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진종식 기자] TDF(Target Date Fund : 타깃데이트 펀드, 이하 TDF)가 퇴직연금 운용 상품으로 특화된 탁월한 상품이라는 점은 공개된 사실이다. 특히 자산운용사들은 현재까지의 운용실적과 상품의 포트폴리오를 볼 때 미래 먹거리로 충분한 성장성을 확인했다.

이러한 TDF의 상품성을 깊이 인식한 자산운용사들은 너도 나도 TDF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새로운 자산구성과 운용전략 등을 무기로 장착하고 속속 참여, 출시 3년 만에 10개의 자산운용사로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에만 2개사가 추가로 참여했다.

자산운용사만 TDF 장점 잘 알고, 가입자는 TDF 잘 몰라

자산운용사들의 TDF행렬에 가담하기 위한 숨가뿐 행보와 다르게 투자자(가입자)들은 TDF에 대한 정보의 부재인지 몰라도 퇴직연금을 TDF로 운용하기 위해 신규 가입하거나 기존의 상품에서 갈아타기 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 현실이다. 증가는 있으나 전체 퇴직연금 비중에 비해 낮다는 뜻이다.

자산운용사들이 TDF를 퇴직연금 운용의 적자로 인식한 것은 퇴직연금 수익률의 계속적인 하락세와 궤를 같이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최근 3년간 퇴직연금의 평균 수익률은 1.58%→1.88%→1.01%를 기록하여 급기야 0% 대로 추락할 위기까지 몰렸다. 기존의 수익률도 세금을 공제하고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실질수익률은 마이너스나 마찬가지다.

이런 심각성이 대두되자 정부가 근로자의 최후 노후보장 수단인 퇴직연금의 수급권을 강화하고 노후자산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상품으로 기금형 퇴직연금제 도입을 결정했다. 이어 최근 여당 정책위원회에서 디폴트 옵션제도를 도입해서라도 퇴직연금 수익률을 증가시키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나선 점은 늦었지만 다행스런 움직임이다.

TDF시장에 자산운용사들이 뛰어든 내막은 여러 가지 상황이 겹쳐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동인은 미래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짚어진다.

글로벌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불확실성의 장기화로 저성장-저금리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터에 미국의 금리 인하 시사 발언까지 나오자 향후 국내 금리도 연동 하락할 경우 금융기관의 미래 수익을 창출할 먹거리가 줄어들어 막다른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상황인식에서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퇴직연금시장은 갈수록 그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공개된 블루오션이다. 현재 30인 미만 소기업은 퇴직연금 의무가입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지만 오는 2022년에는 모든 기업이 퇴직연금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미래 추세를 감안할 때 퇴직연금 시장은 2020년에 210조원, 2025년에는 400조원에 달하는 거대 시장으로 성장하게 된다.

퇴직연금시장은 외형만 큰 것이 아니라 실속이 있는 시장이다. 고객은 한번 유치하면 20~30년 초장기 단골고객이 된다. 여기에 매년 추가되는 적립금에 의해 운용자산은 저절로 증가하고 매년 자금 조달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데도 수수료를 꼬박꼬박 받게되니 이보다 좋은 먹거리가 없다. 자산운용사들이 사활을 걸고 뛰어들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반면 가입자(투자자)들의 TDF에 대한 반응은 여전히 미지근한 상태에 있다. 기존에 연 1%대 수익률에 불만을 가진 가입자들도 운용사를 변경하거나 수익률이 좋은 다른 상품으로 변경할려는 움직임은 크지 않다.

다만 신규 가입자들 중에 TDF에 대한 이해가 높고 수익률이 기존의 안정성 위주로 운용하는 상품에 대해 기대치가 낮은 가입자들이 TDF펀드를 가입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TDF펀드에 대한 상품 안내는 기본적으로 가입자가 근무하는 기업의 퇴직연금 담당자들이 여러 자산운용사의 TDF 관련자료와 다른 상품들에 대한 소상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안내하는 것이 순서이다.

본 기사에서는 전체 자산운용사의 자산규모와 과거 운용실적, 운용하는 TDF펀드의 요약된 특징 정도만 안내한다.

10개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TDF펀드의 총자산 규모를 보면 지난 24일 현재 TDF펀드의 총수탁고는 1조 8376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TDF 총수탁고 1조8376억원, 1년 평균 3.37%, 설정후 평균 10.04%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6월24일 현재 TDF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수는 10 개이고, 운용펀드 수는 65개, 전체 클래스별 펀드 수는 582개이다.

10개 운용사별 수탁고를 살펴보면 삼성자산 6727억, 미래에셋자산 6166억, 한투자산 2519억, KB자산 1384억, 한화자산 389억, 신한BNPP자산 531억, 키움자산 284억, 하나UBS자산 50억, 교보자산 63억, NH아문디자산 260억원 등 규모의 자산를 운용하고 있다.

1년 이상 운용한 TDF중 각 운용사별로 최근 1년 평균수익률을 확인하면 삼성자산 3.72%, 미래에셋자산 2.62%, 한투자산 2.71%, KB자산 2.80%, 한화자산 3.51%, 신한BNPP자산 7.47%, 하나UBS자산 0.82%를 각각 기록했다.

1년 이상 운용한 실적이 있는 7개 운용사 TDF의 1년 평균수익률은 3.37%를 기록하고 있다.

1년 이상 운용한 전체 TDF중 설정후 최고 수익률은 22.53%이고, 최저 수익률은 -4.64%를 기록했다. 설정후 평균수익률은 10.04%를 기록하고 있다.

동일 유형의 TDF도 각 자산운용사의 상품 간 수익률 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각 운용사의 운용전략과 특화된 자산배분 기준과 전략배분 기준 등에 따라 수익률이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운용사별 TDF 자산배분‧전략따라 적립금‧수익률 차이 발생

TDF는 가입자(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고려해 자산배분곡선(Glide Path)에 따라 주식 등 위험자산과 및 채권 등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해 운용하는 펀드이다.

투자자의 생애주기별 자산 배분과 전략 배분 전략, 각 운용사의 특징적 포트폴리오 구성에 따라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을 조정하여 운용하기 때문에 같은 유형의펀드라도 실적에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자산운용사들이 TDF 시장에 진입하여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애쓰는 데는 퇴직연금시장이 미래 먹거리로 매우 유망하기 때문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또한 최근 퇴직연금 수익률이 1%대의 매우 저조한 실적을 올려 투자자들의 심리에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각 운용사별 TDF의 특징을 살펴보면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016년 4월에 국내에서 제일 먼저 TDF시장을 개척한 선두 주자이다. 미국 캐피탈그룹과 손잡고 8개 재간접형 펀드를 운용하고 있으며, 펀드의 특징은 한국형 생애주기별 모델을 개발하여 펀드에 적용하고 있는 점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7년 3월에 자산배분형 TDF와 전략배분형 TDF를 출시했다. 보통 주식과 채권 등 자산의 투자 비중을 조절해서 투자하나 전략을 세분화하여 운용함에 따라 기존 TDF에서 한발 더 나아간 전략으로 운용하며 이 전략을 독자적으로 개발하여 운용하는 점이 특징이다.

한국투신운용은 미국의 티로프라이스사와 업무 제휴를 통해 TDF 펀드 7개 상품을 시장에 선보였다. 다른 운용사의 전략과 다른 점은 원화 자산의 편입이다. TDF는 국내 투자자들이 원화 기반으로 장기 투자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달러 등 외화로 투자 할 경우 나중에 헷지(리스크 회피)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점을 미리 조정한 상품이다.

KB자산운용은 2017년 7월 글로벌 TDF 운용사인 뱅가드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저렴한 비용의 TDF를 운용한다. 낮은 보수의 ETF와 인덱스펀드를 활용해 글로벌 분산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피투자 펀드의 총 보수가 업계 평균보다 낮은 0.11% 수준으로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한화자산운용은 라이프사이클에 자산관리 솔루션을 더한 ‘한화Lifeplus TDF’를 2018년 4월 출시했다. 이 TDF는 한화자산운용과 JP모건이 협업으로 운용된다. 핵심 전략은 ‘액티브+패시브 조합-자산군에 따른 환헤지 전략-유연한 하위펀드 포트폴리오 전략’ 등 3가지 이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마음편한TDF’는 BNP파리바 계열사인 MAQS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글로벌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직접 운용한다. 글로벌자산배분 펀드로 세계적으로 검증된 국내외 펀드에 투자하고, 유연한 환율전략을 통해 장기적으로 변동성을 관리한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키워드림 TDF’를 출시했으며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SSGA(StateStreet Global Advisors)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TDF 운용 경험을 살려 차별화된 전략으로 운용한다. 저비용 전략- 안정성 전략-한국형 자산배분 전략 등이 핵심 운용전략이다.

하나UBS자산운용은 일찌기 자산배분형 상품을 출시했으나 2017년에 리뉴얼해 TDF를 출시했다. ‘행복한 TDF’는 투자자의 은퇴시점에 따라 2025·2030·2035·2040·2045 등 5개 유형의 펀드로 운용하고 있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지난 5월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AXA Investment Manager(AXA IM)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평생든든 TDF'를 출시했다. 이 펀드의 자산배분 모델은 한국인의 생애주기와 투자성향을 반영해 은퇴시점 투자원금 보존을 추구하면서 은퇴자산의 富를 극대화 하도록 운용한다. 세계의 자산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오픈 아키텍처 구조가 차별성이다.

NH-Amundi자산운용는 올해 6월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Wells Fargo (웰스파고)와 손잡고 'NH-Amundi 하나로TDF‘를 출시했다. 웰스파고의 경험과 노하우를 적용하여 팩터(Factor : 요소)를 주식 투자에 활용하고 장기적으로 시장 대비 초과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차별성 전략으로 운용한다.

전용우 삼성자산운용 팀장은 "개인투자자들은 자산배분이 번거롭고 어려워 최근 TDF 등 하나의 상품에서 자동으로 글로벌 자산배분을 해주는 펀드가 각광을 받고 있다"면서 “국내 TDF는 대부분 해외운용사와 위탁 또는 자문계약을 맺고 있는 만큼 오랜 운용 경험에서 나온 노하우를 참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TDF는 글로벌 자산배분과 환헤지 전략이 수행되는 펀드인 만큼 환헤지로 인한 이익관리의 방법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