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넷마블의 신작 모바일 게임 BTS 월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전세계 수천만 ‘아미’를 보유한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지식재산권(IP)을 메인으로 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게임은 난이도 있는 조작을 요구하지 않으며 BTS의 스토리를 따라가는 게 주요소다. BTS 팬들에게 특화된 게임인 셈이다. 아미들의 ‘덕력’이 이 게임 흥행의 승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넷마블은 26일 BTS 월드를 전세계 176개국에 14개 언어로 동시 출시했다. 이날 구글플레이에서는 BTS 월드 출시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3만여개의 평점이 달렸다. 대부분 만점인 5점을 줬으며 평균 평점 4.9를 기록하고 있다. 어떤 모바일 대작도 이 정도의 수치를 보이긴 힘들다. BTS 월드의 공식 유튜브 구독자수는 40만을 넘어섰다. 

BTS 월드는 스토리텔링형 육성 게임이다. BTS가 데뷔하기 전인 2012년으로 돌아가 사용자가 직접 BTS의 매니저가 되어 이들을 스타로 만드는 과정을 담았다. 

▲ BTS 컷씬으로 시나리오가 진행되고 있다. 출처=넷마블

BTS 월드의 가장 큰 특징은 실제 BTS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BTS의 노래만 나오거나 BTS를 닮은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 아니다. 실제 멤버들이 직접 이 게임을 위해서 촬영을 진행했다. BTS 월드에서만 볼 수 있는 1만여장의 화보와 100여편의 동영상이 준비됐다. 독점 음원도 있다. 

게임은 크게 스토리, 미션, 영상으로 구성됐다. 스토리에서는 멤버들 컷씬으로 구성된 시나리오를 감상할 수 있다. 대사는 텍스트 위주로 이루어져있지만 포인트마다 실제 멤버의 목소리가 첨부되기도 한다. 미션에선 보유한 멤버 카드를 사용해서 목표 점수를 획득하고 클리어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한다. BTS 멤버들이 직접 연기한 오리지널 영상을 감상할 수도 있다. 

스토리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그룹의 실제 성장 스토리 라인을 볼 수 있는 ‘BTS 스토리’와 멤버별 스토리인 ‘어나더스토리’다. 어나더스토리에선 “만약 방탄소년단이 아니었다면?”이라는 가정하에 스토리가 전개된다.

▲ BTS 스토리 영상. 출처=넷마블
▲ BTS 스토리 영상. 출처=넷마블
▲ BTS 스토리 영상. 출처=넷마블

1대1 교감 콘텐츠도 눈에 띈다. 멤버들과 SNS, SMS, 음성통화, 영상통화를 즐길 수 있다. 스테이지를 진행과 카드 성장 등 방법으로 모바일 교감을 획득할 수 있다. 친밀도에 따라 교감 수준이 달라진다. 

멤버 카드수집도 핵심 콘텐츠다. 다른 수집형 RPG와 비슷하게 특정 카드에 등급이 있는 형태다. 특히 5성 카드는 움직이는 영상 카드다. 카드를 일정 수준으로 모으면 방탄소년단의 특별 화보와 영상을 볼 수 있다. 

▲ BTS 월드의 카드가 보인다. 출처=넷마블

BM은 스토리 전개와 수집…’덕력’ 빛날까

주 수익 모델은 스토리라인을 따라가기 위해 필요한 카드수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스테이지를 진행할 때마다 날개가 소모된다. 시간이 지나면 충전되긴 하지만 빠른 진행을 위해선 유료 보석 아이템이 필요하다. 

남성 아이돌 기반 게임인 만큼 주요 플레이어는 자연스럽게 젊은 여성이다. 통상 게임의 결제율은 남성과 여성을 비교했을 때 남성이 압도적이다. 게임에 결제를 하는 여성 유저들은 많지 않다. 과연 이 게임은 그 공식을 깰 수 있을까?

▲ BTS 스토리 영상. 출처=넷마블
▲ BTS 스토리 영상. 출처=넷마블

아이돌 덕질 문화에서 여성의 소비력은 높다. 예를 들어 아이돌 덕질 문화 중엔 ‘홈마’라는 용어가 있다. 이는 홈페이지 마스터의 줄임말인데 아이돌을 따라다니며 고성능 카메라와 망원렌즈로 고퀄리티의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공유하는 사람을 말한다. 영향력 있는 홈마들은 팬들이 활동비를 지원해주는 경우도 많다. 또한 수십만원대의 개인 소장 사진 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만큼 팬들이 자신들의 ‘최애(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중 가장 좋아하는 멤버)’ 사진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말이다. 그런 점에서 BTS 월드의 이미지 콘텐츠는 강력하게 작용할 수 있다. 

아이돌 팬사인회 문화에서도 소비는 돋보인다. 팬사인회는 통상 음반점과 아이돌그룹 소속사가 함께 개최한다. 사인회 참석 인원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팬들 중 일부만 사인회 티켓을 거머쥔다. 이를 정하는 방법은 음반점에서 해당 그룹의 앨범을 산 사람 중 무작위로 뽑는 식이지만 사실상 음반을 많이 산 사람, 즉 돈을 많이 쓴 소비자가 사인회 티켓에 당첨된다. 게임의 ‘페이 투 윈’ 시스템과 크게 다르지 않다. 팬들은 이를 위해 수십장의 CD를 구매한다.

정확히 얼마를 사면 팬사인회 티켓에 당첨이 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이돌팬들은 경험적으로 이를 수치화한다. 이 금액 또는 CD 장 수를 ‘컷’이라고 부른다. 국내 기준 방탄소년단 팬사인회의 컷은 수백만원대로 추정된다.

만약 게임 콘텐츠를 활용해 이를 팬사인회 등 오프라인 행사로까지 연결시킨다면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지만 이에 대해 넷마블 관계자는 “오프라인 행사 연계는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상의해야 하는 문제이며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넷마블이 빅히트엔터의 지분 25.22%를 가지고 있는 2대 주주라는 점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BTS 월드의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