원장과의 만남 가능성을 시사한 후 G20 회의장에서 문 대통령과 만나 "내 트윗을 보셨냐"며 "함께 노력하자"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가 나온 직후 북한의 반응도 나왔다.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한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소개하며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와 관련된 공식적인 의사타진은 없었다며 확답을 피했다. 그러나 만일의 상황을 가정해 두 사람이 만난다면 "의미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여운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오전 정식일정을 시작하며 북미 두 정상의 깜짝만남에 대한 관심은 더욱 고조됐다. 전망도 엇갈렸다.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및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나온 직후 만남 가능성에 무게를 뒀지만 ‘외교관 정보 누출 논란’에 시달렸던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두 정상이 짧은 전화통화를 할 것으로 전망했다.

북미 정상의 만남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한미 정상회담 종료 후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트럼프 대통령의 김 위원장 만남을 공개하며 ‘동화같은 이야기’는 현실이 됐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피스메이커로 추켜세우는 한편 “최초로 미국과 북한 정상이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마주 서서 평화를 위한 악수를 하게 될 것"이라며 "서로 소통하고 대화하면 최선의 상황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오늘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이벤트가 세밀하게 조율된 이벤트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최근 북미 정상이 소위 친서외교를 통해 톱다운 방식의 소통채널 가동에 나서며, 이번 회동으로 한반도 비핵화 및 대북 경제 제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포석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