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임형택 기자] 바바라 크루거는 미국의 개념미술가로, 이미지와 텍스트를 병치한 광고 형식의 작업들로 잘 알려져 있다. 

눈길을 사로잡는 상징적 서체와 간결하지만 강렬한 메시지는 동시대 사회의 매커니즘과 대중매체 속에서 읽을 수 있는 권력, 욕망, 소비주의, 젠더, 계급 등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고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세계적인 현대 미술 거장 바바라 크루거의 아시아 최초 개인전<BARBARA KRUGER:FORVER>에서 작가 생애 최초의 한글 작품 2점을 공개했다.

이번 전시에선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선보인 바바라 크루거의 주요 작품들이 총망라되어 40여년간 다양한 작업 유형과 일관되고 독창적인 작업 양식을 견지해 온 작가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도록 총 4개의 전시실과 '아카이브룸'으로 구성했다.

▲ Untitled(충분하면만족하라), 2019 Digital print on vinyl wallpaper, 600 x 2,170 cm 사진=임형택 기자

Untitled (충분하면만족하라)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개최하는 아시아 최초 개인전을 위해 작가가 제작한 신작이다. 미술관 로비 바깥 유리에는 'Plenty should be enough'가 8개의 거대한 유리 벽에 맞춰 새롭게 디자인 되어 설치됐다. 

▲ Untitled(The latest version of the truth), 2018, Digital print on vinyl, 226.1 x 173 cm 사진=임형택 기자
▲ 로비의 콘크리트 벽에 걸린 이작품은 서양문화의 근간이 되는 기독교의 상징적 모티프인 성모자상을 배경으로 '최신 버전의 진실'이라는 영문 텍스트가 적힌 색색의 아크릴 큐브를 손으로 배치하는 사진을 보여준다. 작품의 붉은색 테두리 상단부터 오른쪽 시계방향으로 '싸우지 마시오', 신경쓰지 마시오', '믿지 마시오', '사지 마시오',라는 문구가 이미지를 둘러싸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 전시된 바버라 크루거 작품.
▲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 전시된 바버라 크루거 작품.

미술관의 가장 큰 전시실 내부를 흑백의 텍스트로 가득 채운 이 작품은 2017년에 처음 공개되었던 장소특정적 설치로 '영원히'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당신(You)'이 거대한 사이즈로 새겨진 타원형 볼록 거울 이미지 속에는 '지난 수 세기 동안 여성은 남성의 모습을 원래보다 두 배로 확대해 비춰주는 마력을 가진 거울 같은 역할을 해 왔다는 것을 당신은 알고 있다."라는 문장이 들어가 있는데,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자기만의 방]에서 인용한 글귀다. 흰색과 검은색이 교차한 바닥엔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 인용안 문장이 가득 채워져있다.

 
 
 
▲ 작품을 설치하던 도중 작가가 즉석에서 제작을 지시해 만들었다는 붉은 바탕의 한글설치 작품 <제발 웃어 제발 울어> 작품. 사진=임형택 기자
 
 
 
 
 
 
 
 
 
 

바바라 크루거는 우리가 살고 있는 당대의 이슈에 대해 대담하고 적극적으로 발언해 왔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이번 <BARBARA KRUGER : FOREVER>전시를 통해 작가의 작업 세계에 보다 본질적으로 접근하여, 동시대 이슈들에 대해 깨어 있는 감각으로 질문하고 토론하고자 했던 작가의 의도를 보여준다. 작가의 작품들은 우리의 무뎌진 비판의식을 흔들어 깨우고, 삶의 주체로서 능동적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자극을 준다.

바바라 크루거 : 포에버<BARBARA KRUGER : FOREVER> 전시 입장료는 성인 1만3000원, 청소년 9000원, 어린이 7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