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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의 미세먼지와 건강] 숨만 쉬었을 뿐인데 수명 단축… 미세먼지 이쯤 되면 강요 된 흡연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생명이 위태로운 사람의 코에 손가락을 대면서 호흡을 확인하는 장면이 나온다. 숨이 멈춘다는 것은 생의 종결을 의미한다. 심장은 인공심장 등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호흡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내는 일. 가스 교환을 통하여 생물들이 유기물을 분해하고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작용인 호흡은 그 동작만으로 노폐물을 배출하는 기능까지 한다. 공기가 좋은 숲속에서 산림욕을 하며 깊게 숨을 마시고 내쉬는 일은 생각만해도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그러나 미세먼지가 자욱한 도시에서 입을 다문채 겨우 쉬는 호흡은 흡연 부스에서 간접흡연을 한 듯이 갑갑하고 불쾌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 가운데 첫 번째로 '대기오염'을 선정하며, 전 세계에서 매년 대기오염으로 사망하는 인구가 무려 700만명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미국 시카고대 에너지정책정구소(EPIC)는 미세먼지 수치가 기대수명의 미치는 정도를 수치화한 대기질수명지수(AQLI)를 분석한 결과, 세계 인구 평균 기대수명이 1.8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세먼지로 인한 수명 단축은 흡연(1.6년 단축)이나 알코올 및 마약중독(11개월), 위생(7개월), 교통사고(4.5개월)를 이미 넘어섰다.

100세 시대에서 초미세먼지로 인해 기대수명이 1년 단축된다는 것만 보면 큰 수치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미세먼지는 마약중독이나 흡연보다 기대수명 감소치가 높다. 마약과 흡연은 그것을 선택한 이들만 피해를 보지만, 미세먼지는 전 인류가 무방비 상태로 겪어내는 발암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carcinogen Group1)로 분류했다. 1군 발암물질은 발암성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물질(Group 2A)와 달리, 이미 발암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물질로 위험성이 높다. 미세먼지는 머리카락과 피부, 호흡기와 장기를 넘어 우리 몸 세포 곳곳에 스며들 수밖에 없다.

일단 미세먼지가 몸속으로 들어오면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가 먼지를 제거해 우리 몸을 지키도록 작용하고 이때 부작용인 염증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염증 반응(Cytokine)이 만성화 되면 각종 암 발생률이 높아진다. 특히 초미세먼지(PM2.5)는 입자 크기가 작아 폐 속으로 깊이 침투해 폐벽을 자극하고 부식시킬 수 있으며 0.1~1㎛로 작아질수록 폐포 손상을 유발하고 다른 인체기관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높다.

염증은 체내 면역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면역력을 신경 쓰지 않으면 만성 염증은 심해지고, 또 만성 염증은 면역력을 저하 시킨다. 일상에서 염증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음식과 생활습관 등 기본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부족은 백혈구의 활동을 저하시키고, 체온이 1도라도 낮아지면 면역력은 30%도 낮아진다.

특히 오염된 공기는 어린이들의 건강에 위협이 된다. WHO는 5세 미만 어린이 가운데 10명 중 1명은 오염된 공기로 인한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어린이들은 어른보다 호흡 속도가 빨라서 공기 중 오염물질을 더 많이 들이마시게 되고  키가 성인보다 작아 지표면 가까이서 부유하는 오염물질에도 취약하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은 "모든 어린이는 깨끗한 공기 속에서 숨 쉴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하며, 미세먼지 해결책에 대해 전 세계가 대기오염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 나라의 '호흡'을 강조했다.

호흡(呼吸)의 사전적 의미는 숨을 쉰다는 의미와, 함께 일을 하는 사람들과 조화를 이룬다는 뜻이다. 마스크 한 장으로 미세먼지가 수명을 위협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모두가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깨닫고, 건강하게 호흡할 수 있는 권리를 위해 각자의 영역에서 호흡한다면 단축됐던 기대 수명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김민정 김민정한의원 대표원장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9.07.02  08:5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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