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원이 연구를 하고 있다. 출처=삼성바이오에피스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럽에서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으로 맹위를 떨치는 한편 미국 시장에서는 아쉬운 매출을 나타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인의 의료비 지출을 낮추기 위해 의약품 유통 구조를 개선하는 법안을 제출하고, 버니 샌더스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이 강화된 국가의료보험제도 도입을 주장하는 등 오리지널 의약품 보유사를 압박하는 가운데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미국 진출 전략의 관건이 무엇인지 주목된다.

셀트리온 ‘램시마SC’가 이끄는 직판 통할까?

셀트리온은 유럽에서 주력 제품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로 매출과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램시마는 미국에서 ‘인플렉트라’라는 이름으로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가 2016년 12월부터 유통하고 있다.

화이자에 따르면 인플렉트라 매출은 2017년 기준 1억 1800만달러(약 1364억원)에서 지난해 2억 5900만달러(약 2995억원)로 약 119.5%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7000만달러(약 809억원)로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59.1% 늘어났지만 직전 분기 7100만달러(821억원)에 비해서는 소폭 감소했다. 존슨앤드존슨(J&J)에 따르면 인플렉트라의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오리지네이터) 레미케이드 매출은 인플렉트라와 삼성바이오에피스 ‘렌플렉시스’ 등 바이오시밀러 효과 등으로 감소했다. 

레미케이드 매출은 2017년 45억 2500만달러에서 19.0% 감소한 36억 6400만달러를 나타냈다. 레미케이드는 매출이 감소했음에도 시장 점유율은 90% 이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바이오시밀러와 경쟁하기 위해 가격을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크리스 델오르피스 J&J 부회장은 실적 발표 당시 “할인이 늘고 시장 점유율이 소폭 감소해 레미케이드 매출이 줄었다”면서도 “레미케이드는 인플릭시맙 시장의 약 93%를 점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 램시마(인플렉트라)와 레미케이드 미국 매출 추이(단위 백만달러). 출처=각 제약사

셀트리온은 램시마 정맥주사제형(IV)와 피하주사제형(SC)를 통해 약효와 환자 편의성을 둘 다 잡는 ‘듀얼 포뮬레이션’ 전략으로 인플릭시맙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램시마SC는 앞서 류마티스 관절염 등에서 IV제형과 유사한 안전성과 효능을 나타내는 것을 입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램시마IV로 효능을 극대화, SC로 환자 편의성을 높이는 전략으로 개발, 생산, 판매 수직계열화를 구축하면서 직판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유통을 확보해 이익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램시마SC가 출시 돼야 사업에 더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미국에서 제약바이오기업으로부터 공급되는 물량의 약 60%를 도매상이 유통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내 의약품 도매 시장은 맥케슨(Mckesson), 카디널 헬스(Cardinal health), 아메리소스 버겐(Amerisource bergergen) 등 세 곳이 약 95%를 점유하고 있다. 제약바이오기업에서 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직접 유통하는 물량은 생산 물량을 기준으로 약 40% 수준이다. 의약품 유통 부문 이해관계가 복잡한 실정에서 셀트리온의 직판체계가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매의 눈으로 특허 분쟁 지켜본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력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는 미국에서 ‘에티코보’라는 이름으로 판매 허가를 받았다. 이는 암젠이 개발한 오리지네이터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다. 암젠은 지속해서 엔브렐의 특허를 강화해 결국 특허 만료 시기를 2012년 10월에서 2028년 11월로 연장했다.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로는 글로벌 제약사 산도즈가 개발한 ‘에렐지’가 먼저 승인을 획득했지만 특허 소송을 진행하면서 아직 출시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산도즈와 암젠의 소송을 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산도즈가 소송으로 엔브렐 특허를 무너뜨리고 미국 에타너셉트 시장 진입을 시도 중이다”라면서 “에렐지, 에티코보가 시판 허가를 받은 가운데 해당 소송은 업계의 주요 이슈다.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미국 진출 사례가 이와 다소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미국 특허 라이선스 날짜. 출처=제약업계

출시 후 유럽에서 퍼스트무버로 시장 점유율과 매출을 확보하고 있는 ‘임랄디’의 오리지네이터 ‘휴미라’의 미국 특허 만료는 2023년이다. 애브비와 특허 분쟁에 합의한 기업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필두로 암젠, 마일란, 프레제니우스 카비, 산도즈 등이다. 문제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임랄디가 미국에서 2023년 6월 30일에 출시가 가능한 반면 암젠 2023년 1월 31일 시장에 암제비타를 선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바이오시밀러는 가장 먼저 시장에 진입하는 퍼스트 무버 효과가 초반 시장 점유율 확대에 영향을 미친다.

휴미라를 개발한 애브비가 지난해 약 103억달러(약 12조원)을 R&D에 투자하면서 후속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애브비가 개발 중인 차세대 항염증 신약후보물질은 ‘우파다시티닙’이다. 이는 경구제로 글로벌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다. 신약개발 성공 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전문가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럽에서 시작해 미국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면서도 “글로벌 제약사는 바이오시밀러 출시에 대비해 차세대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오리지네이터 저가 전략에도 대응이 필요하지만 자본에 한계가 있어 어려운 상황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