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우리금융그룹의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올해부터 2022년까지 우리금융 지분 18.3% 매각작업을 모두 마무리 짓기로 결정했다.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금융회사 구조조정과정에서 12조8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금융그룹은 예금보험공사의 지분매각 추진으로 20년만에 다시 민영화된 금융회사로 전환하게 됐다.

이와 함께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의 자회사 편입작업이 진행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되면서 지배구조가 빠르게 개편되고 있다. 현재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의 자회사였던 우리카드와 종금주식을 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되는 절차를 진행하는 등 인수·합병(M&A)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지주사로 출범된 이후 자산운용사와 부동산신탁 인수에 나서는 등 비은행권 인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안으로 자회사 편입이 마무리 되면 지주사 체제로 본격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향후 캐피탈, 저축은행, 증권사, 보험사 순으로 M&A를 추진해 비 은행권 수익성을 강화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지주체제의 전환은 외형성장이 개선된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단기적으로 주가 부담요인이 존재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 오버행 리스크 해소+주가부양 관건…해당 이슈가 해결된다면 투자기회로 작용 전망

우리금융이 지주사로서 외형이 커지고 있는 것은 기업가치 확대라는 의미에서 긍정적인 전망이지만 계획대로 앞으로 3년간 민영화가 진행될 경우 오버행 부담이 크다는 의견도 잇따르고 있다.

27일 전배승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카드·종금의 자회사 편입에서 발생하는 신주의 경우 6개월 내 처분조건이 있고 민영화 작업이 진행되는 3년간 오버행 우려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버행은 주식시장에 언제든지 매물로 쏟아질 수 있는 잠재적인 과잉물량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우리금융그룹의 지분이 한꺼번에 주식 시장에 나오면 주가 하방압력이 강해지기 때문에 해당 기간 주가 하락에 대한 부담이 높아지게 된다. 정부가 우리금융의 주식을 주가에 연연하지 않고 매각한다는 입장이지만 주가는 곧 기업의 가치로 판단되는 시가총액과 연결된다. 우리금융이 지주사 체제로 포트폴리오가 완전히 개편되기 전까지 주가부양에 집중해야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우리금융이 오버행(대규모 매물물량) 리스크와 그에 따른 주가하방 압력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리금융의 투자가치를 높여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민영화와 지주사체제로 본격적으로 돌입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에게 기업가치를 알려야 하기 때문에 지주 차원에서 주가 부양에 힘써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증권업계 연구원들은 우리금융의 오버향 이슈와 주가하락에 대해 부담 요인으로 판단하면서도 해당 위험이 해소된다면 중장기 투자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은 현재까지 주식시장에 나올 대규모 잠재물량을 조절하면서 기업 인수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있다. 먼저 우리금융은 오버행 리스크로 인한 주가하방 압력을 해소하기 위해 현재 다각도로 매각 방법을 찾고 있다. 

우리금융은 오는 9월까지 우리카드의 자회사 편입을 위해 우리은행에 우리금융 주식4210만주(5.83%)와 현금 5983억원을 지급해야 하는데, 은행은 지주사 지분을 보유없어 5.83%의 지분을 6개월 내에 매각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게 될 잠재과잉 물량이 주식시장에 나올 경우 오버행 위험을 최소화 하기 위해 우리금융은 클럽딜(소수의 기관을 모집해 시간외 또는 장외에서 통매각하는 방식)으로 매각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18.3%의 지분도 잠재물량으로 꼽힌다. 

예금보험공사는 올해부터 3년간 18.3%의 지분을 최대 10%씩 분산 매각한다고 밝혀 이 기간동안 기관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배승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의 자회사편입과 민영화 관련 오버행은 단기적인 주가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지주체제 진전과 지배구조 개선의 관점에서는 궁극적으로 투자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 우리금융, 주가부양 과제 ‘책임경영’ 필요성 제기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지주사 개편 작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우리금융 임원들의 책임경영 의지도 강조되고 있다. 

지난해 우리은행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동참하면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처럼 주가부양책을 지속해야 한다는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2월 1만5296주가 우리은행에서 우리금융으로 주식의 포괄적이전이 진행됐고 그 이후로 총 네차례에 걸쳐 주식을 장내매입했다.

손태승 회장의 이러한 자사주 매입 행보와 달리 그룹 임원들은 다소 소극적인 모습이다. 

최동수 우리금융 부사장은 지난 2월과 5월 각각 2000주, 1000주 매입했고, 박경훈 부사장도 총 3000주 추가 매입했다. 반면 정찬형 사외이사는 지주사 출범 초기 우리금융 주식을 1만532주를 매입해 지분율이 높아졌다. 정찬형 사외이사는 2005년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를 거쳐 2015년 포스코 기술투자 사장직을 역임했고 현재는 포스코기술투자 고문과 우리금융 사외이사를 역임 중이다.

◇ 우리금융 추가 M&A 밑그림은?…기업 인수 지속할수록 자본건전성 하락 예상

우리금융은 지주사로 전환이 마무리된 이후 본격적으로 비은행 자회사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4월 동양자산운용 73%와 ABL자산지분 100%를 인수하기 위한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한데 이어 이달에는 부동산신탁사인 국제자산신탁를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이와 함께 9월말까지 우리은행보유 우리종금지분과 우리카드지분을 인수완료할 계획이다. 자회사 편입과 기업인수 절차가 마무리된다면 올해안으로 총 10개의 자회사를 보유할 예정이다.

이처럼 기업의 인수·합병과정으로 투입되는 비용이 증가되는 시기에는 자본건전성도 낮아지기 때문에 우리금융은 지속적으로 조건부자본증권(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은 이달 3000억원의 후순위채 발행을 완료했고 올해 6월에는 이사회에서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의결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기업을 인수할 경우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나 총자본비율이 하락하기 때문에 보완할수 있는 자본확충 등을 계획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