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훈 강남동약한의원장 (www.dongyak.kr)

요즘과 같은 환절기가 되면 일교차가 심해지면서 감기 환자가 늘어나게 됩니다. 낮에 날씨가 따뜻하다고 해서 가볍게 여기고 얇은 옷을 입고 나왔다가 낭패를 겪는 경우가 생기곤 합니다.

아침에 출근할 때나 저녁에 늦게 퇴근할 때면 쌀쌀한 날씨에 몸을 움츠리게 되는데, 지나치게 옷을 얇게 입었을 경우 다음날 바로 감기에 걸리는 경우가 생깁니다.

감기에 걸리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 몸이 찬바람이나 찬기운에 노출되어 그 찬바람이나 찬기운이 몸속에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감기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찬기운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거나 찬바람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바람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기에 걸리는 사람들 중에 저녁 때는 멀쩡했는데 자고 일어났더니 감기에 걸렸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경우 자고 일어나면서부터 콧물을 훌쩍거리거나 기침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은 자다가 식은땀을 흘리지 않는가입니다. 만약 자다가 식은땀을 흘리는 사람이라면 일차적으로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합니다.

사람은 대부분 잠들 때 약간의 식은땀을 흘립니다. 물론 거의 땀이 나지 않는 사람에서부터 베개가 흠뻑 젖을 정도로 많이 흘리는 사람까지 다양하지만 문제가 되는 경우는 베개나 속옷이 흠뻑 젖을 정도로 식은땀을 흘릴 때입니다.

자다가 흘리는 식은땀을 한의학에서는 도한(盜汗)이라고 합니다. 말 그대로 도둑놈이 활동하는 밤에 은근히 땀을 흘린다는 말입니다. 꼭 밤이 아니더라도 잠이 들면 땀을 흘리다가 잠을 깨면 땀을 흘리지 않기 때문에 도한이라고도 합니다.

도한은 특히 호흡기가 약한 어린이나 최근에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성인에게서 많이 나타납니다. 자다가 식은땀을 흘리게 되면 땀이 마르면서 체온이 떨어지는데 이때 호흡기가 약한 아이들이나 체력이 떨어진 성인들은 바로 감기에 걸리게 됩니다.

호흡기가 약한 경우나 체력이 떨어진 경우에는 피부의 땀구멍이 넓어지게 되는데, 잠이 들면 낮에 비해 이 부위가 더 넓어지게 되고 이 넓어진 틈 사이로 땀이 흐르게 됩니다.

여기에 찬바람이 닿게 되면 그 부위로 찬기운이 들어가서 감기에 걸리게 되는 것입니다.

감기를 달고 산다고 말하는 아이들의 경우는 대부분 밤에 식은땀을 흘리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또한 감기에 잘 걸리지 않다가 갑자기 어느 순간부터 감기에 잘 걸리기 시작했다면 도한이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아야 합니다. 만약 도한이 있다면 이 부분에 대한 치료를 해야만 근본적으로 감기에 잘 걸리지 않게 됩니다.

도한은 한의학적인 치료를 통하며 비교적 쉽게 없앨 수 있습니다. 대부분 도한은 어쩔 수 없다고 여기고 그냥 놔두거나 그저 특이체질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도한을 그냥 놔둘 경우 단순한 감기의 문제를 벗어나서 지속적인 체력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본인이나 가족이 도한을 지니고 있다면 반드시 가까운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